나는 어느 셈법으로 살고 있는가!
솔향 남상선/수필가
사람의 생활상은 천태만상이다. 어떤 이는 물욕만 강하여 돈밖에 모르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가난 속에서도 베풀고 사는 사람이 있다. 아니, 가슴이 따뜻하게 사는 그런 분이라 허겠다. 부자는 더 잘 살려고 덧셈과 곱셈만으로 사는 세상에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대견스럽기가 나눗셈으로 주변을 따뜻하게 해 주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 칭송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바보는 셈 계산에 어둡다. 하지만 덧셈, 곱셈은 많아지고, 뺄셈 나눗셈은 줄어든다는 걸 알고 있다. 누구의 가르침도 없었건만 본능적으로 가감승제의 성격을 아는 것이 대견스럽다. 그러기에 대다수의 저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덧셈 곱셈에 능숙하며, 공생의 삶을 즐기는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을 뺄셈 나눗셈으로 다스리고 있다. 타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는 삶인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셈법은 상황에 따라 순기능도 역기능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욕심은 뺄셈으로 살아야 하고 베풂의 삶엔 덧셈 곱셈이 작용되어야 한다. 욕심을 덧셈 곱셈으로 살게 되면 잃는 것이 많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나올지도 모른다. 과욕을 부리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 속담에‘처먹을수록 양양거린다.’는 말이 있다. 득롱망촉(得隴望蜀:만족할 수 없는 욕심)하는 마음으로 살다가는 뒤끝이 좋지 못하다. 불행을 자초하는 사람일수록 감탄고토(甘呑苦吐)하는 마음에 덧셈 곱셈의 부채질까지 하여 망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은 궁핍한데도 가슴은 따뜻하게 나눗셈으로 주변을 훈훈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천사의 삶이 따로 없다 하겠다.
가진 것이 많으면 덧셈과 곱셈에 골똘한 것이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녹명(鹿鳴)의 삶에 동조한다면 나눗셈으로, 온혈 가슴으로, 베풀고 살아야 한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부자가 되려고 덧셈 곱셈을 찾는 사람이 많다. 가진 것은 없지만 베풀기를 좋아하여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유한 것은 없지만 마음은 부자로 사는 분들이라 하겠다.
고인이 되셨지만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스님은 세인의 존경을 받고 우러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소유한 것은 없었지만 마음이 부자로 살았기 때문이리라. 많이 알려진 분은 아니지만 한경직 목사님 같은 분이 바로 그런 분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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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직 목사, 그는 한국 대형교회의 원조요 종교계의 거장으로 알려진 분이다. 그런데도 소천하실 때에 두고 간 것은 휠체어 하나, 지팡이 1개, 겨울 모자 한 개뿐이었다. 당신은 춥게 지내도 성도가 그에게 선물한 오리털 점퍼는 시각장애인이 입고 다니게 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살게 한 위인이라 하겠다. 머리 조아려지는 숙연한 인품이 아닐 수 없었다.
김수환 추기경, 그 어른아 살다 가신 흔적은 바로 신부복 1벌과 묵주 하나뿐이었다. 마음 씀씀이가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음은 넉넉하고 여유 있게 사신 어른이라 하겠다.
무소유의 삶으로 청빈하게 살다 가신 법정 스님도 그런 분이셨다. 그러기에 세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분들은 자신의 삶엔 욕심을 뺄셈 나눗셈으로 다스리셨고, 타인한테는 덧셈, 곱셈으로 사신 분들이라 하겠다. 이러한 위인들이 계셨기에 세인들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게 된 것이다.
<재물이 많은 부자는 근심이 한 짐이요, 마음이 부자인 사람은 행복이 한 짐>이라 하더니 그 말이 진리인 것도 같다. 마음을 비우면 욕심이 사라지고 세상만사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욕심을 덜어내어 뺄셈으로 살게 되면 이것이 바로 집착에서 벗어난 안락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이리 볼 때 마음을 비우고 청빈하게 사는 것이 물욕이나 집착에서 벗어난 삶이 되는 것이라 하겠다.
이제서야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참 경지가 조금 보이는 것 같다.
욕심을 뺄셈으로 다스리고 자기 분수를 지키게 되면 그게 바로 안분지족(安分知足)인 것이다. 도덕경애 나오는 노자의 ‘지족상락(知足常樂)’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하겠다.
세인을 위해서는 온혈가슴의 덧셈 곱셈으로 살고,
마음은 비우고 뺄셈 나눗셈으로 살아
안생 소풍 마친 그 흔적이,
휠체어 하나, 지팡이 1개, 겨울 모자 하나!
신부복 1벌, 묵주 한 개!
하지만 위인들의 향기는 천추만대의 가슴에 숨 쉬고 있어라
나는 어느 셈법으로 살고 있는가!
덧셈 뺄셈 나눗셈 곱셈!
음지 양지 구분 없이 셈을 잘하며 살고 있는가?
첫댓글 나누는삶 . 베푸는삶
아무나 할수있는건 아니지요.
그들은 마음이 삭막하지않고 봄바람같은 부드러운 마음결이있는 사람들이지요.
안분지족하며 나누며 사는 삶을 사는게 쉽지 않지요..참신한 발상의 글, 배움을 주는 글 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재물보다 마음을 많이 모으는 부자가 되어야겠네요. 제가 그간 어느 셈법으로 살고 있었는지 자문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