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창원천을 마치고 곧바로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 웅산 아래 청룡사로 향한다.
마음씨 좋았던 택시 기사의 안내로 청룡사 주차장까지 쉽게 올라와 키다리 편백나무가 지천으로 자라는 희미한 등로 따라
쉽게 능선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걷는 내내 행복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청룡사 입구 주차장에서 희미한 길을 찾아 오르면 마치 하늘을 향해 "나 좀 보라며" 서있는 편백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곰돌이산인 웅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 가장 빠른 곳이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그런 만큼 경사도가 있는 편이다.
편백나무 숲을 감상하며 잠시 오르면 되니 경사도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다
653미터의 시루봉
신라시대 때 전국 명산대천(名山大川)에 제(祭)를 지내며 국운(國運)을 빌던 산중의 하나로써
진해의 진산으로 알려진 산
창조의 신(神)이라 불리는 마고(마麻姑) 할미가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 젖을 물리는 형국이라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가슴을 닮아있다.
곰돌이 산으로 가자
진해만이 자리하고
멀리 마창진 종주 코스의 마산 구산면의 봉화산 자락이 길게 이어지고
봄날 진달래가 들녘마다 산봉우리마다 곱게 필 때면 전국 최고의 종주코스인데
훗날 다시 한번 가볼 수 있을지 ...지금은 그저 꿈처럼 느껴진다.
진해와 창원을 가르는 장복산 줄기가 길게 이어지고
산에서 산을 보니
5월에 꿈틀대며 이어지는 한국의 산하 중 가장 가보고 싶은 곳에 두 발을 붙여볼 수 있을지
산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물을 찾아가고
물은 더 낮은 곳으로 어미(海)를 찾아 떠나고
결국은 나이가 들기전에 어딘가로 또 떠나야 그 길이 끝날 것 같다.
지나온 길
전망 좋은곳에 잠시 배낭 벗어두고
이 길을 지나는이 모두가 그분을 그리워하실 텐데
시루바위님이 생전에 즐겨 찾으시던 저곳을 보며 두 번 절하고 일어선다.
눈 감으면 어느 모퉁이에서 웃으며 나타나실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고ㅠㅠ
불모산(佛母山)
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 왕의 비(妃)인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이 자식 아홉을 낳았고
첫째 장남은 김수로 왕의 뒤를 잇고
둘째 아들은 어머니의 성(姓 성씨라는 글자앞에 女자가 있는 이유는 모계사회 시절)을 이었고
나머지 일곱 아들은 외삼촌 장유화상 따라 모두 산으로 들어가 스님이 되었는데 그 산이 바로 불모산이라는 전설을 간직한 산이다.
일곱 형제분들 이후에 행적은 가야산, 화왕산, 와룡산을 거쳐 지리산 화개재 아래 칠불사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칠불사는 김수로왕의 일곱 아들을 기리기 위해 일곱 부처를 모신곳인데
안 가보신 분 들은 지리산에 가시면 찾아보시면 참고가 될것 같다
웅산(熊山)
조망으로 따진다면 국내 어느 지역의 명산들과 견주어도 능히 견줄만한 산으로 이름만으로도 예사롭지 않다
웅자(熊字)가 들어가는 지명이 많지 않지만
깊은 동굴에서 백일 간 쑥, 마늘을 먹은 곰의 끈질긴 인내에 결국 사람이 된 끈기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대단한 민족이고
고구려 해모수의 탄생설화가 깃든 웅신산(압록강 인근에 있다는데 가보지 못해서)
이들 탄생에 관한 산들은 모두 천산(千山)이라 부르며 태양의 기운이 서린 백산(白山)이라고도 부르고...
지리산에 살던 곰이 떨어져 죽었다는 웅석봉
공주의 옛 이름인 웅진과 백두대간의 곰넘이재가 있고
이곳의 웅산의 유래는 어떻한지 계곡아래 "불모산 성주사"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인증 담고
불모산을 배경으로 한 장 담고
이제부터 창원천을 거느린 남천길 따라가본다
지나간 경로
웅산에서 북쪽 방향으로 무작정 내려가면 남천 발원지가 나온다.
그렇다고 나 보란듯 푯말이 붙어있는 건 아니고
경사가 다소 있지만 굴러본들 저 아래 어딘가에 처박힐 뿐이고
웅산 정상에서 50미터 정도 내려오면 바위틈에서 맑은 물이 나오는데
수량은 많지 않아 물보충 하는데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며 물을 찾으니
정상에서 5분 정도 거리의 바위틈에서 물을 찾았는데 이 정도면 수량도 되고
1리터 정도 받는데 2-3분 정도 걸리는데 남천 발원지라 해도 될 것 같다.
이후에는 계곡으로 물이 없어지고 마른 계곡과 함께 덩굴이 길게 이어진다.
여름이라면 ...
멀리 산들이 낮아져 있고 이제 어느 정도 내려온듯하다.
아직 이렇다 할 물은 보이지 않고
이제 물이 보이는군요
계곡을 거의 다 내려갈 때까지 몰랐는데 이곳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고
그러다 보니 등산로도 안 보이고 쓰레기도 전혀 없다
좌측은 웅산에서 흘러온 물이고 우측은 불모산에서 흘러온 물이 서로 만나는 곳
두물이 만나기까지 100m 정도 차이간 난다
금골에 처음 나타나는 폭포인데 물은 맑은 듯 하나
선뜻 입에 넣기가 그렇고
계곡으로 뭔 돌이 이렇게 많은지
돌 천지다
두 번째 폭포
멀리 웅산이 보이고
이쯤에서 앞으로 철조망 휀스가 보이고 6각 정자가 보여 올라가니 휀스 문이 열려있어 쉽게 빠져나간다.
마침 정자에 앉아 쉬고 계시던 가족분들께서 무장 공비를 만난 듯 깜짝 놀라셨고
성주사 차(茶)나무가 등산로에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고
황톳길을 조성하고 계시는 인부들을 만난다.
창원 성주사
통일 신라시대 때 낭혜화상 무염이 불모산 아래에 창건한 사찰인데
성주사는 본래 충남 보령시의 우리나라 9 산 선문의 하나며 사산비명이 있는 절인데
낭혜화상(무염)은 보령의 성주산문 성주사에서 40년 동안 지내면서 위로는 왕실 아래로는 인근 백성들의 존경을 받은 인물로서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최치운 선생이 무염의 생애를 기록한 대낭혜화탑 비문을 짓게 하였는데 이곳 창원에도 무염이 창건한 성주사란 절이 있다.
참고로 최치원이 쓴 사산비명(四山碑名)으로 보령의 성주사지에 대낭혜화탑,경주 대승복사지,희양산 봉암사 지증대사비,
쌍계사 진감선사탑이 있다.
혹시나 해서 보령의 성주사와 연관이 있나 싶어 스님께 여쭈어 보니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냐면서 되 물으신다.
불교에 관심이 많아 9 산선문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답하고 궁금한 것 몇 가지 알아보고 일어선다.
참고로 이곳 성주사는 가야시대 때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후의 사촌 오빠인 장유화상이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성주사는 멀리 충남 보령시 성주면의 옛 백제시대 오합사라는 절로 삼국시대 때 전사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호국 사찰이었으나 백제가 망한 후 폐찰되었다가 통일신라시대 때 당나라에서 선종을 공부하고 돌아온 무염대사가
옛 오합사를 다시 일으켜 성주사라 이름을 바꾼 절이다.
통일 신라시대 때 9 산선문(九山禪門 선종은 인간의 본성이 있다고 믿고 수행하는 것 )으로는 해주의 수미산문 광조사,
강릉의 사굴 산문 굴산사 ,영월 사자산문 법흥사, 문경 희양산문 봉암사, 보령 성주산문 성주사, 남원 실상산문 실상사,
곡성 동리산문 태안사, 장흥 가지산문 보림사, 창원 봉림산문 봉림사가 있고 이 중에서 승려 도의가 가지산문(장흥 )에서
시작했으나 성주산문(보령시)이 가장 규모가 커 많은 제자를 배출한 곳이다.
성주사 대웅전
성주사를 웅신사(熊神寺) 즉 곰절이라고도 하는데
통일신라시대 때 진경대사 심희(9 산선문의 하나인 봉림사지에 진경대사비가 있음)가 지금의 절터 위 400미터 지점에 절을
지으려 목재를 옮겨 놓았으나 곰이 하룻밤 사이에 지금의 위치에 목재를 다시 옮겨 놓아 곰의 뜻인지 부처님의 뜻인지
어쨋던 부처님의 뜻으로 알고 지금의 자리에 절을 지었다고... 숱한 전설이 많은 성주사다
산 위에 웅산(熊山)은 이곳 절에서 비롯된 이름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곰이 많았던 건 사실인데
그 곰들이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 외 성주사에는 돌로 된 돼지상, 해태상, 그리고 연못이 있는데 각각 상징하는 건 뭔지
모르겠으나 물을 의미하는 건 아닌지... 화기(火氣)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부처님께 삼배하고 나와
성주사 부처님 진신사리탑 스리랑카에서 물 건너온 부처님 사리 2과가 모셔져 있는데
부처님 진신사리는 신라시대때 자장율사께서 가지고 오신 5대 적멸보궁의 사리를 최고로 알아주죠
읽어 보시고
코끼리와 곰이 있는데
인도의 왕비가 부처님을 낳기전에 흰 코끼리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하죠
흰 코끼리는 곧 부처를 상징하고 곰은 이곳 성주사의 전설 속에 있고
부처의 탄생과 이곳 절의 상징으로 코끼리와 곰을 만들었나 봅니다.
지루한 절 이야기는 그만하고 물 따라가봅니다.
성주사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진해 저수지위에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 학살 희생을 알리는 매장지 안내판이 나오는데
한여름이라면 나무잎에 가려져 찾을 수 없을것 같다.
잠시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진해 저수지가 나오고
맑은 상수원으로 진해 분들이 드시나 봅니다.
갈수기 때 수량이 적으면 결국 낙동강 물을 드실 텐데...
어쨌든 맑은 물 드시는 진해분들 부럽습니다.
대구는 언제나 낙동강 물을 먹습니다.
물은 창원시 성산구 공장 지대를 지나며
전국 3840개의 하천 중 하나인 남천천
물의 도시 진주시 잔치집에 가셨다가 오신 전국구님을 만나서 같이 이동하며
국가 산업단지 깊숙히 들어와
하천 안으로 수양버들이 자라고 있고
회사 앞으로 쓰레기가 많이 보이는데
곳곳에 플라스틱 병이고 음식물 쓰레기다
참고로 전세계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은 1초에 2만 개 정도인데
지금 줍지 않으면 언젠가는 모두 바다로 흘러든다.
쓰레기는 차고 넘치게 있고
가끔 버린 옷도 보이는데
우리가 입고 세탁하는 옷
1kg 세탁시 배출되는 미세 플라스틱은
아크릴, 폴리, 면 혼합소재 합치면 1백3십만 개 정도란다.
언젠가는 모두 우리 입으로 들어올 것 들이다
매일 마시는 종이컵에도 미세먼지가 5만개 있다고 하니 커피 마실때 물로 한번 행구고 마시기 권합니다.
신안마을을 지나며
대암산에서 흘러온 남산천이 남천에 합류하는 지점에서
멀리 대암산이 지척인데
산정에서 보는 것보다 규모가 크지 않게 느껴진다.
산은 흐르면서 혼자 가려 하지만
강은 흐르면서 혼자 가지 않는다
두물이 만나면서 좀 더 큰 세력으로 바뀌었고
불모산과 발원지 따라 내려온 곰돌이 산이 보이고
과거 창원 국가산업단지를 지나는 오염하천이었으나
기업 내 하수 처리장 운영 및 최종 방류수의 덕동 하수 종말 처리장으로 보내 수질이 많이 깨끗해졌다.
창원시 지부장님이신 김정선 지부장님이 찾아오셨고 이제 전국구님과 김정선 지부장님 세 명이 함께 걷는다.
창원 국가 산업단지를 흘러 흘러 내려왔으나 물은 그런대로 맑은 모습이고
오전에 지났던 창원의 비음산에서 흘러온 창원천과 오후에 진해 웅산에서 내려온 남천이 만나는 지점인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물이 빠져나가고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다.
물이 많이 빠져나간 모습이고
창원시 성산구와 마산시를 잇는 봉암교에서 마무리하며
하루동안 도와주셨던 두 분 전임지부장님들
하천길을 마치고 김정선 지부장님 집인근 횟집으로 이동해서 멋진 야제 전임지부장님도 만나고
철옹성 고문님께서 초대하셨지만 갈길이 멀어 찾아뵙지 못했습니다.다음에 가면 꼭 찾아뵙겠습니다.
도움주신 창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날은 부산 금정산에서 시작하는 온천천을 다녀왔는데
물속 풍경은 그야 말로..
첫댓글 방장님 볼 품 없는 울 동네를 찾아주시어 걸음 걸음하고 아름다운 흔적 남겨 주시어 감사합니당^^
갑진년에도 이짝 저짝 뽀대나게 멋진 걸음 걸음 하시길요~
저기서 형님이 왜나오십니까?..ㅎㅎ 잘지내시죠
이제는 얼굴이 형님 삭아서 영감님 다되었네요...ㅎㅎ 너무 고생을 하셔셔 그런듯 피부관리좀하십시요..
쓰레기는 전국 어디든 문제입니다
또 조용히 하나의 강길을 걸으셨네요.
불모산에 대한 인식이 강해서 웅산 북쪽으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그 아래에 남천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네요.
깨끗한 물과 피어나는 봄의 향기속에서
여유로운 발걸음이 한결 돋보입니다.
온천천은 좀 그럴듯한게 없을텐데....ㅎ
창원의 2개 하천 창원천과 남천을 하루에 걸어내시고^^
이제는 비교적 짧은 하천들만 남아서 발길은 더 분주해지신듯 합니다.
등로 오르는 편백나무 숲의 좋은 기운의 산을 시작으로
금관가야 김수로왕과 허왕옥 그리고 아들들의 전설이며
방장님은 어찌 이런 것들을 속속들이 잘 아시는지.. 대단~
전에는 절에 대해 별로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이제는 산에 다니며
절에 대해서도 조금씩 들여다 보는 듯
그래서 좋습니다. 다~ 방장님 덕분이지요.
창원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하심~
후기로 흐뭇하게 함께해 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방장님, 전국구 전 지부장님, 김정선 지부장님, 야제 전 지부장님 모두모두^^ 늘 행복하세용.
창원 전,현 지부장님들 반갑네요 ㅎㅎ
올해는 마창진이 없어 조금 허전한 기분이드네요.
시루봉, 불모산, 웅산 등 잘보았습니다.
온천천 기대해 보겠습니다^^
근무 중이라 못뵈어 죄송.
창원시내는 하천거리도 짧고 오래된 가옥이나 농장이 없어 비교적 오수,우수,폐수등
하수처리가 나은편이죠.
마산만 준설후에는 앞바다 수질도 좋아지고
했는데 오염 않되도록 시민들도 생활 습관화
시켜야지요. 수고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