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에는 더 이상 시인이 살지 않는다. 음유 시인은 세상과 싸웠고 스스로 졌다.... 라고 자평하며 세상을 등졌다.
마음 맑은 시인들은 밤마다 촛불을 켜고 아직도 비상식과 싸우고 있지만... 상처받은 시인은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의 추종자들은 그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그가 세상에 다시 나올 때까지 변치않는 사랑으로 인내하고 있었다.
그는 음반 사전심의라는 말도 안되는 문화 미개인들과 싸워 이겼고, 우리의 소원을 통일을 북장단에 맞춰 장렬하게 불렀다.
이전 대통령이 작사작곡한(했는지 확실치도 않은) 나의조국, 시장에가면 등의 건전가요를 마지막트랙에 싣지 않은 음반을
한국 최초로....... 만들었다. 전유성의 말대로 문화게릴라였고, 1인 독립군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승리했다는 것이다.
그에 고향에 미군부대가,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라는 참여정부 시절 들어오게 되었다. 어느 날인가 그가 포크레인 삽날 아래
참으로 무참하게 위협 당하고 상처 입은 채 경찰에 구금되어 있다는 아련한 기사가 생각 난다.
그런 마음으로 어떻게 다시 그는 노래를 만들고 부를 수 있을까... 미안하고 걱정되어
나는 술만 마시면 그의 92년 장마 종로에서만 흥얼거렸다.
"다시는 다시는 시청광장에서 군중을 기다리지 말자.. 기자들을 기다리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다시 첫차를 기다렸고.....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그가 출사했다. 과연?
서울까지는 멀고.. 차비는 비쌌다. 공연 입장료보다 거마비가 ,
배꼽이 더 큰 여행을 안해와 함께 준비했다. 창덕궁 구경을 슬쩍 끼워넣은 것은 순전히 아픈 배를 달래기 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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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목록에, 세상에? 시인의 마을이 들어 있다. 날 것으로 첨일 뿐 아니라 근래 이노래를 정태춘님이 부른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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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인정전 앞 바닥에 쇠 고리는 고관대작들을 위한 천막을 고정하기 위한 장치라고 경옥이 말한다. 그들은 그 그늘에서
나라를 말아먹었다. 조선조 500년동안 백성의 고생을 덜기 위한 발명과 개량은 거의 없었다.
그들의 음풍농월에 노동과 기술은숨을 쉴 수 없었다. 이 거대한 돌들을 보라. 기실 조선은 벽돌 한 장 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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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를 막론하고 위엄은 하늘을 향한다. 내부를 보면 아름답고 장엄하지만 실용적이지는 않다.
쓸모는 전혀 없는 오로지 위엄만을 위한 2층이다.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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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알매, 홍두께 흙은 우리 한옥에만 남았다... 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다. 머리가 무거워 항상 불안한 구조를 왜 고집했을까?
하기야 주자학의 글자하나 해석에도 교조적이지 않으면 사문난적으로 몰아 매장하던 사회였는데.... 개량이 될 수 없는 사회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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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버티지 못한 한계, 개량의 맹아가 보인다. 처마홈통과 근대식 부엌이 창덕궁에서 시작된다. 쇄국의 아버지 대원군의 아들,
외세와 결탁하다 결국 비참한 삶을 마감한 고종과 명성황후가 살던 곳에서 너무 늦은 개량이 시작되었다. 그들만을 위한 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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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대와 수도를 넣고 문짝도 여닫이로 만들어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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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국적도 없는 모호한 시가지 한구석에 이런 건물로 남은 우리의 건축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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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고픈 구경은 고통이 분명할 터, 북촌 칠천원짜리 모듬만두 한접시, 정태춘 선생 아파트 베란다에서 낙화한 동백한그루 값
허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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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상상아트홀에 시간맞춰 도착..... 코리아 타바코 & 진생 회사는 니코틴과 해독제를 동시에 판다. 이제 공연장도 팔고.
여기가 그 유명한 강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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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이 있다. 어렵게 온 관객은 하나라도 빼놓지 않고 다 해야 한다. 본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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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선생은 글씨 쓰기에 심취해있다. 그의 글은 그가 항상 좋아하는 벼린 낫을 닮았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공연이 끝날 때마다 선생은 글을 써서 관객 중 한사람을 뽑아 음반과 함께 선물을 했다.
이 날은 가장 멀리서 왔으며 특별한 날인 사람에게 준다고 탁현민 기획감독이 말을 하자 말자
욕심가득한 목소리로 "저요"하고 손을 들었지만........ 부산은 택도 아니었다. 해남에서 온 결혼기념일인 부부가 당첨..
맨 뒷자리에서 소리치던 내 손이 부끄러웠다. ^^
그래도 천만다행... 사인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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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먼 길 다녀가셨네요. 글과 사진 잘 읽었습니다. "시인의마을" 공연때 간혹 불러주시곤한답니다
토요일 공연 보셨네요..카페 식구들이 많이 참석한 날이라 분위기도 더 좋았을텐데..전 마지막날 공연 봤어요..ㅠㅠ 잘 읽었습니다.
해남, 부산.. 사천에서 올라간 저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저도 씨디에 싸인 받고 싶은데 도저히 태춘,은옥님 앞에 설 용기가 없어요ㅠ 상상만해도 얼굴 빨개지고~;; 제가 생각해도 어디 모자란게 아닌가 싶습니다ㅠ
토요일 같은 자리에 계셨네요... 함께하셨으면 좋았을 걸...
우리 벗님같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두분은 외롭지 않습니다.....그리고 우리도 행복 합니다.
먼길 다녀 가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먼 길 마다않고 다녀오신 열정에 부러움을 실어 찬사를 보내는 바입니다...매끄럽고 자세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풍타님 후기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 자주 부탁드릴께요*^^*
풍타님, 글과 사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