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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찰이나 절터에서 납으로 만들어진 야구공 크기의 구슬이 잇따라 출토된다고 법보신문이 보도(2012년 4월23일자)한 가운데 납구슬에 대한 첫 과학적인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소진·황진주·이은우(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정연중(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임석규(불교문화재연구소) 등 6명의 연구자는 (사)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가 11월3일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개최한 추계 국제학술대회에서 출토 납구슬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납구슬의 제작방법 및 원산지를 규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군위 인각사지에서 출토된 납구슬 1점과 포천 선적사지에서 출토된 납구슬 1점의 일부를 채취해 미세조직 및 성분분석을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납의 비율이 인각사지 납구슬 99.6%, 선적사지 납구슬 99.6%로 순납에 가까운 원료를 이용해 제작했으며, 주조는 반구형의 주형을 붙여 만든 구형을 이용해 실시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군위 인각사지 및 포천 선적사지 출토 납구슬의 미세조직 및 성분 분석 결과 주조방법, 성분, 크기, 무게 등 상당 부분이 유사함에 따라 일단 같은 지역에서 같은 주조방법으로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납동위원소비를 통한 산지 분석결과 납 구슬의 주조 시 사용된 원료는 북중국과 한반도 북부지역이나 경기육괴 내의 광산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납 구슬의 제작 방법 및 원산지를 추정했으나 납의 혼합 및 재사용에 대한 문제가 있어 이는 더 연구돼야 한다”며 “과학적 분석뿐만 아니라 문헌사학적, 민속학적 연구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현재 발견된 납구슬은 30여점으로 경기도·강원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 등 전국 각지의 불교 유적지에서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들 납구슬은 지름 6.5cm, 무게 1.7kg으로 엇비슷하며, 발견 지점도 탑 주변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한편 본지 보도 이후에도 강원도 홍천 희망리 삼층석탑(보물 79호)과 괘석리 사사자사층석탑(보물 제540호) 주변에서도 각각 1점씩의 납구슬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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