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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청소부 꼼지락!
글 김동석
그림 이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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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집을 짓고 사는 쇠똥구리와 들쥐 또리는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집을 청소할 시간도 없고 또 청소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 같았다.
고양이 꼼지락은 쇠똥구리 집과 들쥐 또리 집에 놀러 갈 때마다 더러운 굴뚝을 통해 들어갔다.
"제발!
굴뚝청소 좀 하고 살아!"
새벽부터 쇠똥구리 집에 놀러 온 꼼지락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쇠똥구리를 향해 소리쳤다.
"굴뚝청소는 해서 뭐해!
또 불을 피우면 더러워질 텐데."
쇠똥구리는 들판에 나가 똥을 찾아 가져오는 일도 바쁜데 집안 청소나 굴뚝 청소를 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봐봐!
이거 보라고!"
꼼지락은 새까맣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까만 고양이!
그것도 괜찮은데!"
쇠똥구리는 고양이 털이 더러워진 것에 관심 없었다.
"들판에서 최고 신사가 이렇게 다니면 안 되지!
오늘부터라도 굴뚝 청소를 하면 좋겠어."
쇠똥구리에게 말하더니 꼼지락은 굴뚝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더러우면 직접 청소할 것이지
새벽부터 와서 잔소리하고 난리야!"
쇠똥구리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을 감았다.
..
"이봐!
해가 중천에 떴다고 빨리 일어나!
햇살을 팔러 가야지!"
들쥐 또리 집에 도착해 굴뚝으로 들어온 꼼지락은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또리를 깨웠다.
"오늘은 햇살 안 팔아!"
하고 대답한 또리는 이불을 당기더니 얼굴을 가렸다.
"이봐!
밖에 햇살을 사려고 손님들이 줄 서 있다고!"
꼼지락은 가끔 거짓말을 해 또리를 깨웠다.
"안 팔아!
그러니까 모두 돌아가라고 해!
그리고 말 시키지 말라고!"
또리는 어젯밤 늦게까지 꽃을 팔다 들어왔다.
하루 종일 비를 맞고 다니면서 꽃을 판 또리는 몸살이 난 것 같았다.
"어디 아픈 거야?"
꼼지락은 침대 가까이 오더니 이불을 당기며 물었다.
"안 아파!
그러니까 좀 가줄래!"
"얼굴이 부었는데!
어디 아프면 말해.
내가 의사를 데리고 올 게!"
꼼지락은 정말 의사를 데려올 생각이었다.
들판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물건을 파는 또리가 아프면 큰 일이었다.
"말해 봐!
어디가 아픈 거야?"
꼼지락은 집요하게 물었다.
"안 아프다니까!
제발 나가주면 좋겠어.
잠 좀 실컷 자게!"
또리는 정말 좀 더 잠자고 싶었다.
"해가 중천에 떴는데 그만 자라고!
그리고 제발 굴뚝 청소 좀 하고 살아!"
"누가 굴뚝으로 들어오라고 했어!
커다란 문을 놔두고 왜 굴뚝으로 들어오는 거야?"
"히히히!
크리스마스에 산타가 들어올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굴뚝으로 들어왔어!"
"그런 걱정 마!
산타는 굴뚝으로 안 들어오니까!
요즘 누가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준다고 믿어!"
"무슨 소리야!
작년에도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와 선물을 주고 갔는 데!"
"거짓말!
어른이 될수록 거짓말만 늘어가는 군!"
"이봐!
너처럼 거짓말하면서 햇살을 팔지 않거든!"
꼼지락은 또리가 햇살 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화났다.
"참말이든!
거짓말이든!
내가 알아서 살아갈 테니까 걱정 마!"
또리는 새벽부터 와 잔소리하는 꼼지락이 귀찮았다.
"히히히!
이제 잠도 안 오지!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 밖에 나가보라고!"
꼼지락은 웃으면서 또리에게 말했다.
"정말!
싫다니까!
오늘은 집에서 좀 쉬고 싶다고!"
또리는 며칠 동안 들판을 돌아다니며 무더위에 힘들었다.
햇살, 꽃, 꿀벌을 팔면서 너무 힘들었는지 오늘은 집에서 쉬고 싶었다.
"널 기다리는 동물들은 어떡하고!
잔소리 말고 빨리 일어나 오늘 뭘 팔러 갈 건지 내게 설명해 봐!"
"제발!
할 일 없으면 굴뚝 청소나 좀 해!
방을 새까맣게 도배하지 말고!"
꼼지락이 움직일 때마다 털에 묻은 새까만 재가 바닥에 떨어졌다.
"히히히!
안 일어나면 더 많이 더럽힌다!"
하더니 꼼지락은 방바닥에 누워 뒹굴 준비를 했다.
"알았어!
일어난다고!"
또리는 새까맣게 더러워진 방을 청소하기는 싫었다.
"그렇지!
어서 일어나라고!"
꼼지락은 또리가 이불 사이로 얼굴을 내밀자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못 살겠다!
이사를 가던 지 아니면 널 감옥에 가두던지 해야 지!"
또리는 옷을 주섬주섬 입으면서 말했다.
"내가 감옥에 가면 심심할 거야!
잡아먹지 않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고!"
꼼지락은 배고플 때마다 또리를 잡아먹고 싶을 때가 있었다.
"날!
잡아먹는다고!"
"그래!
배고프면 넌 바로 고양이 밥이 되는 거야!"
꼼지락은 몸을 크게 부플 리며 또리에게 말했다.
"난 말이야!
누구든지 잡아먹는 동물과 함께 죽을 거야!
내 몸에는 항상 쥐약이 있다는 걸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뭐!
쥐약!
그게 뭔데?"
"쥐약은 바로 죽음에 이르는 독약이라고!"
"그런 독약은 들쥐에게나 통하지 고양이에게는 안 통해!"
"그럼!
쥐약 한 스푼 먹어볼래?"
"아니!
누가 먹어본다고 했어!"
꼼지락은 손을 흔들며 싫다고 했다.
"조심해!
밥에다 이 독약을 넣어줄 수도 있으니까!"
하고 말한 또리는 창문 커튼을 올렸다.
..
"저 녀석이 쥐약을 가지고 다닌다니 믿을 수 없어!"
꼼지락은 또리 집 굴뚝을 통해 나오면서 걱정이 생겼다.
앞으로 또리를 괴롭히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독약!
여러분을 괴롭히는 동물을 죽일 수 있는 독약을 팝니다.
독약 한 스푼에 천 원!"
어젯밤 꿈속에서 꼼지락은 또리가 독약 파는 것을 봤다.
"독약!
한 스푼이면 여러분을 괴롭히는 동물을 죽일 수 있는 독약!
한 스푼에 천 원!"
아침밥을 준비하는데 어젯밤 꿈속에서 만난 또리 목소리가 처렁처렁했다.
"독약을 빼앗아야지!
저 녀석이 어디에 독약을 숨겨뒀을까!"
꼼지락은 또리가 독약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믿었다.
"쇠똥구리야!
또리가 독약 가지고 있는 거 알아?"
들판에서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보고 꼼지락이 물었다.
"독약!
그건 내가 준 거야!"
"뭐라고!
독약을 주었다고?"
"그래!"
"어떤 독약인데?"
"그건!
스컹크 방귀야!"
"스컹크 방귀?"
"그래!
스컹크 방귀를 맡는 순간 모두 쓰러지지!"
하고 말한 쇠똥구리가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어때!
스컹크 방귀 한 방 줄까?"
하고 쇠똥구리가 꼼지락에게 물었다.
"아니!
아니!
난 독약이 필요 없어!"
하고 말한 꼼지락은 들판을 향해 달렸다.
독약을 가진 쇠똥구리로부터 멀리 떨어지고 싶었다.
"무서워하긴!
내가 맡아보니까 향기만 좋더구먼!"
쇠똥구리는 가끔 더운 날 힘들 때마다 스컹크 방귀를 꺼내 냄새를 맡곤 했다.
또리도 쇠똥구리 이야기를 듣고 스컹크 방귀를 가지고 다니면서 힘들 때마다 냄새를 맡곤 했다.
"이상한 녀석들이야!
스컹크 방귀를 가지고 다니다니!"
꼼지락은 새끼 고양이 일 때 엄마가 스컹크 방귀 냄새를 맡고 쓰러진 것을 본 적이 있었다.
..
"꼼지락!
한 가한 시간에 굴뚝 청소하면 어때?"
또리가 들판에서 뒹구는 꼼지락에게 물었다.
"굴뚝 청소!
그거 해주면 뭐해줄 건데?"
"뭐해주긴!
굴뚝으로 다니게 해 준 것만도 고마워해야지!"
"그건 맞아!
난 굴뚝으로 들어가는 게 제일 좋아!"
"좋은 이유가 뭐야?"
"굴뚝을 타고 들어갈 때마다 내가 산타할아버지가 된 기분이야!"
"그럴 수도 있겠다!"
또리는 꼼지락이 굴뚝을 타고 들어오는 게 이상했다.
그런데 꼼지락이 굴뚝을 타고 들어오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
내일부터는 선물 보따리도 하나 들고 다녀!"
"그럴까!
선물 보따리에 선물도 가득 담아서 다니면 좋겠지!"
"당연하지!
동물들에게 산타처럼 선물을 하나하나 줘 봐!"
또리 말처럼 꼼지락은 선물을 만나는 동물마다 주면 좋겠다 생각했다.
"또리야!
동물들이 어떤 선물을 좋아할까?"
"동물마다 다르겠지!"
"그럼!
산토끼는 뭘 받고 싶을까?"
"산토끼!
아마도 권총이나 사냥총을 한 자루 받고 싶을 거야!"
"하필이면 총을!"
"사람들이 총을 들고 숲에 와서 산토끼를 쏴 죽이잖아!
그러니까 산토끼들도 총이 필요할 거야!"
"그럼!
사람이 죽을 수도 있잖아!"
"그렇지!
사람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숲에 와서 산토끼를 총으로 쏴 죽이지 않겠지!"
"그렇구나!
그럼 쇠똥구리는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을까?"
"그거야!
지금도 쇠똥구리는 허수아비 똥을 선물로 받고 싶을 거야!"
"히히히!
허수아비 똥을 받고 싶다고!"
"그래!"
"바보 아니야!
꽃도 아니고 똥을 선물 받고 싶다고!"
"그렇다니까!"
"히히히!
내일 쇠똥구리에게 가서 물어봐야지!"
꼼지락은 또리 이야기를 듣고 온 뒤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말!
똥을 선물 받고 싶을까?"
창문으로 비추는 달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며 꼼지락은 쇠똥구리가 똥을 선물 받는 순간을 생각했다.
..
"쇠또우구리(쇠똥구리)!
내가 선물 줄 건데 받고 싶은 게 뭐야?"
새벽같이 쇠똥구리 집 굴뚝을 타고 들어간 꼼지락이 잠자고 있는 쇠똥구리에게 물었다.
"이봐!
쇠똥 우구리(쇠똥구리)!
받고 싶은 선물이 뭐냐고!"
"선물!"
"응!"
"굴뚝 청소부!"
"굴뚝 청소부?
아니 받고 싶은 선물 말이야!"
"그러니까!
굴뚝 청소부 받고 싶어!"
"뭐야!
허수아비 똥을 받고 싶다고 하던 데!"
"누가?"
"또리가 그랬어!"
"그때는 오래전 일이야!
지금은 새까맣게 더러워진 굴뚝 청소를 해줄 청소부가 필요해!"
"그렇구나!"
꼼지락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허수아비 똥을 어떻게 구해줄까 생각만 했지 굴뚝 청소부를 구해줄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
..
"또리야!
넌 어떤 선물 받고 싶어?"
또리 집 굴뚝을 타고 들어온 꼼지락이 물었다.
"나!
나는 굴뚝 청소부!
새까맣게 더러워진 굴뚝 청소부를 선물해 주면 좋겠어!"
하고 말한 또리는 이불을 당기더니 얼굴을 가리고 새벽잠을 청했다.
"이상하지!
둘 다 굴뚝 청소부가 필요하다니!"
꼼지락은 쇠똥구리와 또리가 갖고 싶어 하는 선물이 굴뚝 청소부라는 데 놀랐다.
"청소부!
내가 굴뚝 청소부가 될까!"
꼼지락은 청소부로 취직하면 맘대로 언제든지 쇠똥구리 집과 또리 집을 드나들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았다.
"혹시!
내가 굴뚝 청소부라면 둘 다 좋아할까?
아니! 아니지!
내가 굴뚝 청소부가 되면 고양이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
꼼지락은 고양이 체면을 생각하며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꼼지락!
들판을 청소할 청소부가 필요한 데!
소개해줄 수 있어?"
멍청하게 앉아있는 꼼지락에게 베짱이 한 마리가 물었다.
"들판 청소부!"
"그래!
들판이 너무 더러워졌잖아!"
베짱이는 앉아 노래 부르며 놀던 바위에 새똥이 묻어서 짜증 났다.
"모두 청소부만 찾잖아!"
"또 누가!"
"쇠똥구리, 또리도 청소부가 필요하다고 했어!"
"그 녀석들은 왜?"
"자기 집 굴뚝 청소를 해달라고 했어!"
"굴뚝!
그 더러운 곳을 청소는 왜 하려고!"
집도 없는 베짱이는 굴뚝 청소를 한다는 말이 신기했다.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지고 올 때 어렵지 않게 하려고 하는 거지!"
"산타가 굴뚝 있는 집만 와서 선물 주고 가면 나는 어떡하고!"
"집을 사던지 아니면 한 채 지어야지!"
꼼지락은 집도 없이 살아가는 베짱이가 가끔 걱정되었다.
"들판이 몽땅 내 집인데 무슨 집을 지으라고!
산타에게 집이 없는 베짱이도 찾아가서 선물 주라고 이야기나 잘해!"
"알았어!
내가 산타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나면 이야기해줄게!"
"고마워!"
베짱이는 대답은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작은 통증이 느껴졌다.
..
"이봐!
굴뚝 청소부 맞지?"
꼼지락이 막 뚜리 집 굴뚝에서 나오는 데 사마귀가 불렀다.
"아닌데!"
"무슨 소리야!
지금 굴뚝에서 나오는 거 봤는데!
우리 집 굴뚝 청소도 해주면 좋겠어!"
"아니라고!
난 굴뚝 청소부가 아니라니까!"
"왜!
돈을 적게 줄까 봐!
걱정 마!
내가 쇠똥구리나 또리보다 두 배는 더 많이 줄게!"
사마귀는 몇십 년 동안 청소하지 않은 굴뚝 청소를 이번에는 꼭 하고 싶었다.
"난!
굴뚝으로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집 굴뚝에도 들어가서 청소해 달라고!"
사마귀는 꼼지락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어이없다!
내가 굴뚝 청소부라니!"
들판에서 가장 신사답게 살아온 꼼지락은 새까맣게 더러워진 털 때문에 하루아침에 굴뚝 청소부가 되었다.
"꼼지락!
우리 집 굴뚝 청소도 해줘!"
흙탕물 속에서 얼굴을 내민 두더지가 꼼지락을 보고 말했다.
"뭐라고!
청소를 해달라고?"
"그래!
세상에서 굴뚝 청소를 제일 잘한다고 소문이 났던데!"
두더지는 흙탕물 위로 수영하며 꼼지락에게 말했다.
"누가!
그런 거짓말을 하고 다니는 거야?"
"세상에서 최고라고 하던데!
굴뚝 청소는 꼼지락이 최고로 잘한다고!
그러니까 내일부터 우리 집 굴뚝 청소도 해줘!"
하고 말하더니 두더지는 대답도 듣지 않고 흙탕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 이런!
내가 굴뚝으로 들어갔더니 다들 청소부라고 생각하고 있군!"
꼼지락은 굴뚝 청소부라고 부르는 게 싫었다.
하지만 들판 친구들은 꼼지락을 볼 때마다 굴뚝 청소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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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
며칠째 꼼지락이 보이지 않자 뚜리는 꼼지락 집을 방문했다.
"이봐!
꼼지락!"
어두컴컴한 방에서 자고 있는 꼼지락을 발견하고 뚜리가 불렀다.
"일어나라고!"
뚜리는 창문 커튼을 당기며 말했다.
"누구야!"
꼼지락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집에 누군가 왔다는 게 신기했다.
"여기 오면 어떻게 되는지 알 텐데!"
"알아!
오는 들쥐마다 잡아먹는다며!"
"그래!
고양이가 들쥐를 잡아먹는 게 자연의 이치잖아!"
"잡아먹든지 말든지!
아무튼 빨리 일어나!"
뚜리는 꼼지락이 무섭지 않았다.
꼼지락이 잡아먹을 생각을 했다면 아직 살아있지 않았을 목숨이었다.
"들판에 꽃이 피었어!"
"무슨 꽃?"
"고양이 꽃!"
"고양이 꽃이 어디 있어!
그런 거짓말이 내게 통할 것 같아!"
"아니!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들판에 나가 보라고!"
뚜리 말을 듣고 꼼지락은 한 참 동안 꼼지락거리더니 일어났다.
그리고 또리를 따라 들판으로 나갔다.
"꼼지락!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고양이!
들판 동물들의 굴뚝청소부 꼼지락!
우리는 모두 꼼지락을 사랑해요!"
하고 들판 한가운데 커다란 글씨로 새겨진 안내판이 있었다.
"뭐야 또 저건!"
꼼지락은 짜증이 나는 것 같았다.
"꼼지락!
들판 친구들이 모두 굴뚝을 만들었더니 산타할아버지가 와서 선물을 주고 갔어!
그래서 꼼지락을 좋아한다는 뜻이야!"
"뭐라고!
산타할아버지가 왔다고?"
"그래!
집 없는 베짱이도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았어!"
"정말이야?"
"그렇다니까!"
"나는!
나는 선물도 안 받고 산타할아버지도 못 만났는데!"
"히히히!
꼼지락 선물은 여기 있지!"
들판 친구들이 꼼지락에게 줄 선물을 들고 말했다.
"와!
별사탕 한 봉지!
또 뭐야!
별나라 여행 티켓!"
꼼지락은 선물 보따리를 하나하나 풀어보면서 놀랐다.
"이렇게 많은 선물을 주다니!"
꼼지락은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있는지 몰랐다.
산타와 루돌프!/그림 이서진(미국 LA 예술고 재학 중)/난 하루야, 하루!-일러스트 작가
"꼼지락!
이것도 선물이야!
산타할아버지가 준 거야!"
하고 말하더니 무당벌레가 산타가 입는 옷 한 벌을 꼼지락에게 주었다.
"와!
산타 옷이라니!"
"들판에서 산타는 꼼지락이라고 했어!
내년에도 굴뚝 청소 잘해달라고 했어!"
"정말이야!"
"그래!
내년에도 선물 많이 가지고 온다고 했어!"
들판 친구들은 산타할아버지가 말한 것을 모두 꼼지락에게 전해줬다.
"정말이지!
산타할아버지가 내년에 또 온다고 했지!
앞으로 내가 굴뚝 청소 다 해줄게!"
꼼지락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꼼지락은 그 뒤로 들판에 있는 집집마다 다니며 굴뚝 청소를 했다.
언제부턴가 노란 고양이 꼼지락이 새까만 고양이 꼼지락이 되어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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