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바이오가 '휴온스 컨소시엄'과는 별도로 러시아 백신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이유

[이진희]

러시아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국내 위탁생산(CMO)을 위한 휴온스 컨소시엄의 핵심업체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컨소시엄과는 별도로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의 자회사 Human Vaccine(HV), '스푸트니크V' 백신 생산 파트너인 ENSO Healthcare DMCC(ENSO)와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의 위탁생산을 위한 '3자 기술이전 계약'을 지난 5일 체결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HV-ENSO와의 '3자 기술이전 계약' 체결 사실을 알렸다. 러시아 HV는 '스푸트니크V(라이트)' 백신의 판매 라이선스를 가진 자회사다. 러시아 포탈 사이트 얀덱스(yandex.ru)에 따르면 HV는 RDIF가 지난 5월 유니세프측에 '스푸트니크V' 백신 2억2천만 도즈(1회 접종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을 대행하기도 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뉴스룸에 올라온 기술이전계약 보도자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제1캠퍼스 별관 전경/사진출처:홈페이지

그러나 ENSO Healthcare DMCC는 인도 재벌 엔소(ENSO)의 자회사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스푸트니크V(라이트)' 백신의 전세계 조달을 위해 RDIF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RDIF가 인도 제약사 'Stelis Biopharma'와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때 핵심역할을 맡기도 했다. RDIF는 보도자료에서 'Enso Healthcare LLP'의 지원으로 'Stelis Biopharma'와 위탁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ENSO의 얀덱스 검색 내용. 인도 재벌로 소개돼 있다/캡처 

ENSO의 지원으로 인도 제약사 'Stelis Biopharma'와 백신 위탁 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RDIF의 3월 19일자 보도 자료/캡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이번 3자 기술이전 계약을 거쳐 1회 접종용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의 독자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스푸트니크 라이트'는 현재 '스푸트니크V'가 사용승인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긴급 사용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부스터샷(재접종)에는 '스푸트니크 라이트'를 쓰도록 보건부에 의해 권장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계약에는 '스푸트니크 라이트'에 대한 러시아의 DS(Drug Substance, 원액 생산)/DP(Drug Product, 완제 의약품) 기술 이전과 밸리데이션(생산 공정 조정및 검증)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모든 생산 공정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푸트니크 라이트' 위탁 생산은 현재 내부 작업중인 제 2캠퍼스의 메인 백신센터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 2캠퍼스 준공으로 확보되는 10만 4,000리터 규모의 생산 시설(핵심은 바이오 리액터·세포 배양기) 중 일부를 '스푸트니크 라이트' 생산에 배정하고, 나머지 시설에서 기존의 '휴온스 컨소시엄'이 추진중인 '스푸트니크V'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현지 NTV 캡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휴온스글로벌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생산하기 위해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과 함께 꾸린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에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백신의 원액 생산(DS 공정)을 맡는다. 반면, 이번에 3자 계약을 체결한 '스푸트니크 라이트' 생산에서는 전체 공정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직접 맡아 '휴온스 컨소시엄'내 역활과는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박소연 대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백신센터는 ㈜휴온스글로벌과 함께 진행하는 '스푸트니크 V' 컨소시엄에서 계획된 성과를 내면서, 동시에 HV-ENSO와 3자 계약을 통해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생산까지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말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 전 사전 검토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