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보이는 화분에 높이 1미터 정도이며
줄기도 굵은 행운목이 심어져있는걸 솟아오르는
분노에 그대로 뽑아 바닥에 후려치니 가운데가
딱 부러지며 손이 부르르 떨린다.
화분까지 들으려하니 직장동료들이 말리고...
집은 경매로 넘어갔으며 가재도구들에 압류딱지
붙고 몇푼 안되는 통장의 현금들도 모두 가압류
되어 출금도 안되며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이것저것 가릴 것도 없이 일을 하다가 모 업체의
건물경비로 나가게 되었는데, 가보니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많았으며 대부분 나의 학교 후배들이라
서로들 친하게 잘 지냈다.
그런데 동료 경비원중에 한명이 우리들 사이를
질투와 시기를 느끼며 콧구멍에 청량고추씨가
싹트고 있었나보다.
어느날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퇴근후 회식 일정이
잡히자 나한테 같이가자고 연락이왔다.
선배의 위치로써 삶의 경험도 얘기해달라고...
옷을 갈아입고 나서려할때 사단이 벌어졌다.
그 동료가 콧구멍에 청량고추씨가 어느정도
자랐는지 비아냥거리고 이즉거리는 말투로
말을 걸어오는데...
적토마씨 어디 가는거야 ?
네~ 학생들 회식하는데 가려합니다.
그런데는 왜 가는거야 ? 경비원 주제에...
잠바를 걸치면서 "경비원 주제에~"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눈앞이 노래지며 분노가
냄비에 끓는물 넘치 듯 솟아올랐다.
뭐 ~ 경비원 주제에...?
이런 쓰벌놈~ 후다닥 달려가 발로 걷어차는데
절묘하게 옆의 동료들이 말리며 잡아댕기니
애매한 발은 정수기통을 걷어차 엎어진다.
사무실 바닥에 물은 흘러넘치고 , 한놈은 소파
뒤에 피하고 한놈은 길길이 날뛰고...
어찌나 열(熱)이 받는지 그때 눈에 들어온
행운목을 뽑아 울분을 표출하니 눈에 살기가...
내참 어이없어라~ 뭐 경비원 주제에.. ?
자기도 경비원이면서 왜 경비원을 비하하며
자괴감을 느끼는 말을 하며 경비원은 학생들과
어울리지도 못 한단말인가~?
그 이후 아파트에서 보안팀장으로 2년정도
근무하면서 경비원들을 하대하는 언행을하는
몇몇 주민들을 봤지만 행운목을 뽑는건 자제했다.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박봉이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한테 감사한 마음이며
직업에 귀천이 없고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걸
늘 되새기며 살고있다.
대기업체를 다니다가 임원으로 퇴직하고 잠시
쉬었다가 아파트 경비를 하겠다는 선배를 며칠전
만났다. 잘 하리라 믿으며 격려를 해주면서 요즘은
그렇지 않겠지만 갑질하는 주민들이나 부정적인
동료로 인하여 선배가 받을 마음의 상처가 염려
되었다. 별일 없어야 할텐데...
고령화 시대이고 저축해둔 돈도 별로 없으며
자식들에게 기대하며 살기도 애매한 노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건강을 잘 지키며 평생직업을 가져야 삶의 질이
풍요로워질테고, 꼬부쳐둔 목돈도 없다면 더욱더
건강해야하고...
더불어 법적.도덕적으로 문제 없는 직업이라면
자책하지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
가야겠다. 정말 마음에 안든다면 투덜거리며
남의 탓 하지말고 과감히 이직을 하는건 어떨지...
다음주부터 출근하신다는 선배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