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심하고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리고 있는 <주얼리 문화전>을 관람하겠노라 카메라까지 챙겨들고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 귀금속보석디자인 협회에서 준비한 본 전시는 2010년 G20참가국 훠스트 레이디를 위한 주얼리전에 출품되었던 작품과 궁중한복을 주제로 한 주얼리 특별전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처럼 대한민국 최고 장인들의 솜씨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게다가 매양 차를 타고 지나치기만 했던 청와대 사랑채를 이참에 둘러볼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것이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400여점에 총 200억이 호가된다는 귀금속이 전시된 탓인가? 청와대 경비원들과 협회에서 나온 직원들, 여기에 박은숙 협회장과 한형배 수석부회장까지 모두 나와 안내와 경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눈치였다.
태풍을 동반한 장맛비가 저녁에나 중부지방에 도착하리란 뉴스를 철석같이 믿고 우산도 들고 오지 않았는데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밀물처럼 몰려들었던 대만과 중국 관광객이 몰려간 이후 잠시 한가한 틈을 타 박은숙 회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귀금속보석디자인 협회장답게 절제된 복장에 황금색 진주 이어링과 목걸이가 우아하게 어울린다. 신중하면서도 재치 있고, 겸손함 속에 무시 못 할 아우라가 느껴지는 눈빛과 미소가 아름다운 여성 회장이다.
각 갤러리 한형배 관장과 함께 인사동으로 나왔다. 솥 밥을 전문으로 하는 밥집 <조금>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하였다. 지금부터 2시간가량은 여유 시간이 있다. 한관장이야 여섯시에 있을 전시 어픈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어지겠지만, 나야 5시부터 시작되는 <미술인희망의 동행전>에 참가만 하면 되니 가뜩이나 후덥지근한 장마로 불쾌하게 젖은 땀이나 말끔하게 씻어내야겠다. 백상 사우나에 들어가 목욕을 하다가 여기서 윤석배 야수회 회장을 만났다. 참 인사동이란 게 좁기도 하다.
2012년 미협이사장 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한국미술인희망포럼 이범헌 대표가 준비한 <미술인희망 동행전>에 초청을 받은 작가들(나를 포함한…….)과 이두식, 차대영, 하철경등 쟁쟁한 예술인들까지 즐비하게 참석하여 공평 아트전시장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하철경 예총회장과 함께 각갤러리로 건너왔다. 이어지는 이범헌 대표의 개인 초대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눈치 빠른 한관장이 지루해있을 내빈들을 위해 발 빠르게 행사를 진행시켰다.
하철경 회장이 날 보고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어 그 사람인줄 알고 한참을 긴가민가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확인 차 물어보았었노라 하기에 그 사람이 누구냐 물으니 그냥 웃어버리고 만다. 그 사람이 누굴까? 행여 헤어디자이너 박승철 회장은 아니겠지?
뒤풀이 자리에 늦게 갔더니 삼계탕이 다 떨어졌다, 한다. 메밀국수를 한 그릇 시켜 먹었는데 맛이 정말 없다.
2012.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