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대공원에서 맞는 꽃샘추위
가는 겨울의 막바지 추위가 대단합니다.
연이어 영하 10도 이하로 온 나라를 냉동고로 만듭니다.
가뜩이나 힘든 정국이요, 팍팍한 살림인데 마음까지 얼어붙게 합니다.
그래도 서로 오고 가는 정이 있어 웃을 수 있답니다.
빅터 유고라는 사람은 우리 삶에 최고의 행복은 우리가 사랑하며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랍니다.
오늘도 보고 싶은 분들을 만나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매양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어제는 펄펄 눈을 맞으며 양재시민의 숲 공원과 서초문화예술공원을 걸으며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축복을 가득 받으며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내리는 눈을 보며 오늘이 눈과 같은 선물이요,
유대인들이 하루치의 만나 거두며 행복했던 그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젊은 사람이나 노년을 사는 실버나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음이 모두의 희망입니다.
건강과 장수를 이루려면 운동이 필수랍니다. 꾸준히 걸으면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답니다.
걷지 못하면 건강하지 못하고 오래 살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요즘 걷는 분들을 어디서나 많이 봅니다.
춥지만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밖에 나가 하루에 8,000보 이상을 걸으려고 합니다.
능동 어린이 대공원을 찾았습니다. 추어서 그런지 그렇게 산책로를 걷던 많은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잔디밭에 하얀 눈이 가득 채워 설원을 이룹니다. 아무도 밟지 않는 눈밭은 헤일 수 없이 걷고 걷습니다.
<닥터 지바고> 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합니다.
젊은 처자들이 경사진 눈밭에 걷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두터운 옷깃을 여미며 걷는 여인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은 눈을 쓸어 다니기 편하지만 편한 길을 두고 눈이 덮인 길을 걷습니다.
어린 시절 산등성이에 옥매를 놓고 토끼를 잡던 일도 생각납니다.
어른들을 따라 매로 꿩사냥을 했던 일도 생각납니다.
아버님과 먼 눈길을 걸어 고모님 댁에 다녀온 것도 생각납니다.
초등학생 시절 교실에 땔 난로를 위해 솔방울을 주우러 산에 오른 것도 생각납니다.
그래도 어린이 대공원이니 어린이들이 좋아라 했던 놀이터와 동물원을 찾았습니다.
직원들이 눈 치우느냐 땀을 흘립니다.
동물들은 모두 꼭꼭 숨었고 당나귀만 고개를 쳐들고 맞이합니다.
하이얀 세상 중에 우뚝한 식물원이 있어 몸을 녹일 양으로 찾았습니다.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남국의 온갖 식물이 반깁니다.
이곳에서 자라는 야자나무, 망고나무, 바나나 나무 등 열대식물은 1972년 월남 참전용사들이
전쟁 중에도 고국의 어린이들에게 푸른 꿈을 안겨 주고자 기증한 나무들이랍니다.
관람객도 별로 없어 포토 존에 앉아 오래도록 쉼을 갖습니다.
식물들은 실내의 유해 물질 제거와 공기 정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우리에게 준답니다.
돌과 죽은 나무 즉 고주박을 이용하여 식물을 심어 새 생명을 불어넣는 석부작, 목부작 작품들을 봅니다.
여러 모양을 선인장을 넉넉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감상합니다.
8,000보를 예상하고 집을 나섰지만 15,000보를 걸었으니
이문을 많이 남긴 오늘 하루 장사이었습니다.
첫댓글 눈온 날에 양재시민의 숲으로 어린이대공원으로
아무도 밟지않은 눈밭을 걸으면서
얼마나 신바람이 나셨을까요.
그런데 그 날, 눈만 날린 것이 아니라 바람도 세게 불어
많이 추웠을텐데
식물원에 가서
열대식물들도 감상하고
몸도 녹이셨으니 넘 잘 하셨네요.
동물원에 동물들도 추우니 우리 안에서 꼼짝을 안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당나귀는 그래도 추위를 왠만큼은 이겨내나 봅니다.
자세한 설명글을 읽으니 저도 함께 대공원을 걸은 것 같습니다.
멋진 글과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