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편. 여름, 쉬어가기
빨라진 계절 시계에, 역대급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 휴가가 간절해지는 시기가 도래했다. 잘 먹고 잘 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 쉴 수 있을까? 산에서, 바다에서 그리고 나만 아는 휴가 명당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 뜨거운 이 여름, 오늘은 이곳에서 잠시 쉬어볼래요? 1부. 산방에서 여름나기
강원도 화천 용화산 자락에 떡하니 자리한 멋스러운 한옥. 각기 다른 모양을 갖춘 한옥 3채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고풍스러움 뽐내는데. 조용한 시골 마을과는 어딘가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한옥을 짓고 사는 명재승, 김성숙 씨 부부. 10여 년 전, 자연이 좋은 남편을 따라 산골 생활을 시작했지만, 아내는 벌레도 싫고, 흙도 싫은 천상 도시 여자. 그런 아내가 시골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승 씨는 한옥학교를 다니며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직접 집을 지었다. 아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별채는 동네에서 친해진 지인들이 모여 수다 떠는 공간이 되어주고, 오늘은 벌써 이곳에만 3번째 방문 중이라는 젊은 예비부부 손님이 찾아왔다. 나란히 툇마루에 앉아 음식 먹고, 나무 아래 앉아 책을 읽는 게 이들이 한옥을 즐기는 법! 거기에 인근 계곡에서 물놀이까지 즐긴다면 더운 여름도 시원하게 날 수 있다는데. 부부는 손님들을 위해 땀 흘려가며 아궁이에 불 때며 한옥을 관리해 나가고, 강원도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곰취 등 나물을 수확해 건강한 밥상을 내어준다. 산골짜기 산방에서 여름밤의 꿈 같은 휴식을 취해본다.
2부. 먹다 보니 신시도 -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 빼어난 경관으로 이름난 곳이지만, 새만금방조제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언제든 훌쩍 떠나고 싶은 섬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 오토바이로 전국을 돌며 여행하는 방랑시인 이원규 씨도 고군산군도 여행에 나섰다. 노란 꽃이 만발한 바닷길을 달려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다리가 연결된 가장 끝 섬, 대장도. 해발 142m의 대장봉에 오르자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위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이 그야말로 압권! 눈 호강 후 오토바이를 끌고 향한 곳은 고군산군도의 관문이라 불리는 신시도. 이곳엔 하룻밤 묵으면 삼시세끼 밥상을 차려주는 특별한 민박집이 있다는데. 도착과 동시에 낙지와 오징어 통째로 들어간 해물탕과 돔 조림에 10여 가지 반찬. 식사 후엔, 민박집 주인장이 직접 안내하는 해상 투어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배 꺼지기도 전에 차려지는 저녁상은 바다에서 갓 잡은 갑오징어를 비롯한 푸짐한 회 한 상. 거기에 매콤한 매운탕에 16가지 반찬이 상다리 가득 차려진다. 새벽 4시부터 일어나 14개의 밑반찬을 만들어 내는 손맛 좋은 민박집 주인장의 밥상을 받고 있노라면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특별해질 수밖에 없다는데. 오토바이 타고 떠나는 미식 여행! 눈과 입이 즐거운 섬, 신시도로 떠나보자. 3부. 하룻밤 동남아 여행 -
산후조리원 동기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는 신재선, 윤경민 씨. 오늘은 경민 씨의 생일을 기념해 작정하고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평소 동남아 여행을 꿈꿨다는 경민 씨를 위해 재선 씨가 고른 힐링 장소는 경남 밀양. 이곳에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동남아’가 있단다. 두근거리는 맘을 안고 도착한 장소. 야자수에 동남아를 연상케 하는 외관의 오두막까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숙소. 밤이 되자, 찬란한 조명 더해져 화려하게 변신하는데. 이 공간을 만든 건, 김성 씨 작품. 25년 동안 부모님이 운영해 오신 숙소가 낡고 오래 돼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3년 전, 부모님 곁으로 돌아와 숙소를 고쳐나가고 있단다. 오늘은 조식 메뉴를 바꿔보기로 한 날. 동남아 숙소니, 조식도 이국적으로 바꿔보려는 아들. 일흔이 넘은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생전 처음 먹어보는 베트남식 샌드위치 만들기에 나서는데. 과연, 모자는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부모님이 해오신 가업이니만큼, 대한민국에 단 하나뿐인 숙소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찾는 숙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아들 성이 씨. 열정 하나로 오늘도 마당 곳곳을 누비는 성이 씨의 동남아 랜드로 지금 떠나보자. 4부. 여름, 숲 -
일년 중 가장 초록빛이 도는 계절. 숲이 그리운 계절이 찾아왔다. 뜨거운 태양이 비출수록 그 진가를 드러내는 숲. 앞당겨 찾아온 더위를 피해 싱어송라이터 안수지 씨가 꿈에 그리던 숲을 찾아 강원도 홍천으로 향했다. 시원한 계곡물을 따라 순백의 자작나무길을 오르면 만나는 숲. 최기순 씨가 콩밭이었던 땅을 나무를 심어 무려 30년간 홀로 가꿔오고 있는 숲이다. 자연 다큐멘터리스트로 활동하며 러시아 시베리아의 숲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기순 씨. 그는 숲을 통해 많은 이들이 다친 마음을 위로받고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는데. 그래서일까? 그가 만든 비밀의 숲엔 곳곳이 신나는 놀이터. 그가 직접 심고 길렀다는 초록빛 융단의 ‘이끼길’을 걷고 나무 위에 직접 지었다는 새빨간 지붕의 트리하우스에서 숲을 바라보기만 해도 치유가 된다. 여기에 청량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러시아식 꼬치구이 ‘샤슬릭’으로 배까지 채우면 숲이 곧 지상낙원. 고요한 숲에서 즐기는 ‘불멍’까지 더해지니 고단했던 삶에 큰 위로가 되는데. 숲이 건네는 진정한 휴식을 찾아 그 여름, 우리는 숲으로 간다. 5부. 육십에 쉬었다 갈래요? -
누구의 아내도, 누구의 엄마도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하룻밤을 찾아 설레는 가출을 감행한 박명숙, 황유진 씨. 그들이 떠난 곳은, 충주의 한 작은 시골 마을. 마을 제일 끝, 산 밑에 자리한 촌집이다.
이곳의 주인장은 김미영 씨. 12년 전, 편찮으신 부모님을 위해 고향인 충주에 내려와 홀로 손수 가꿔오고 있다는데. 집에 반해 하룻밤 묵어가려는 손님들이 늘며 하루에 오직 한 팀만을 위해 집을 내어주고 있단다. 촌집에 왔으니, 촌스럽게 놀아야 하는 법! 고무신에 할머니들이 즐겨 입는 일바지로 갈아입고 텃밭으로 향하는 친구들.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 듬뿍 넣고, 집에서 챙겨 온 나물에 고추장, 참기름 넣고 양푼에 쓱쓱 비벼 먹으니 어떤 고급 음식도 부럽지 않다. 여기에, 주인장이 직접 돌 쌓고, 지하수 끌어 올려 만들었다는 족욕탕에 발 담그고 물에 담가놓은 참외와 토마토로 입가심 하니~ 더위는 이미 잊힌 지 오래! 한적한 시골 산책 후 숯불에 구워 먹는 삼겹살 바비큐 파티까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즐기는, 오직 나를 위한 특별한 휴가. 고향같이 포근히 품어주는 시골집에서 인생은 60부터라는 두 친구의 행복한 여름날을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