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누아르.
"당신은 즐거움을 위해 물감장난을 했구먼!"
"물론이죠, 그것이 즐겁지 않다면 당장 그만 두었을거에요."
전쟁 없는 태평하고 좋은 시절을 즐기고 있던 제3공화제 시대 파리 시민들의 생활 감각에
그의 작품이 좋게 받아들여진 것도 당연하다고 여길 만한 행복한 매력이 있다.
색색의 꽃, 향기로운 과일, 따뜻한 태양이 비치는 풍경, 떠들썩하게 노는 젊은이들,
천진한 아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성, 건강하고 고운 피부의 젊은 처녀들, 풍만한 나부,
그것이 르누아르의 세계였다.
르누아르에게 그 시기의 파리는 그야말로 그의 세상이었다.



-르누아르가 그린 꽃-
르누아르는 인생은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고,
또 그의 캔버스에는 항상 인생의 아름다움이 젖어있었다.
그는 아름답고 예쁜 것을 좋아했다.

<물랭 드 라 갈레트>
그는 활기를 띤 모든 것을 사랑했다.
춤과 음악으로 정신없는 파리의 한복판 광장을 그는 너무나도 사랑했다.
웃음을 지닌 사람들의 얼굴, 팔랑거리는 여인들의 드레스자락,
햇빛에 드리워진 나무의 그림자, 빛나는 유리잔들.....
그 어떤 것도 르누아르가 사랑하지 않았던 것이 없었다.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고있자면, 마치 본인이 그림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든다.
그는 순간의 미학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애완동물을 어르는 소녀와 관심가는 남자에게 열심히 질문을 하는 여자,
그리고 그 질문에 멍하니 대답을 하고있는 남자,
배 난간에 턱을 괴고 매력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여자,
뒤돌아서 그 여자를 바라보는 한 남자....

르누아르의 이 그림에선 어느 누구도 포즈를 취하지 않았다.
아름다워 보이려고, 잘 그려지도록 의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르누아르는 이 순간을 사랑했기에 순간 그대로를 화폭에 메웠다.
르누아르는 나중에 자신이 고백하였듯 인물을 그리기 좋아하였다.
모네가 빛을 연구하기 위해 풍경을 주로 그렸다면,
르누아르는 빛이 얼마나 인간을 아름답게 만드는가를 연구하며
그림을 그렸던 화가였다.



그는 주로 일상적인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소녀의 살짝 모은 두손과 하얀 드레스 상의를 덮는 머리카락..
그는 자신이 그리는 여인들과 소녀들을 최대한으로 아름답게 그렸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찬미하던 그렸듯 인물도 항상 아름답게 그리곤 했다.

그는 인물이 어떤 것, 어떤 포즈, 어떤 차림새를 할 때 가장 아름다운가..를
늘 염두에 두었고 따라서 그림 속 인물들은 제각각이다.
독서를 하는 여인, 뒤돌아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여인,
하얀 배경칠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갈색머리의 여인,
수수한 차림에 머리를 빗는 여인, 낮잠을 자는 소녀......
고운 피부 밑에 따뜻한 생명력의 흐름이 고동치는 여성미를
각별히 사랑했던 르누아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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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과 밝은 것만을 추구했던 그에게도
어두운 삶의 시기가 있었다.

말년의 그는 지독한 관절염으로 고생을 했다.
그리고 두 아들은 전쟁에서 큰 상처를 입고 돌아왔다...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으며
손에 붓을 묶어두고 힘들게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그 시기에 르누아르는 가장 많은 작품들을 남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르누아르는 더욱더 밝고 아름다운 것을 그렸다.
" 인생은 아름다워. " 라고 항상 그가 말했듯이.


청년,중년의 르누아르의 실제 성격은
배려심있기 보다는 약간 무뚝뚝했고 차가웠다.
하지만 어려웠을 시기
말년의 르누아르가 그린 자화상은 너무나 평안하고 인자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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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이 지고
고통과 시련이 다가올 때
르누아르는 그런 것들조차 아름답게 승화를 시켰던 것이다.
"이미 세상에는 유쾌하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그림까지 꼭 유쾌하지 않아야 하나?"
-르누아르
corinne_bailey_rae_-_put_your_records_on.wma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와........... 베드에서 오랫만에 보는 강같은 게시물......... 감사히 잘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