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세월은 가속도가 붙은 궤도위의 열차 처럼 한해의 종점을 향해 무섭게 속도를 올리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날은 하루하루 줄어만 간다.
시골 들녘에 간간히 보이던 제비는 이미 보이지 않고 겨울 철새들은 때를 지어 날아들기 기작 했단다.
밤 기온은 싸늘해져 추위를 느낄 만큼 냉기를 토하고 나무는 한철 겨울을 살아 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잎을 떨구어 내며 신열을 앓는다.
지난주 다녀온 천왕산 그리고 재약산 산정은 벌써 겨을 풍경으로 땅은 얼다 녹기를 반복하는지 물기가 있는 곳은 서릿발이 가득하다.
높은 산정은 이미 잎을 떨구어 앙상한 가지만이 남았있고 낮은 지역은 지금 가지 마다에 절정의 단풍을 물었다.
遠上寒山石俓斜 (원상한산석경사) 멀리 사람없는 산에 오르니 돌길이 비스듬히 끝이 없구나 白雲深處有人家 (백운심처유인가) 흰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에 인가가 있어 停車坐愛楓林晩 (정차좌애풍림만) 수레를 멈추고 석양에 비치는 단풍숲을 보니 霜葉紅於二月花 (상엽홍어이월화) 서리 맞은 단풍잎이 한창때 봄 꽃 보다 더욱 붉고나
-두목 / 산행 -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에 노오란 은행 나뭇잎 선홍의 븕은 단풍 초록의 상록수가 어우러져 오색의 수채화를 도화지에 옮겨놓은 듯 보이는 곳곳이 한폭의 그림이다.
올 가을은 날씨 탓인지 동내 주변의 산들도 유난히 단풍이 곱다.
맑은 날씨에 가을 비가 없었고 또 급격한 기온 변화가 없이 서서히 기온이 떨어진 영향도 있었고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았음이 지금의 고운색을 만들어 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일까 일렁이는 바람에도 떨어지는 낙엽의 운치가 지금이 만추임을 느껴게 하고 거리거리 내려 앉은 낙엽을 밟는 사각거림은 이 가을이 준 선물 일 것이다.
坐愛綠槐樹(좌애록괴수) 돌에 앉아 계수나무를 바라보니 淸佳勝賞花(청가승상화) 맑은 기운이 꽃보다 아름답구나. 井欄君莫掃(정란군막소) 그대여 샘 언저리를 쓸지 말아라 秋葉落來多(추엽락래다) 단풍잎이 떨어져 쌓이지 않는가.
길을 가다 보면 열심히 낙엽을 치우는 분들이 보인다. 당연한 본인의 일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이대로 두어도 좋을껄 부는 바람에 흩어지는 낙엽 그리고 낙엽의 바스락 거림 소리 추하지 않고 귀에 거슬리지 않은 소리다.
주중에 가을비가 올 것이란다. 비가오면 이제 단풍도 낙엽도 다 지워지고 추해 질 것이다.
더 늦어 지기전에 동내 주변의 단풍도 봐 주고 낙엽도 밟으며 저물어 가는 이 가을을 느껴 보심도 좋을 것이다. 이제 가을이 지워져 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