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 후 홍을 다시 보게 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오십대 들어 동창모임에서였다. 다들 인생의 황금기였던 시절이었다.
얼굴은 옛기억을 더듬어 알아 보겠는데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였다
그러면서 틈틈이 만나며 새로운 우정을 쌓게 되었다
만나며 서로에게 특이한 점은 그간 살면서 뭘 하며 살았는지 중학 이후
삶은 어떠했는지 가족은 어떻게 되는지 뭐 그런 이야기에는 통 관심이 없었다
그냥 끌림이 있어 무작정 전화해서 "오늘 한잔 어때?"면 그걸로 오케이였다!...
아직도 그러한 만남은 지속되고 있다..
사실 단 둘이서"만" 술 한잔 기울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서로의 가족이나 삶의 행적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그렇지만 홍과는 서로 툭 까놓고 생활의 고달픔이나 늙어가며 느끼는
상실감 등등 이런 류의 대화는 거의 없다 그저 만나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실 없는
농담과 어린 시절 불렀던 팝송등을 흥얼 거리며 시간을 나눈다
나는 그의 맵시있게 차려 입은 옷차림이 좋다 그가 쓰는 언어나 말투에도 매력을 느낀다
구부정하지 않고 꼿꼿한 걸음걸이와 깔끔한 음식 메뉴 선택에도 편안함을 갖게해줘서 좋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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