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투어에서 이번 2023-24시즌 독무대를 이어오던 스페인이 16강에 단 한 명도 올라오지 못하고 전원 32강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의 4인방으로 불린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와 다비드 사파타(블루원리조트),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 그리고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까지 모두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16강 이전 하위 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불과 10여 일 전에 열린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까지만 해도 스페인의 기세는 수그러들 줄 몰랐고, 팔라존이 준우승, 마르티네스는 4강, 사파타는 8강에 오르며 절정의 플레이를 보였기에 갑작스러운 스페인의 후퇴는 다소 의외다.
12일 프로당구 전용경기장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6차 투어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32강전에서 마르티네스가 베트남의 응우옌꾸옥응우옌(하나카드)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져 탈락하면서 이른바 '스페인 4인방'은 6차 투어에서 모두 짐을 쌌다.
마르티네스는 1세트를 10이닝 만에 3:15로 졌고, 2세트는 14:11에서 세트포인트를 계속 놓쳐 11이닝 만에 14:15로 패했다. 3세트 역시 11:6으로 크게 앞서다가 따라잡혀 13:15로 패했다. 마르티네스답지 않게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됐다.
마르티네스 탈락 이후 마지막까지 남아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라이징 스타' 안토니오 몬테스(NH농협카드)도 얼마 후 한국의 김영섭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잡혔다.
몬테스의 탈락은 더 아쉬웠다. 2-2 동점에서 시작한 마지막 5세트에서 몬테스는 5-4-1 연속타를 올리며 6이닝까지 10:5로 앞서다가 7이닝에서 김영섭의 끝내기 6점타를 맞고 10:11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무적함대'로 불리는 스페인호는 128강 사파타·산체스, 64강 팔라존·마요르, 32강 마르티네스·몬테스 등 6명 모두 하위 라운드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스페인을 대신해 그 자리에는 베트남의 3인방이 득세해 눈길을 끌었다. 마르티네스를 꺾은 응우옌꾸옥응우옌과 32강에서 조재호(NH농협카드)를 3-1로 제압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선지훈을 3-1로 꺾은 응오딘나이(SK렌터카)까지 3명이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1호' 프로당구 투어 우승자인 마민껌(NH농협카드)은 같은 팀 김현우(NH농협카드)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32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베트남은 원년 시즌부터 PBA 투어에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5시즌 동안 우승을 한 선수는 마민껌이 유일하다. 마민껌은 베트남 선수 중 가장 먼저 프로에 도전해 4강과 8강에 여러 차례 올라오며 경험을 쌓다가 지난 2022-23시즌 5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 마민껌은 준결승전에서 김현우를 꺾고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김현우에게 32강에서 져 탈락한 것. 'PBA 베트남 간판' 마민껌이 32강에서 큐를 접었지만, 파이널리스트인 응오딘나이와 응우옌프엉린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리고 프로에서 기대에 못 미쳤던 응우옌꾸옥응우옌까지 16강에 도전을 이어가며 베트남은 4인방 중 3명이 8강을 노리게 됐다.
이제 베트남 선수들의 앞길은 한국의 실력자들이 가로막아 섰다. 응우옌꾸옥응우옌은 16강에서 한국의 박인수(에스와이)를 상대한다.
박인수는 이번 대회에서 2점대의 애버리지로 연일 승전고를 울리고 있고, 16강 진출자 중 가장 높은 애버리지 1.963(하이런 13)을 기록하고 있다. 응우옌꾸옥응우옌은 애버리지 1.604의 기록으로 16강에 올라왔다.
응우옌프엉린은 '킹스맨' 김재근(크라운해태)과 대결을 벌이고, 응오딘나이는 팔라존을 잠재운 권혁민과 16강에서 맞붙는다.
'베트남 3인방'이 과연 8강에 몇 명이나 올라갈 수 있을까. 이들 3인방은 각각 다른 조에 배치가 돼 있어서 준결승 세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과연 스페인의 마르티네스나 팔라존처럼 8강과 4강, 결승까지 쭉쭉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가장 먼저 경기를 하는 응우옌꾸옥응우옌은 13일 오후 4시 30분에 박인수와 대결하고, 응우옌프엉린과 응오딘나이가 각각 김재근과 권혁민을 상대로 8강에 도전한다.
(사진=PBA 제공)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3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