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2)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3/3
[가톨릭 교리]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Non mea, sed Tua!)
열정적인 주님의 사도인 바오로를 비롯해 우리가 성인으로 기리는 분들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믿음보다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였고, 그대로 믿었던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생각과 마음은 결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마음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뜻이 언제나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기도하실 때 우리에게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날 밤 겟세마니에서도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non mea, sed Tua)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하고 기도하셨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성인으로 기리는 분들이 위대한 이유는 그들에게만 어떤 특별한 능력과 재주가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언제나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마태 6,33) 추구한 사람들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12명의 사도들은 물론이고 사도 바오로 역시 예수님을 닮고자 노력했고, 예수님처럼 살고자 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의 삶이란 만일 어딘가 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때문에 그곳에 가고, 한 사람도 없으면 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그곳에 가는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진정 마음이 가난한 사람으로 살면 가능합니다. 그런 사람은 오직 하느님만을 믿고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것도 그 밖에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8-39)
[성모님의 군단, 2026년 4월호,
조한규 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