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이 음력 시월 초 하루다. 시월 초 하루가 시작되면 각각의 문중 별로 시제를 지내기 시작한다.
윗대 어른 부터 먼저 시제를 모시고 단계별로 내려 오다 보면 지손의 경우 보통 음력 시월 보름 전후가 되어야 시제를 모실 순서가 되는 것이다.
시제를 지내려다 보면 전국 각지에서 얼굴도 생소한 자손들이 모여들게 되는데 그럼에도 블구 하고 전혀 생소하지 않고 친근감을 갖게 되는데 일가 즉 한 핏즐 이라는 동질감 때문이 아닐까?
그제의 일이다. 한두번 뵌적있는 문중 형님께 개인적인 일로 자문을 구했는데 서류를 보내 달라 해서 보내 드렸는데 검토를 하시고 얼마나 적극적이고 친절 하게 설명해 주시고 챙겨 주시는지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그리고 어제 아침 직접 또 전화를 주셔서 당신께서 파악 하신 내용이며 리스크에 대한 주의 사항등을 상세하게 설명 해주시고 행여 피해나 입지 않을까 노파심에 단속을 하시는 그 마음이 과연 남 같으면 그렇게 하셨을까? 라고 생각 해보면 바로 일가 라는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萬枝同根(만지동근 ) 만 개의 가지가 뻗어있지만 그 뿌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 장가의 경우 시조공 이하 자손이 전국 80만명 정도 되는 모양인데 거슬러 올라 가면 한 할아버지고 자손으로 번져나간 가지로 치면 80만 가지가 된다는 의미인 것이다.
참 고마운 형님 이다. 불쑥 던진 전화 한통에 성심을 다해 챙겨 주신다.
그 형님 과는 같은 곳에 살지도 않았고 같이 공부를 하지도 읺았고 직장이 같지도 않았으니 같은 일가 이지만 서로를 챙길만큼 각별함도 없었지만 오로지 근원이 같은 일가라는 동질감 때문에 나를 챙긴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동질감을 믿고 감히 전화를 할 수 있었고 그 형님 또한 그런 동질 감이 있었기에 나를 챙겼을 것이다.
굳이 서로의 인연을 이야기 하지면 장씨 전국 청장년회 모임에서 두번 정도 대면을 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생물학적 인연을 이야기 하자면 15대 선조님을 같은 할아 버지로 두고 있으며 임난 이란 참혹한 난리 속에서 생존 본능의 의지에 따라 자손을 보호 하고 집안을 건사하기 위해 전국의 골짝 골짝으로 숨어 흩어진 이별이 좋은 세월을 만나 서로가 자손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것이자.
오래전 미국에서 발간된 뿌리라는 책이 세계적 베스트 셀러가 되고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조상 찾기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는데 유럽을 중심으로 북미나 중남미 같은 나라나 인도등도 마찮가지로 기득권의 특정인들은 혈통이나 자신의 계보를 괸리하고 계승하는데 엄격하다.
우리 나라도 체계적으로 족보관리가 잘되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불식시킬 수 있는 대단히 문명화 된 국가 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어떤 이는 요즘도 그런거 찾는 사람 있나 라고 반문 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런거 안찾아도 잘 살 수 있고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 가면 된다고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 내 동생을 내가 때릴 수는 있지만 남이 내 동생 때리는 것은 결단코 참고 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분노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한국과 일본이 다투면 북한이 한극 편을 드는 것이 당연 한 것도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다.
煮豆燃豆萁(자두연두기) 콩대를 태워서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콩이 솥 안에서 눈물을 흘리네.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본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건만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는가.
위의 시는 조식의 칠보 시로 알려져 있다. 조조의 큰 아들인 조비가 왕이 되어 머리 좋은 셋째 동생을 제거 하기 위해 구실을 만들어 일곱 걸음 안에 시 한수를 짓지 못하면 극형에 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답시로 적어 올린 시다.
한마디로 함축하면 같은 부모님에게서 난 형제 끼리 왜 이리 죽이지 못해서 안달이냐 라는 의미 인데 이 시를 듣고 형제간의 정에 감복한 조비가 동생을 안고 폭풍 오열을 했다고 하며 결국 조식은 천명을 다할 수 있었다고 한다.
同根異枝(동근이지) 같은 뿌리 다른 가지, 그래서 우리는 성을 같이 하는 일가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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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