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식사
윤타왕은 백마[白馬]가 우는 소리를 먹고 살았다
백마는 백조[白鳥]를 보고 울었으나
어느 날 백조는 죄다 사라져버렸다
백마가 울지 않자 윤타왕은 갑자기 늙어버렸다
"달이여 영원한 시간을 아는 달이여."
누가 백조를 불러와 馬를 울게 할 것인가?
우리는 달의 기식자<寄食者>
하루에 밤[夜]을 먹어치우고
시간의 벌집에서 꿀을 채취하려한다.
별의 목소리
새의 모음 같은 것
내 몸 속으로 들어와 잠을 자고 흥분하고
창궐하는 것
그러다 오랫동안 사라지는 것
어둠의 빈 웅덩이. 달에서 오는 파동이
나에게 도달한다.
백조처럼 길게 휘어진 목을 가지고
흰 종이에 씨를 뿌리기 위해
나는 행을 배열한다
그것은 유랑의 낱말
길 밖으로 벗어나
우연에 맡기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게들이 구르는 해안에서
그림자가 목을 축이는 동안
달은 내 심장을 먹고 춤을 추었다
나는 평생 마신 숨을 헤아린 것처럼
엄청난 피로를 느꼈다.
내 이름을 갖지 않은 울음은
내려앉을 둥지가 없는 새와 같다
그것은 나와 허공 사이에서 무한하게 펼쳐진 채
웅크리고 있다.
김연아 .詩人/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http://cafe.daum.net/daum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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