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있는 엘에이는 벌써 여름날씨네요. 더워요 더워. 오늘 26도입니다..
이번주는 교육에 적어볼까 하는데요.
제가 고등학교를 2007년도에 그리고 4년후에 대학교를 졸업해서 벌써 십년넘게 지났는데요.
2024년인 현재와 비교해서 입시제도나 교육방침이나 이것저것 바뀌었을수도 있을텐데 큰 틀에서 안바뀌었다고 믿고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미국에 계시분들중에 이거는 바뀌었다 라고 말씀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1. 운이란 없다
한국교육을 잘 모르기에 비교는 못하지만 일년에 딱 한번 수능이 있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SAT를 자주 볼수 있고, 운이 안좋아서 학교를 못갔다 라는 소리 절대 할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재수 라는 개념자체가 없고, 고등학교 4년동안 성적, 클럽활동, SAT, 추천서등 여러가지 요소를 통해 대학입학이 결정되기에 아이비 리그나 좋은 학교를 갈려면 미리미리 준비는 해야합니다.
저는 그래도 운동을 좋아해서 고등학교때 축구팀 1년, 배구팀으로 4년동안 활동하고 토론클럽에도 참여했는데, 대학생각보다는 그냥 좋아서 한건데 나름 입학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2. 공부량
미국놈들 진짜 공부 안합니다. 공부안한 제가 이런 얘기 하는것도 웃기지만, 일단 숙제만 잘하고 시험전날 공부 아주 조금만 해도 평타이상은 갑니다. 심지어 이것도 좋은학군 기준입니다.
물론 아이비를 노리거나 빡센 부모 (보통 중국이나 인도애들) 가 있는 학생들의 경우 정말 열심히 하고 사교육도 받고 하지만, 크게 봤을때 공부 안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학군 안좋은곳들은 정말 개판인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3. 학군
보통 suburb라고 시에서 좀 외각으로 빠져야 학군들이 좋고요, 큰 도시안에 있는 학교들은 수준이 많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스카이캐슬에 나온 페어펙스는 워싱턴 디씨의 외각으로 보시면 됩니다.
보통 돈 좀 있는 집안이 도시에 살 경우 무조건 사립 다니고요.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학군이 좋을경우 집 값이나 아파트 렌트비 차이도 어마어마 합니다. 그리고 보통 이 경계선은 저번에 얘기 드렸던 흑인동네 백인동네로 나눠지기도 합니다.
4. 사교육
사교육도 잘 안받고요. 가끔 SAT 과외나 도움이 필요할 경우 학교차원에서 도움을 받는경우도 많고, 한국처럼 "학원"이라는 개념도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사람들이 미국으로 와서 학원이라는 개념을 만든 느낌입니다.
보통은 학교끝나고 운동부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다른 클럽활동을 합니다. 그나마 이것도 안하는 애들은 그냥 놀고요.
사실 부모입장에서는 애들교육에 크게 돈 들어갈데는 없는데 그냥 라이드 해주느냐 바쁩니다. 그래서 친한 부모끼리 돌아가면서 운전을 해주기도 합니다.
5. 차별
학업성적이 좋은 동양계들이 대학입시에 역차별을 받아왔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흑인이 동양인보다 아이비리그나 의대에 들어가기가 휠씬 쉬웠습니다.
동양인들은 동양인끼리 경쟁하면서 합격률이 좀 더 빡세지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에 하버드에 소송을 걸어 대법원까지 가서 승소한 케이스로 인해 인종때문에 입학에 혜택을 주는건 불법입니다. (affirmative action).
이 판결이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5년은 기다려봐야 결과를 볼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 그 외에
서부보다는 동부가 교육적인 면에서는 더 좋다고 볼수 있고요.
다만, 아이들 정서적인 면에서는 동양인이 많은 서부가 더 좋다고 볼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필라지역에서 좋은 공립을 나온 동시에 유태인과 백인들과 다니면서 외로운 학창시절을 지냈고,
우울증에 멘탈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한국인 저 혼자였습니다.
그래도 결국엔 좋은 대학교에 지금까지 먹고 살수있는 기반이 되기도 했는데,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학창시절에 더 많은 친구들과 정서적으로 좀 더 행복하고 편했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마 미국에서 애 키우는 부모들의 고민이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다음주에는 그냥 미국안에서의 인식 혹은 그냥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첫댓글 올려주시는 미국 이야기 잘 보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나가서 살고 싶은데 용기가 쉬이 나지 않네요~ 기회가 와도 준비를 안 하면 못 잡을텐데 그저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시리즈의 포인트는 “한국이좋다”입니다. 이방인으로써 사는게 마냥 쉽지는 않은거 같아요
시리즈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그렇게 모범생도 아니고 성적이 상위권도 아니었는데
미국의 초중고 교육보면서 항상 생각했던게
"내가 중고등학교 때 미국에 왔으면 이 학교 성적 씹어먹었을 것 같다" 였습니다.
학교에서 수학이 아니고 산수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특이했던게 지금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인데
학교에 경찰이 있더라고요.
학교 들어가자마자 바로 왼쪽에 101호가 경찰이 거주하는 곳이더군요.
저와 와이프는 한국에서 80-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세대라서
오로지 대학 입시만을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는데
미국에서 아이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아 나도 여기서 학교다녀보고 싶다"생각이 들 정도로
시설이 좋더라고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다들 한국학생들 처럼 공부하면 다 하버드 가죠 ㅋㅋㅋ
그런데 대학교에서는 미국애들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한다고 하던데 맞겠죠?
학교다닐때 교수들이 하도 그런걸로 갈궈대서 궁금하네요.
이것도 케바케인데 보통 이과쪽이 공부를 많이 하긴합니다.
@이겨달라#4 공대나왔습니다 ㅎㅎ
"미국가서 보면 다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여러분들 하는거 보면 실망스럽습니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양반이 있었습니다.
틀린말은 아니긴 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매번 흥미롭고 재밌네요.
체육을 그렇게들 시켜서 그런가 대학에서 밤새 술 마시고 1교시 8시에 출석하는거 보면 경이로운 느낌 ㅋㅋㅋ
이번 글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다르네요 우리나라와는.
1. SAT는 이를테면 토익처럼 여러 번 시험치고 젤 좋은 걸로 고르면 된다.
2. 조금만 공부해도 상위권이 될 수는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일종의 인종 쿼터? 같은게 있어서 동양인 기준으로 대학입시가 만만한 것은 아니다.
3. 어린 학생들이 인종간에 두루두루 친해지는 현실은 존재하기 어렵다.
바쁘시겠지만 그냥 궁금해서 또 질문드립니다.
재수는 없다. -> 그렇다면 뒤늦은 나이에 더 좋은 대학을 가려고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보통은 대학교때 더 좋은학교로 편입 하는 케이스가 있고요. 뒤늦은 나이가 어느정도를 얘기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학부 나와서 좋은 대학원을 가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자기 점수보다 낮은 대학교가서 상위1프로 먹고 의대나 치대로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겨달라#4 그런 경로가 되는거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저랑 같은 해에 미국 필라로 유학간 중학교 동창이 있는데 유펜에서 수석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 가더군요.. 나도 그 친구처럼 유학 생활을 했었어야 하는데 크흡 ㅠㅠ
제 주변 지인들은 집안 사정으로 인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그냥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 가서 거기서 톱 먹고 장학금 받아서 편입 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이미 대학 과정이나 AP 클라스를 들어서 조금 더 수월하게 들어가는 경우도 많고요. 제일 중요한 건 그냥 성적만 좋다고 좋은(한국 사람 기준) 대학교 가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다니면서 그냥 학교만 다니면서 수업만 들은 친구들 보다 사회활동이나 방학 때 마다 인턴/알바 한 친구들이 나중에 직장 찾을 때도 어드밴티지가 있고요. 여름 방학마다 한국가서 놀던 친구들이 나중에 대학교 졸업하고 나중에 취업할 때 후회하더군요. 같이 면접 보러 온 미국 애들은 방학때마다 알바/인턴, 사회활동 등등 참여를 해서 그런 부분을 더 가치 있게 여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