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 저녁은 우리 수필 문우회 회원의 진지한 수필 합평회가 있었고
끝나고 장충동 족회관에서 저녁과 술을 마시고, 늘 하듯이 2차를 태극당으로 가서
더운 여름에 시원한 빙수로 끝내었다.
나는 이 집의 아이스크림 모나카 10개들이 하나와 밤 페스튜리를 처를 위해 사서 집으로 갖고 왔다.
토요일 아침 일찍 깨어나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해가 떠서 덥기 전에 동네 산책을 나왔다.
이 시간은 산책로가 조용하고 걷는 사람들의 연배도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대세이다.
아파트 뜰의 모과도 많이 열렸고
그동안 알이 굵어 졌다.
아파트 옆 산책로를 올라가는 계단 옆에 매미가 탈피한 껍질이 보인다.
맥문동도 한참이다.
조금 있으면 염주 알 같은 열매가 맺히겠지.
누가 휴지를 버렸나 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비온 뒤 자라난 버섯이다.
은행가지가 열매가 달린 채 꺾어져 있다.
길마중다리에 서서 잠실 쪽을 내려다본다.
내려가는 길에 핀 능소화.
비비추가 지고 난 뒤 피는 하얀 옥잠화.
고속도로 서초 IC까지 왔다.
풀숲에 들어가 네잎 클로버를 하나도 찾지 못하고 촌스러운 접시꽃을 본다.
철쭉이 화려하였던 자리에는 가녀린 메꽃이 피어 있다.
고속도로 지하를 지난다.
무슨 안 보던 구조물이 있어
자세히 보니까 블루 나무라는 어번 캠퍼스.
방이 되면 조명이 들어온다고 적혀 있다.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나온 김에 우면산 약수터까지 가보자.
약수터 입구에는 repellant 뿌릴 수 있게 해놓았다.
돈이 많은 서초구이다 보니까.
약수터도 위에 지붕을 해놓았네.
물 한 모금 마시고.
새로 지은 화장실도 보고
서초구 보건소에서 이런 것도 설치를 해 놓았다.
약수가 흘러 내려오며 만든 생태연못이다.
다시 남부순환도로로 내려 왔다.
아마도 불법경작을 하는 터 밭에 심어진 토란을 보고
위에 올라가보니 여기는 더 많이 있구나.
서울에서는 토란 뿌리를 먹으나 경상도에서는 줄기를 말려 국에 넣어 끓여 먹는다.
하도 새들이 쪼아 먹으니 수수는 모기장으로 싸놓았다.
물을 시원하게 흘러 보내는 분수를 지나
그 앞의 꽃이 져가는 장미화단을 본다.
나는 술을 마시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
아니 요즘은 아예 운전을 잘 하지 않고 처의 기사노릇을 하느라 차를 가지고 나가면
반주도 못하고 집에 돌아와 조금 마신다.
젊은이들을 위한 갤러리가 생겼네.
개관시간은 11시라 나중에 와보아야 겠다.
광장 옆 시계탑 아래에서 자판기 콜라를 마실까 하다가
커피 한잔을 마시러 예술의 전당 안의 테라로사에 왔다.
문을 열어놓아 들어갔더니 커피는 8시 반부터 라서 들어와서 혼자 기다린다.
5천원 주고 마시는 커피가 교대 정문 앞 쉬즈 바젤의 천오백원짜리나
중대병원 옆 아드리아의 2천 오백원짜리 보다 맛이 나을 게 없다.
집에서 걸어왔으니 갈 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자.
첫댓글 내 입에는 이태리 보통 급의 식당에서 마셨던 커피와 유럽 리버크루즈에서 마셨던 커피가 아주 좋았었습니다.
그렇게 쓰지도 싱겁지도 떫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