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청유
내 너를 손끝으로 불렀다
아니, 손끝으로 세웠다가 맞을 법하다
인연은 손끝에서 시작 되는 법
눈빛보다 가까운 손끝서
하얀 커튼이 드리운 창밖에서
깊은 속을 비우던 겨울의 눈발처럼
맞물린 손끝에, 우연찮게,
젖혀진 속이 훤히 드러나던 날
누군가에 읽혔을 네 꽃말을 해독했다
힘겨워하던 꽃,
뿌리 체 뽑혀진 흔적이 읽혔다
눈빛을 견주기전,
단 한 번도 생기를 잃은 적 없었다
독이 오른 내 손끝서 몇 해를 시름 앓던 꽃
닫힌 언강이 풀려버린 날
닻을 올려 홀씨를 띄운 꽃
바람의 깃으로 돛을 세운 허공을 보았다
밤의 끊긴 손끝서
새벽의 눈빛보다 먼 길의 뒤태에서
돌아서지 않을
바람의 의지가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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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창작의 방
바람꽃
청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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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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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바람꽃, 어떤 색일까...
이제는 희미한 안개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