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 31세 직장인입니다. 아들 하나 있는 외벌이 이구요.
직장생활은 제대하고 25세부터 이제 7년차이네요. 작은 월급 대비 높은 집값으로
인해 항상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구요 얼마전에 2년 보유한 수도권에 21평 복도식을
매도하였습니다.
선대인부소장님의 책 부동산대폭락시대가 온다. 위험한 경제학을 읽고 부소장님의 팬이 되어버려
근무시간 짬짬이 카페 글을 읽고 인터넷상의 윤상원님 글도 읽으며 항상 공부하고 있어요.
1. 저의 이야기
집을 구입하게 된건 2007년 겨울 전셋집을 구하러 돌아다니다가 중개업자가 전세가는 9천, 매매가는
1억4천이니 5천만원 대출받아 사는게 이익이다 해서 구입했습니다. 물론 수도권에 위치도 나쁘지
않은 아파트이고, 2002년 기준시가 대비 당시 기준시가를 비교하였을때 거품이 거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을 해서 구입했지만요. 집을 구할때 언론에서 소형강세라는 얘기를 하도 떠들어서인지 매수자가 많아
집주인들이 하루사이에 가격을 올리고 해서 결국 남향집이 아닌 동향집을 구입했죠.
1년거치 15년분할 고정금리 6.6% 매달이자로 30만원, 1년후부턴 원리금 50만원.
제 연봉은 대략 3500정도 되는데 결혼하서 좀 지나서 출산하고 나니 이자갚기도 버거워 저축은 거의 못하고
오르는 집값만 기대하며 살았죠. 2008년 봄이 되니 1억9천이 되어 넉달사이 5천만원이 올라 저축을 안해도
돈을 버니 이런게 레버리지 효과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지만 가을 미국 금융위기가 터졌고 집값은
곤두박질..그후로 집값은 신경안쓰고 살다가 옆동네에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가 신규입주하고 34평
전세가 1억4천이고, 애가 커가니 집도 좀 좁다는 느낌이 들어 집을 매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아파트가 지하철 5분거리에 옆에 초중고, 마트, 상권 다 있는 곳이라서 국토부 실거래가나 중개사 얘기들어
보면 한달에 몇십건씩 거래가 있으니 국민은행 시세가 1억8천인걸 보고 남는 차익을 생각하며 미소지었습니다.
하지만 집을 내놓고 한달간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었고 그후 매수자가 나타나 결국 1억7천에 매도했습니다.
거래가 없다없다하던게 말로만 인줄 알았는데 정말 실감나더라구요, 저보다 더 여건 안좋은 곳에 비싼 집이라면
어땠을지.....
단순 생각하면 2년만에 3천만원을 번거지만, 취등록세 중개사 5백, 은행이자,중도상환수수료 8백, 양도세2백,
양도중개사1백을 빼니 천4백만원이 남네요. 사신분이 저보다 2년후에 취득한 이유로 3천만원이나 손해를 본건데
(그것도 2006년 초에 샀으면 1억이면 샀답니다!, 사실 동향이라 햇빛도 안들고 21평 복도식인 거 생각하면 1억이면
충분한 가격이라 생각해요!)
그중 20%를 국가가, 10%를 중개사등이, 30%를 은행이 가져가네요..ㅋ 1억4천 집이 이럴진데 10억짜리 집이라면
국가, 중개사, 은행이 가져가는 돈이 상상초월이란 얘기죠.. 물론 저도 자동차 한대값 벌어서 그동안 저축등으로
대출 거의 갚고 부동산 대폭락 걱정없이 34평(확장한집이라 거의 38평) 새 아파트에서(물론 제 집은 아닙니다만)
살 수 있어서 행복하지요. 하지만 집값이 3천오른게 아니라 3천이 떨어졌다면 정말 끔찍하겠죠 제 2년 저축액이
한방에 날아가고 은행,국가가 가져간 것 생각하면 3년저축액이 날아간거니..
대출 받고 집을 사고 팔아보니 부동산 거품으로 이익을 받는 자가 누구인지 명백하더라구요. 어차피 개인은 더
넓은 집으로 갈수 밖에 없으니 집값 올라봐야 소용없고....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아파트 기준시가를 조회해보면 모든 선지자분들이 얘기하신데로 2001년 이후 수도권 집값이
폭등한 걸 알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그런 집을 가진 사람을 보며 속도 상하고 박탈감도 가졌었는데 이젠 언젠가
큰 충격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집값이 2001년 수준으로 회복하면 32평(국민주택! 고로 모든 국민이 가질수 있는 수준)
아파트를 2억이내에 제 전세금에다가 열심히 저축하면 살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기고, 하나밖에 없어 불쌍한 우리
아들에게 동생도 만들어 줄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값이 2001년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서울 집값이 그동안
두세배는 올랐으니까요. 하지만 2001년부터 8년간 물가상승률해봐야 30%아닙니까? 그리고 저희회사 월급 3년째
동결입니다. 그러니까 제 월급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미만이니 집값도 물가상승률 수준이면 적정한거라고 봐요
2001년 32평기준 신도시 집값 1억5천정도였으니 지금 집값은 2억이면 적정한건데 그것도 오래된 아파트 말고
새아파트 기준으로요..ㅎㅎ
2. 저희 아버지 이야기
지방에서 88년 국민임대주택 15평에서 시작해서 93년 1500만원에 분양받고, 94년 32평 6200만원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중간에 주식반토막, 실직등으로 최근에서야 빚을 다 갚으셨다고 합니다. 정말 구두쇠이신 아버지이지만, 불가항력적인
안좋은 일들의 연속으로 두 자녀 키우고 이제야 빚을 갚으셨다니 서글프네요. 현재 15평 주공은 재건축중으로 얼마전에
분양권 6400만원에 양도, 32평 아파트 현재 시세 1억원인데, 지방의 주공재건축 분양가가 얼마냐 하면 2억입니다.
그러니까 집 두채를 팔고 이제 빚을 다갚으신분이 다시 4천만원을 대출받아야하는 수준..
그래서 제가 이거 다 개거품이니 파시라고 해서 6400만원을 받았으니 결국 5천만원이란 거금(?)을 버신거죠..
서울에 재건축아파트라면 이금액에 0하나가 더 붙어야겠지만 재건축이라는 이유로 집 두채를 팔고 대출받고 이사가야되는
건지 이해가 안되고, 팔기 잘했다는 생각 정말 많이 듭니다.
3. 누나 이야기
누나는 맞벌이인데 매형은 서울에 누나는 지방에서 엄마아빠랑 애 둘데리고 8년째 살고 있는 주말부부입니다.
연봉이 둘이 합치면 7~8천정도 되요..
7~8천하니까 많아보여도 애봐주는 부모님 용돈에 두집살림 생활비에 애둘 유치원비에 하면 외식이나 여행을
저희 가족보다도 못하는거 같아요..
원래 매형은 8천만원 전세 살고 있었는데 은평뉴타운 32평에 2008년 당첨되어 구입해서 살고 있습니다.
분양가 3억5천 부대비용 포함 3억7천, 대출 2억3천 대출이자 5%정도?이니 이자만 월 100만원, 원리금 상환돌아오면
200정도.. 그런데 현재 cd금리가 낮아서 그런거지 앞으로 원리금금액은 얼마될지 짐작못함..
물론 제가 21평 전세살때 가보니 집은 넓고 좋았지만 맞벌이 월급 중 한명 월급이 이 집에 꼴아박히고 있으니 좀 비싼
집이구나 이런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매형은 내가 운이 좋아서 이런 가격에 집을 얻었지 지금은 5억정도 간다고
합니다. 근데 사실 비슷한 지역의 같은 아파트 전세 저는 1억4천에 얻었어요.
아파트 평당건축비 300잡아도 34평이면 1억, 은평뉴타운 토지 보상가 평당 200잡고 대지지분 18평이면
3600이니 아무리 높은 값에 팔아도 2억이 넘지 않는 집을 3억 7천에 구입한 꼴이니 얼마나 비싼겁니까..
물론 현재 차익은 1억3천이지만, 은행이자가 일년에 천만원씩 나가니 10년 정도 살면 원금보전 수준 되겠네요.
근데 매형일이니 제가 왈가왈부 하면 안될거 같은데 좀 불안해요
제가 이런 소소한 가정사를 쓴 이유는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한 투자와 그 허실, 재건축 아파트의 실체,
신규 공공분양아파트의 고분양가문제와 최근의 가정사와 일치하고 부소장님 책의 내용에 비추어 볼때 그 이론이
명확히 들어맞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게다가 금리문제와 인구문제를 이해하고 지금의 부동산을 보면
더더군다나요..
대한민국의 극심한 불경기, 취업난, 저출산, 성실한 사람들의 박탈감을 모조리 해소할수 있는 부동산 거품붕괴가
조속히 다가와서 우리 모두 행복해 질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누나를 비롯한 주변에 대출 만땅 받아 집 산사람들
생각하니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아무쪼록 모두가 윈윈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에효 그렇군요.. 전 24평 복도식 아파트 2억 초반에 샀는데... 한 20년 살고 (지금10년된 아파트..) 1억쯤에 팔기만해도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마음을 비운거죠.. 쳇.. 돈 모아서 땅사야겠네요 안 잡아먹히려면...
아무쪼록 모두가 윈원하는 세상... 그런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버블 붕괴님 글 너무 잘 쓰시네요.우리네 이야기 아주 쉽게 대비되네요.잘 읽었습니다.
글이 차분하면서 설득력이 있습니다.감사합니다.욕심버리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