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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 "마님 오늘은 어디로 모실깝쑈" "당신 맘대로 하여라" "엉덩이에 뿔 났냐고 여쭈워라" 우리들은 정말 우리 답지 않은 말로 아이들 흉내를 내며 조용한 집의 고요를 깨며 웃는다. 옛날 같으면 어림도 없는 침묵의 왕이였던 우리집 양반의 말투하며 말 받아 넘기며 화도 안 내는 모습을 본다. 퇴직후 10여년을 놀더니 변해도 많이 변했고 나도 많이도 변해있다. 늙어 갈수록 둘 사이도 남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서로를 건드려 주지 않으면 하루종일 당신은 당신 방에 나는 내 방에 할 일 들을 붙들고 밥 챙겨 먹는 시간만 식탁에서 만난다. 그래서 계획을 세워서 가까운 곳에 한 달에 두번은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 오늘의 여행지는 양평 용문산으로, 여주 신륵사로, 세종대왕능으로 정했다. 1100년이나 되였다는 천연 기념물 30호인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서였다.
(길) 용문사가 있는 용문산 올라가는 입구부터 길이 참 잘 가꾸워져 있었다. 같이 있어도 외로운 길 이부자리 친구와 같이 걷는다고 인생 길 외롭지 않던가 손은 잡았으나 생각은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으나 그래도 우리는 손을 잡고 눈으로 위로하며 환한 웃음속에 외로움을 덜며 걷는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훤이 안다는 40년지기 인생 친구 자연을 보며 하늘을 보며 가는 길에는 가을도 생각나고 고향도 생각나고 그리움으로 꽉 차있다. 뒷짐지고 땅만 보고 말없이 걷는 그 사람 눈은 무엇을 찾기에 아래만 보고 걷는가. 일찍 가실 줄 알고 논둑 길을 걸으며 "아가 혹시 엄마가 없어서 생각나면 청정주를 외여라" 어린것 손 잡고 "천지 여기 아심정, 만사여의 아심통 천지여아 동일체 아여 천지 동심정" 가르켜 주신 청정주를 외우며 회상에 젖어 용문사 절터 길을 오르고 있는가? 참 허망하고 허망한 삶의 길이다.
(청춘) 오르는 길 옆에 도연명의 한 귀절이 심금을 울린다. 오늘 이 시간도 나에게 한번 뿐인 시간, 참 귀하고 귀한 시간이다. 저 잔디에 돗자리 깔고 누워서 책이나 한나절 읽고 싶다. 송나라에 조수인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평생에 세가지 소원이 있다. 그것은 세상의 좋은 사람은 모두 알기를 원하고 세상의 모든 좋은 글들은 읽기를 원하며 세상의 좋은 산수는 모두 보기를 원하는 것이다" 라고 했다. 붙잡을 수 없는 세월을 주머니에 넣고 간 내 청춘도 이미 가고 없고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만나는 좋은 법우 문우를 모두 다 알기를 원하기도하고 세상의 좋은 글들을 읽고 또 읽어보고 싶다고 나도 외치는 바이다. 독서는 과거 선현들의 지혜는 물론이고 현대의 생생한 정보를 알 수 있고 미래 사회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 않는가. 나 또한 독서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취해서 글쟁이로서의 미미한 지식을 풀어 먹고 있지 않던가. 지나간 청춘 생각지 않고 지금 여기 미래 보다는 청춘이니 조수인의 3가지 소원이 어찌 꿈 만이겠는가. "여보, 빨리 걸어, 천서리 막국수 먹으러 갈려면 빨리 올라 갔다 와야 해 " 꿈을 깨야겠다. 숨가쁘게 걸어서 용문사 대웅전 앞에 섰다. 현재의 것만을 알고 옛것을 모른다면 이는 마치 두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한 발로 걸어 다니는 것과 마찬 가지라고 했다. 그래서 공자님도 "옛것을 알아야만 스승이 될 수 있다"라고 말씀 하셨다. 옛날 선조 들이 지식과 지혜를 동원하여 자리를 잡고 나라와 백성을 위해 공들인 이 자리 1100년의 은행 나무와 운명을 같이하던 고적의 절터에 갑자기 머저리 같은 내가 서 있다. 아마 머저리 같이 모든 걸 순리대로 놓고 마음 편하다면 그것도 극락임이 확연 하리라 생각 해 본다. 그래 모두가 편한 머저리가 되여 보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내 앞에 하늘을 찌를듯한 늙은 은행 나무가 서 있다. 100년도 안되는 한 생이 이리 어렵다고 난리인데 11 세기를 살고도 의연한 은행 나무가 웅장하게 서 있다.
(잉태 ) 늘어진 가지 가지마다 아직도 자식을 주저리 주저리 잉태하고 끊어질듯 아프다. 군데 군데 지팡이로 의지한체 1100년의 세월속에 암컷의 소임을 다하는 머저리, 늙은 부처님 처럼 초록의 머리를 산발 한체 지쳐서 서있다. 일년에 두가마씩 은행을 딴다고 한다. "도대체 1100년을 열매를 맺게한 정력 좋은 숫컷 나무는 어디 있는 거여" " 참 당신도 많이 변했어 늙더니, 왜 그리 입이 걸어진거여" "ㅎㅎㅎ~~몸은 늙었으니, 입이라도 걸어야제" 사선으로 대웅전 뒷편에 꽤 큰 숫컷 은행나무가 수줍어 얼굴 내밀기 부끄러운듯 살포시 숨어있다. 물이 맑고 좋아 걷느라고 지친 발을 씻어주러 계곡에 잠깐 발을 담그며 앉는다. 담근 발 옆으로 어린 송사리 떼들이 무리지여 노느라고 난리다. 송사리도 세속에 물들지 않아서인지, 사람이 옆에 와도 죽는지 사는지 모르고 노는데에 정신이 팔려 인간의 살 냄새가 먹이인줄 알고 다리를 슬슬 건드려 본다. 높은 계곡에 굽이 굽이 흘러 내리는 맑은 물도 신기하고, 또 그 물 줄기를 거슬러 올라 삶의 터전을 잡아 새끼들을 키우며 보금자리를 잡은 송사리 식구들의 자유로움이 부럽다. 자연속에 생명을 걸고 부귀와 명예가 필요없는 삶 그것들이 모두 모두 부처임을 본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지칠듯 가을 초입의 하늘이 푸르게 눈이 부시다. 도대체 조물주가 선물한 이 오묘한 자연의 조화는 위대하면서도 침묵 속에 고요하다. 이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침묵은 온갖 잘못이 잠들 수 밖에 없다. 생존경쟁에 지쳐있는 육신의 보약, 육신의 경전, 말 한마디 없이 묵언으로 죄 많은 인간을 한 없이 다스리며 위로한다.
(천서리) 어리석은 나 화를 내는건 자연의 이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일세 마음의 불길 계곡에 풀고 얼굴 간지럽히는 바람에 흘러 보내리 세속의 인심 꼿꼿이 서러워도 시비의 세상일 실상이 없는것 자연속에 누우니 모두가 다 헛것일세 여행 중 일미를 찾아 나서며 먹어 보는것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여행 못지 않게 재미지고 흥겨운 일이다. 경기도 이천에 소문난 "천서리 홍원 메밀국수 집" 을 네비게이숀에 "쿡" 찍는다. 가끔 고집 불통이지만 참 똑똑한 우리들의 길잡이 네비가 외수없이 그 장소에 우리들을 안내한다. 이 시골에 사람도 많기도 하다, 이리 저리 소식 듣고 몰려든 여행 객들이다. 얼마나 맛 있기에 우리 귀에도 소문이 났고 와 보니 완전 기업형이다. 메밀가루를 사용하는 %가 틀리단다. 동네 이름도 특이한 찬 서리가 아닌 천서리 배고픈 한이 서리 서리 천번을 맺힌 고개인가 배도 고프겠다, 비빔 메밀 한 그릇이 꿀맛 중에 꿀맛이다. 돌아 오는 길, 팔당 땜 부근 경치 좋은 찻집에 차를 대고 하얀 거품이 소복이 맛을 돋구는 메밀 국수 값 보다 더 비싼 카푸치노를 후루룩 드러 마시며 우리는 하루를 접는다. 하늘에는 우리가 예측 못 할 바람과 비가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 저녁으로 달라지는 화와 복이있다. 인간지사 새옹지마 알수 없는, 어찌 변할찌 예측 못하는 인간 운명의 이치 앞도 뒤도 너무 걱정 하지 말고 오는 그대로 지금 현재 아름답게 즐기는 운명의 순리를 따르며 갈 뿐이다. |
첫댓글 선생님 . . . . .
읽고
다시 읽고
놓은신 글 속에 푹 빠지더니
용문사를 거쳐 웅장한 머저리은행나무를 가슴에 품고 여름햇살 뜨거움을 메밀국수에 식히고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니
제 마음이 너무 평안합니다
감사합니다^^
댓글의 아름다움~~멋진 인연 또 맺어지나~~^*^
@임선영 인연 맺어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하하하하! 천서리 막국수 침이 꿀꺼 넘어갑니다.
많이 다니소서!
저 처럼 다리 아프면 가고자파도 못가니까요! 하하하하하하!
그렇게 건강 하시더니...
세월 무상입니다. 그래도 건강 잘 챙기세요. _()_
아름다운시를 잘읽었슴다 계속 써 주셔요 감샤~!!
그래야 겠네요. 아름답다니니~~ 이 감사 어이하나~~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