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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악기를 꼽으라면 단연 통기타가 아닐까. 모든 악기는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지만, 표현할 수 있는 음색이나 접근성, 휴대성 등을 생각한다면 기타만한 악기도 없다. 목동 동아리 ‘JB통사모’는 매력적인 악기, 통기타에 푹 빠져 사는 이들의 모임이다. 반주와 노래연습을 통해 제대로 가을을 만끽하고 있는 JB통사모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내겐 너무 매력적인 악기, 통기타
목동 JB 실용음악학원 연습실에 아름다운 기타선율과 함께 귀를 촉촉이 적시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지난 추억을 음미하게 만드는 곡들이 이어지니 어느새 연습실 공간은 가을 감성으로 가득 찬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면 기타를 들고 하나둘씩 모이는 사람들. 양천구 기타동아리 ‘JB통사모’의 회원들이다. JB통사모는 ‘통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 JB 실용음악학원에서 기타를 배우는 회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10~15명 정도의 인원이 정기적인 연습에 참여한다. 주부, 프리랜서, 은퇴자, 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지만, 일주일에 한번 연습하는 시간만큼은 전문 기타연주자 못지않은 열정으로 곡을 맞춰본다. 김인심(목동, 61세) 회원은 “십년만 더 일찍 배웠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기타를 연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임경자(염창동, 67세) 회원은 “기타의 심오한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며 “작은 실수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합주라 더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무대경험은 생활의 활력소
JB통사모는 올해 우리 지역 사회복지관의 효 잔치 및 어르신 데이케어센터 봉사활동, 전통시장 공연, 양천구 축제 공생공락 축하공연, 여수시민문화제가 열린 이순신 광장에서의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무대에서 수준급의 기타연주와 노래실력을 발휘해 왔다. 대상에 맞는 곡을 선정하고, 카혼이나 피리 등 다른 악기도 더해 풍성한 무대를 선사했다. 이들의 공연에 푹 빠진 주민과 어르신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무대에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한다. 행사기획사 대표인 이창재(신정동, 52세) 회원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두다가 지난 3월에 결심을 하고 기타를 배우게 됐다”며 “직접 무대에 올라보니 긴장해서인지 실수가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공연자를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말했다. 지은희(신정동, 48세) 회원은 “기타는 휴대가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악기”라며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르면 관객들의 호응에 뿌듯한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누구나 음악적 힐링이 필요하다
JB통사모는 매주 수요일마다 한 시간 동안의 연습이 끝나면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근처 식당에서 식사도 같이 한다. 동아리가 결성된 후, 기타로 하나가 돼 서로를 다독이며 끈끈한 우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경진(목동, 46세) 회원은 “늘 연습하는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꼼꼼하게 지도해주시는 선생님과 동아리 언니들을 보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도전을 받는다”고 전했다. JB통사모에서 기타를 가르치며 회원들과 함께 공연을 이끌고 있는 최응수 원장은 “JB통사모는 행사에서 요청하는 곡뿐 아니라 추억을 회상하는 아름답고 긍정적인 노랫말의 곡으로 기타와 보컬연습을 하고 있다”며 “무대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음악으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회원들이 있어 가르치는 시간이 즐겁다”고 전했다.
< 미니인터뷰>
최응수 원장(목동 JB실용음악학원)
음악으로 심리치료와 정서적인 위로를 주는 음악치료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하면 BDNF(뇌유래 신경성장인자)라는 물질이 나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지요. 건강한 삶을 위해서 쉽게 배우고 좋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악기 연주에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김은희 회원(목동, 65세)
강화도에 별장이 있는데요. 시골방문 때마다 기타를 들고 가서 남편과 함께 연주하곤 한답니다. 악기 하나는 꼭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등, 중학생 손주들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고 있는데, 칠순잔치에 가족음악회를 열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중 하나랍니다.
김인심 회원(목동, 61세)
기타와 만난 지 4년이 됐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기타에 대한 열망이 있었어요. 주민센터에서 처음 기타를 접한 뒤, 좀 더 심도 있게 배우고 싶어 JB의 문을 두드렸고 동아리 활동도 시작했지요.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언젠가 무대에서의 단독연주를 꿈꾸고 있어요.
지은희 회원(신정동, 48세)
십여 년 전에 처음 기타를 잡았다가 오랫동안 쉰 이후, 재회한 지 2년 정도 지났어요. 클래식 기타부터 시작했는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통기타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통기타는 매력적인 악기인데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다양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깊답니다.
임경자 회원(염창동, 67세)
고등학생 시절, 처음 기타를 잡았는데요. 당시 부모님의 반대로 기초밖에 배우질 못했어요.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며 정신없이 살면서도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가 뒤늦게 기타를 배우면서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무대에도 서니 주위에서 저의 용기가 부럽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서경진 회원(목동, 46세)
손이 작은 편이라 우쿨렐레를 시작했다가 기타의 풍성한 음색에 반해 악기를 바꾸게 됐어요. 공연무대를 위해 기타연주와 함께 보컬도 제대로 배울 수 있어 좋고, 복지관이나 데이케어센터의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니 보람이 커요. 동아리 회원들 간에 정도 깊어 즐겁게 활동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