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페자-웨버 불화설이 터지고 실제로는 밀러가 중심에 있었다는 일화가 퍼질 때 들은 생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웨버는 늘, 기자 인터뷰를 통해 팀의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곤 했거든요. 비난이 아닌 의도적인 질책이었죠. 평소와 같은.
주로 타겟은 평소에 술담배 해대고 휴가시즌에 퍼질르는 유럽 선수들이었구요.
그리고 그 갈굼은 상당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웨버는 농담 삼아 자기가 심리학을 전공해서 심리에는 도통하다고 말하기도 했구요.
실제로 블라데 디박같은 경우는 웨버의 갈굼으로 오프시즌 자선활동도 잠시 중단하고 몸을 만든 결과 다시 부활했었구요. 그 결과 레이커스에게 무기력하게 4연패 당한 그 다음해에 최종 7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죠.
그런데 2시즌 연속 부상 당하고 돌아오니 웨버의 리더쉽이 예전과 같지 않았던 것입니다. 전에는 웨버가 무슨 말을 해도 팀원들이 '웨버사마~'하고 받아들였는데 작년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죠. 한마디로 웨버가 분위기 파악 못하고 말실수 한게 되어버렸구요. 특히 브래드 밀러의 예상치 못한 대 활약은 결정적으로 웨버의 리더쉽에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심리적인 걸 떠나서 킹스 프론트진과 선수들이 웨버가 아니라 다른 선수가 중심이 되어도 충분히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명백하게 깨달아버리는 결과가 되었던 것입니다.
웨버가 빠졌을 때 30점씩 넣으며 에이스로 부상한 페자의 뒤에는 밀러가 있었습니다. 페자-웨버 콤비보다 밀러-페자 콤비가 더욱 위력이 있고, 더군다나 페자 스스로 밀러와 플레이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꼈구요. 더구나 밀러는 씨웹보다 젊고 건강하고, 키가 크고, 터프하며 5번까지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연봉도 활약에 비해 쌉니다. 천만불도 안합니다. 요즘 세상에 7피트에 올스타까지 한 센터를 누가 천만불도 안주나요. 킹스는 페자가 6-10이고 밀러가 7피트 이기 때문에 웨버보다 키가 작고 득점력이 떨어져도 보다 하드워킹하고 피지컬한 4번으로 대체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슬슬 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본래 웨버는 이기적이거나 볼욕심이 많은 선수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자신이 빠졌는데도 팀은 정규시즌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돌아왔으나 몸은 예전같지 않은데 의욕은 넘치는 상황에서 웨버는 다시 본인이 하이포스트에서 공격을 조율하길 원했고 덕분에 밀러는 벤치와 선발을 오락가락하게 되죠. 이때 웨버가 한 말이 'This is still my team'이었답니다. 정말 씨웹답지 않은 말입니다. 언제부터 씨웹이, 천하의 크리스토퍼 메이씨 에드워드 웨버 3세께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키는 발언을 해야 할 정도로 입지가 약했었나요?
사실 웨버가 저렇게 외치면서 자기의 예전 역할을 고수하려 할 때 부터 전 웨버의 트레이드를 예감하긴 했습니다. 이미 저 팀은 웨버의 손을 떠났구나..더군다나 단장은 왕 냉정한 계산의 천재 지오프 페트리쒸이니...
다만 저렇게 고만고만한 선수들을 받아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빅플레이어와 고만고만한 플레이어 여러명 트레이드는 대부분 실패하는 법이거든요.
크리스 웨버의 운동신경, 농구센스, 좋은 체격, 기술 등등...그는 많은 장점을 가진 플레이어입니다.
그러나 제가 웨버를 정말 대단하게 보는 것은, 데뷔 초부터 계속해서 부상을 당하고 그에 따라 플레이스타일을 바꾸면서도 늘 최정상급 선수로 남아있었다는 사실입니다.그리고 팀 스타일에 따라 적응을 굉장히 잘합니다. 그만큼 창조적인 플레이어라는 뜻이 아닐까요.
골스에서의 웨버는 정말 공격적이고 파이팅이 넘치면서도 슛거리가 긴(그러나 자유투는 못하는) 만능 선수였고 돈 넬슨은 그를 극강으로 빠르고 3점을 쏘며 날아다니는 신종 센터로 키우려고 했습니다. 사실 당시 골스가 공격은 강했는데 센터는 별로이기도 했고...웨버 플레이 자체가 애매한 포지션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빈다. 제가 그떄 골든 경기를 거의 못봐서 자세히 말씀은 못드리지만...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웨버는 넬슨에게 따지고 들었고(내용인 즉슨 난 센터를 본 적도 없고 볼 생각도 없고 원래 내 포지션도 아닌데 왜 강요하냐고 .--;;;), 이에 충격 받은 넬슨은 웨버를 트레이드 시켜버리죠. 넬슨은 그떄를 회상하며 생각해보니 그때 웨버와의 갈등으로 인해 본인이 느낀 게 많아 코칭 스타일을 바꾸었다고 하죠. 전에는 자신의 선택이 옳고 선수는 자신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밀어부쳤는데 웨버가 그 이후에 계속 성장하는 것을 보고 선수의 의도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구요.
워싱턴에서도 물론 웨버는 잘 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팀사정상 죽도록 싫어하는 센터의 역할을 간간히 해야 됐었구요. 무레산이 자리 잡기 전까지 말입니다. 하워드와의 역할 겹침도 있었습니다. 더구나 웨버의 주위엔 조언을 해줄 만한 베테랑이 없어서 어깨 탈골이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고 있었죠, 덩크하고 어깨를 계속 꼬면 탈골되는 지 몰라서 부상을 당했거든요.
그는 데뷔시즌부터 꾸준히 부상당하고 꾸준히 결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재작년의 무릎 수술 말고는 캐리어나 신체능력을 위협하고 갉아먹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미치 리치몬드와 트레이드 되어 킹스에 온 이후 웨버는 리바운드 1위에 오른 적도 있고, 킹스가 막강 멤버를 갖추었던 2001-2002 시즌에는 삼점슛 시도를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웨버는 킹스로 온 첫시즌부터 삼점슛 시도가 엄청 적어지긴 했는데 결국에는 한번도 안쏘고 정규시즌을 마치더라구요.워싱턴 시절에는 200개 씩 시도하던 선수가 말이죠. 그러면서도 20점 이상 해주는 선수가 웨버입니다.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고 팀컬러에 자신을 맞출 줄 아는 선수란 거죠.
원래부터 웨버는 오닐이나 말론 타입의 힘으로 하는 인사이더는 아니었습니다. 힘이 없지는 않지만 힘보다는 스피드와 센스를 이용하는 타입이구요.
자꾸 부상당해서 웨버 블럭이 어쩌구 하는데 블럭은 원래도 가끔 합니다 ㅠㅠ
부상으로 인해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라면 증말 느려진 백코트와 상대편에서 키 작고 빠른 선수가 들어올 때 전처럼 빨리 헬프를 못 온다는 것이죠...
아무리 부상으로 수비 약해졌다고 해도 웨버의 그 센스가 어디 가겠습니까.
웨버는 팀에 자신을 맞출 줄 아는 영리한 선수입니다. 자신의 몸이 좋지 않을 떄 어떻게 어떤 부분을 이용해야 하는 지도 너무나 잘 압니다.그렇기 때문에 거의 매년 20경기씩 결장하면서도 여전히 최고의 선수 자리에 있는 것이겠죠? 매년 부상당하면서도 저렇게 꾸준히 잘 해주는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운동능력이 떨어져도 그 부분을 메꿀 수 있는 패싱 센스와 긴 슛거리를 갖췄습니다.기본적인 하드웨어도 되구요.
웨버는 필라델피아에서 가서도 잘 할 겁니다.
어찌 보면 서로의 가장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최고의 상대를 만난 것 같구요.
웨버를 위해서는 잘 된 트레이드입니다.
어차피 킹스 올 시즌은 힘들거든요.
바비 잭슨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고,
케빈 마틴은 생각보다 빨리 성장하지 않고,
페자는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모블리는 스탯에 보이지 않는 독소가 되고 있습니다.
킹스 경기 보시면, 모블리가 공 잡으면 흐름 끊기는 거 느끼실 겁니다.
브래드 밀러는 대활약 중이신데 넘 피곤하십니다.
그렉 오스터택이 너무나 제한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4,5번 을 오가며 죽어라 뛰고 있는 빵사마님,. 플옵 때는 체력이 동나십니다.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에서 살아남기도 힘든데,
웨버와 아이버슨이라면..
그들의 적은 동부에는 디트로이트와 마이애미 정도...
밖에 없을 테니까요...
웨버를 보내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만...
앤써와 함께 우승하는 웨버를 보고 싶네요.
한편...페트리가 웨버를 보낸 거 보니...
웨버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또 하나 배우네요^^ 사실 저도 작년 오프시즌때 웨버가 밀러까지 비난하는것을 보고 좀 이해가 안갔었는데 이제야 명쾌하게 풀렸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웨버도 필라델피아에서 반지하나는 얻어야죠^^
근데 하나궁금한게있는데요...페자와 밀러도 사이않좋지안나요?
저도 웨버가 올해에 우승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엔 킹스가 우승해야죠!
잘 읽었습니다...글쓰신분의 씨웹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저두 씨웹 정말 좋아하는데..워리스워스때부터 지금까지...씨웹 이왕 필리간거 부상없이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ㅠ.ㅠ...
제 생각에도 웨버의 몸상태를 보고 보낸것 같네요 보낸건 불만 없지만 데려온 선수가 정말 맘에 안듬. ㅡㅡ..적어도 가솔 정도는 데려와야 합당 하지 않을까..
밀러하고 페자는 전혀 안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페자가 밀러가 웨버 자리에 있는 게 더 편하다고 해서..이렇게 된거 라니까요. 밀러의 포인트포워드화로 자리가 애매해진 건 웨버입니다..
아무튼 전 페트리를 믿쑴다~
노쇠화 하기 전에 잽싸게 버리는 센스~ 대단한데 웨버도 그럴라나,,,,
웨버없이도 잘돌아간다는 확신이 있어서 트레이드 했겠죠....쩝...참 명쾌하게 정리해주시니 보기좋네요 ^-^;
맞아요 모블리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