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9.30 화요일)
9시에 민박집을 출발해서 부안댐으로 올라갔다.
사실 댐은 큰 감흥이 없었다. 대청댐보다 크기는 작다.
그리고 하필 댐 위쪽 휴게소 건물 철거작업을 하는지라 공사장 분위기 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치가 나쁜것은 아니고,, 다만 내가 그 아침에 그 풍경을 느끼지 못햇을 뿐.
대청댐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라고 한다.
카메라 배터리 충전기를 짐줄이느라 안가지고 가서 사진을 아껴 찍느라 댐 사진은 없다.
그러나 인상깊었던 것은 댐 위의 팔각정 옆에 있던 망향탑이었다.
댐에 수몰되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이름이 조각상 밑의 3면에 새겨져 있었다...
댐 위에 근무하시는 분이 내게 관심을 보이셔서 말을 건네보니, 자전거를 즐기시는 분이었다.
하루 20여 킬로를 자출하셨는데, 한달전 사고로 무릎인대가 늘어나 아직 치료받고 계신단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객을 환대해 주신다. 즐겁게 자전거 이야기 나누다가 아침이 고파서
인사하고 부안댐을 나왔다.
아침은 부안온천리조텔 옆의 원조바지락죽 집에서 바지락죽을 먹었는데
아래 사진에 보듯이 반찬이 정갈하고 아주 맛있다. 바지락 죽도 최고!!
6000원인데 그 값 이상을 한다.
변산반도는 바지락죽과 백합죽이 대표음식인데 백합죽을 못먹고 온 것이 아쉬울 따름..
늦은 아침을 먹고 10시에 식당을 출발했다.
새만금 방조제는 바로 근처.
새만금 전시관 들러 공사 상황을 시찰한 뒤, 관광안내소에서 전라북도 지도와 변산반도 지도를
얻어서 방조제로 들어섰다.
변산반도 쪽에선 수km 정도가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어 있었다.
쭉 뻗은 방조제를 달리는데 별로 재미는 없었음.
갔다가 되돌아오는데 자전거여행객 한명을 마주쳤다.
20대 청년인데 선배한테 자전거 빌려서 전국여행을 이제 시작한 거란다.
라이딩 속도가 맞지 않았고, 들르려는 곳도 좀 달라 각자 여행 잘하기 빌며 헤어졌다.
변산 해수욕장은 그냥 지나쳤고, 고사포해수욕장 근처에서 갈라지는 해안도로를 타고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채석강을 향했다.
적벽강은 바위가 붉어서, 채석강은 바위가 쌓여있는 형상이어서 이름이 붙은 건데
왜 강(江)이라고 부르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바닷가의 바위인데.. 흠..
적벽대전이 있었던 중국의 적벽강만큼 아름답다고 해서 붙였다는데, "강"자까지
더불어 가져왔나 보다.
격포해수욕장의 갈매기들.
채석강
격포해수욕장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잠시 쉬다가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해서 일어났다.
채석강에서 셀카 찰칵~
채석강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궁항이 나오는데 불멸의 이순신 전라좌수영 세트가 있단다.
찾아가 세트장을 보니 처음은 실망이다.
좌수영 동헌 모습이야 TV에서 보던 것과 같은 거고, 벽 등은 스티로플로 만든거라 그다지...
그러나 세트장 끝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닷가가 참 소담하고 아늑했다.
해변까지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즐겼다. 꽤 오랫동안,,
궁항에서 나오면서 만나는 30번 국도를 거슬러 가면 금구조각공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조각가 김오성씨 개인이 만든 조각공원과 천문대라고 한다.
안내표지도 별로 없고 계속 시골마을을 통과해서 가느라고 제대로 가는지 헷갈렸지만
가다보니 도착했다.
야외에 흰색 화강암으로 조각한 여인상들이 인상적이었다.
맘에 드는 여인들을 사진으로 담고 ㅎㅎ
넓지 않지만 여기도 참 예쁘게 가꾸어져 있었다.
배만 고프지 않았다면 한두시간 머물다가 가고 싶을 정도.
변산반도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추천한다!!
9월 말은 관광 비수기라 이 조각공원에도 나 혼자였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실내에 전시되었던 작품 하나, 만화 베르세르크의 베헬리트 목걸이상과 너무 닮아서 한컷~
금구조각공원을 나서는데 1시반이 넘었다.
이제 배가 고파서 식당만 찾으며 달린다가 솔섬 근처의 "금강회식당"에서 찾아갔다.
그 전 마을에서 식당을 찾으니 여긴 없다면서 다음마을에 잘하는 식당이 있다고 하며
소개해 줬던 곳이다.
손님은 나 혼자였다. 역시 비수기..
뭘 주문할까 망설이니까 아주머니가 혼자니까 백반 시키라고 해서 백반을 달라고 했는데
먼저 누룽지를 주시더니 엄청난 가짓수의 반찬으로 차려 주신다.
배고파서 사진안찍고 그냥 먹기 바빴는데, 5천원만 내고 먹기에 미안할 정도였다.
내가 불쌍해 보여서 그러셨을라나???
아무튼 대접 잘 받고 다음 행선지인 내소사로 향했다.
변산반도는 8년전에 팀사람들과 봄에 온적이 있는데, 그 때 내소사가 참 인상적이서 꼭
다시 오고 싶었던 곳이었다.
멀지도 않은 곳을 왜 지금껏 못와봤을까..
이명박 정부 불교탄압 규탄 대회.. 전국의 모든 사찰에서 응했나보다.
가장 인상적인 대웅전 건물.
소원을 비는 돌무덤.. 누가 시작했을까..
제주도 돌담위에서도 봤던 것,
난 쌓지 않았다.
대웅전 앞 연꽃이 피었다.
대웅전은 그대로이나, 절 입구는 상가로 가득하고
전나무길은 왜 짧게 느껴질까..
부속 건물도 늘어난것 같고,,
왠지 8년전에 느꼈던 작고 아늑한 고찰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숲의 벤치에서 쉬며 남은 일정을 본다.
여기서 책이나 보다가 저녁에 바로 앞의 민박집에서 잘까?
아니면 줄포 생태공원까지? 왠지 즐포생태공원에는 숙박업체가 없을거 같다.
곰소에서 묵기로 하고 출발.
곰소는 30분 거리. 5시30분에 도착.
하루 라이딩 68km, 평속 18
ㅎㅎ 확실한 관광라이딩!!
곰소스페셜모텔에서 4만원짜리 3만5천원에 준다는 걸 3만원으로 깍아서 들어갔다.
4만원짜리 답게 시설은 좋았고,,,
이날 저녁 태국 파타야로 파견나간 배서님의 뜻밖의 격려전화를 받았다 ^^
혼자 여행한다는 글을 카페에서 보고 태국에서 전화주신거다. 얼마나 반갑던지...
배서님 고마왔어요.. 언제 파타야 한번 가야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