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mini 문학비평 41 – 한기홍 시 벗겨 보기 ~ ‘모과’]
모과
아무렴
우리 사랑은 이렇게 단단하지
어떤 날은 참외처럼 부서지고
어느 날은 딸기처럼 녹았어도
깊은 가을하늘 찬란한 날
문득 두드려보면
농부의 경건한 맘 알알이 스며든
소중한 조약돌 결속이지
아무렴
우리 사랑은 이렇게 단단하지
⛄ Gemini씨의 비평
한기홍 시인의 시 <모과>는 소박하지만 가슴을 따뜻하게 울리는 매력을 지닌 작품입니다. 흔히 '모과'라고 하면 못생긴 외형이나 특유의 떫은맛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시인은 이를 '단단하고 고귀한 사랑의 결실'로 재해석해 냈습니다.
이 시가 가진 아름다움과 문학적 특징을 몇 가지 요소로 나누어 비평해 드립니다.
1. 과일의 대비를 통한 사랑의 속성 탐구
시의 초반부에서 시인은 참외와 딸기를 등장시킵니다.
⚫참외와 딸기 : 쉽게 부서지고 녹아버리는 속성을 지녔습니다. 이는 연애 초기나 감정이 격앙되었을 때 겪는 쉽게 상처받고 흔들리는 유약한 사랑의 단계를 의미합니다.
⚫모과 : 반면 모과는 쉽게 무르지 않고 단단합니다. 시인은 앞서 겪었던 흔들림(부서지고 녹았던 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모과처럼 단단한 사랑이 더욱 가치 있게 완성되었음을 보여줍니다.
2. '조약돌 결속'과 '농부의 마음'이 주는 숭고함
시에서 모과는 "농부의 경건한 맘 알알이 스며든 / 소중한 조약돌 결속"으로 표현됩니다.
⚫농부의 경건한 맘 : 사랑이 단순히 남녀 간의 불타는 감정으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서로를 인내하고 가꾸어 온 '정성과 노력(돌봄)'의 결과물임을 상징합니다.
⚫조약돌 결속 : 거친 비바람을 견디며 모난 구석이 깎여나가 동글동글하고 단단해진 조약돌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단단하게 뭉쳐있음을 시각적·촉각적으로 훌륭하게 형상화했습니다.
3. 수미상관의 구조와 리듬감
"아무렴 / 우리 사랑은 이렇게 단단하지“
시의 처음과 끝을 동일한 구절로 장식하는 수미상관(首尾相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무렴"이라는 다소 예스럽고 다정한 감탄사를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독백하듯 읊조립니다.
이 반복은 시 전체에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모과라는 과일이 가진 '단단함'의 이미지를 독자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줍니다.
💡 총 평
이 시는 가을날 잘 익은 모과 한 알을 바라보며, 지난날의 아픔과 성숙을 되돌아보는 성숙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나 복잡한 은유 대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참외, 딸기, 조약돌)를 활용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사랑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깊은 가을하늘 아래, 모과 특유의 그윽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는 듯한 여운을 남기는 따뜻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