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금요일 저녁7시반에 집을 나서서 용인쯤 지나는데 디딤산악회의 김정근씨(한등 44기)의 목소리가 핸폰을 통해 들려온다.차항산방으로 들어오겠다고.
밤11시경 셋이서 탁자를 마주하고서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는다.김정근씨가 작년 겨울에 올랐던 히말리야 6000미터급 고봉인 메라피크 카라반 도중에 촬영한 설산을 배경으로한 멋진 사진을 액자로 표구해 집들이 선물이라며 내어 놓는다.마음 씀씀이가 고마울 따름이다.
2.토요일 조식후 작년 현충일 연휴때 올랐던 노인봉(1,338m)과 황병산(1,407m) 자락에 위치한 속새골을 등반키 위해 산방을 나섰다.이번에는 역으로 속새골로 하산하며 안개자니 골짜기로 빠져나오기로 하고, 진고개로 향하기전에 미리 안개자니골 초입의 "노인봉 민박" 국도변 한편에 차량1대를 파킹하였다.
진고개 매표소를 통과(10;20)하여 된비알을 오르며 건너편의 동대산(1,434m)이 어께높이쯤 오는 지점에서 휴식을 취한다.이날 날씨는 맑고 푸르렀으며 바람도 약하게 부는 정도로 산행하기에 안성마춤인듯한 기상상태를 보인다.정각 정오에 노인봉에 도착,헬리포트에서 잠쉬 숨을 고르며 활짝 만개한 분홍빛 진달래 군락과 황병산 정상부근 그리고 발아래 안개자니골과 지계곡인 식당골등을 줌인하며 켐코더에 저장한다.다음 기회에 황병산 정상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연결하는 서녁골-식당골-거리개자니의 코스를 미리 머리속에 그려본다.
속새골로 고도를 낮추며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에 이르자 한창 제철인 참나물과 곰취가 지천으로 널부러져 있다.비닐봉지에 담을 수 있을 만큼만 널럴하게 나물을 뜯은후 작년의 중식장소인 계곡가 너럭바위에 도착(13;50)하여 탁족과 함께 준비해간 라면2개에 참나물을 넣어 반합에 끓여내니 알싸한 향이 입안에 한참을 맴돈다.
늦은 중식후(15;00) 물줄기를 따라 안개자니골로 합류하여 식당골 초입을 유심히 루트화인딩후 노인봉 민박집을 빠져나오니 오후5시를 가리킨 6시간 30여분 걸린 속새골 산행이었다.
이날 본 야생화는 잎이 곰취와 비슷하게 생긴 동의나물 노란꽃과 분홍빛 쥐오줌풀,참꽃마리,연령초,둥글레꽃과 삿갓나물 그리고 온산을 뒤덮고 있는 남빛의 벌께덩굴 등이었다.
3.일요일 아침6시에 일어나 밖을 보니 약한 산안개가 산 언저리를 감싸는 화창한 날씨다.바람 한점 없는 푸르른 신록의 5월임을 춘두목에 주차후(09;00) 백일평으로 향하는 임도에서 느낄 수 있었다.
숲속에선 낮익은 호호새(?)-일명 "홀딱벗고 새"-의 청아한 소리와 나무를 쪼아대는 딱다구리의 울음만이 정적을 가른다.
잠시뒤에는 광활한 초지가 드넓게 펼쳐진 백일평에 도착할 수 있었고, 동행한 일행(회사 직장동료 고교동창생 부부17명으로 전날 용평 빌라콘도 2실 숙박)들도 탄성을 자아낸다.그들을 안내하여 숲속으로 잠시 들어가 참나물이며 곰취등을 알려주니, 저마다 나물 뜯는 재미에 흠뻑 빠져드는듯 입가에 흐믓한 미소가 번지는듯 하다.
김정근씨의 일요일 저녁 교대근무시간과 일행17명의 귀경길 정체를 피하기 위해 정오 직전에 백일평을 되돌아 나와 진부 방면 유천리의 "유명막국수"집에 들러 미리 예약해둔 수육과 메밀막국수 등으로 푸짐한 중식후 오후1시경 김정근씨등과 헤어져 우리 부부 둘만 차항산방으로 되돌아와 간단한 뒷정리후 켄맥주를 든후 느긋히 오수를 즐긴다.
저녁 8시경에는 베란다에 주욱 늘어선 스키관련 공구들과 등산장비등을 가지런히 정리도 하며 시간을 보낸후 밤9시반에 귀로길에 올라 자정에 인천집에 도착한 이박삼일간의 오대산 자락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