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를 드는 법 ... / 무여 스님
요즘 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간화선에서는 화두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인가요?
화두 참구법을 좀 자세히 가르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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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 참구자는 먼저 마음을 고요하게 해야 합니다.
마음을 고요히 하려면 일체를 쉬고 일체를 놓아야 합니다.
마음이 그렇게 고요한 상태에서 화두를 듭니다.
화두 참구의 요령은 대강 네 가지입니다.
첫째, 화두는 의정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화두를 든다’, ‘화두를 공부한다’, ‘화두 참선을 한다’라는 말은
모두 화두에 의정(疑情)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화두의 생명은 의정입니다. 화두는 오직 의정을 일으켜야 합니다.
화두에 의정이 크면 클수록 크게 깨칠 수 있고,
의정이 없으면 깨치지 못합니다.
둘째, 화두는 간절하게 들어야 합니다.
화두는 간절 간절하게 들어야 합니다.
결단코 안 하면 안 될 것처럼, 필연코 해야 될 것처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참선자는
늘 이마에 화두를 써 붙이고 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셋째, 간단(間斷)이 없이 해야 합니다.
화두는 끊임이 없이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저녁에 잘 때까지
한 순간도 화두를 놓치지 말고 꾸준히 애써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쉽게 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넛째,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화두는 한 번 한 번을 예사롭게 들지 말아야 합니다.
예술가가 혼신의 힘을 쏟아서 작품을 만들 듯이
지극한 성심(誠心)으로 들어야 합니다.
이 공부는 어떤 마음 자세로 하느냐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이러한 네 가지 요령으로 화두를 참구해도 잘 안 된다면,
그때는 ‘특별한 마음’을 내야 합니다.
특별한 마음의 첫째는 분심(憤心)입니다.
‘도대체 왜 나만 안 된단 말인가?’,
왜 나만 못한단 말인가?’ 이런 대분심을 내야 합니다.
둘째는 신심(信心)입니다.
그것도 그냥 신심이 아니라 깊은 믿음, 대신심을 내야 합니다.
참선자라면 불법과 심법(心法)과 화두에 대하여
철두철미하게 믿어야 합니다.
목에 칼이 들어오는 한이 있어도 그 믿음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셋째는 발심(發心)입니다. 이것 역시 예사로운 발심으로는 부족합니다.
참으로 지극하게, 진정으로 뼛속 깊이 발심해야 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느냐에 따라 성취가 좌우됩니다.
참으로 간절하게 발심하여 밀고 나가면 분명 큰 성취가 있습니다.
넷째는 용맹스럽게, 그리고 지혜롭게 참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용맹심과 지혜로움이 있을 때 그토록 안 되던 화두가 들리게 됩니다.
화두 참선을 처음 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말씀을 좀 해주시죠.
참선을 하려는 사람은 우선 화두를 간택(揀擇)해야 합니다.
그러나 화두는 자기 스스로, 임의로 선택하지 말고
반드시 선지식에게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화두에 대한 믿음이 확실해지기 때문입니다.
참선자는 우선 마음을 고요히, 아주 고요히 해야 합니다.
평소에는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참선을 할 때는 일체 마음을 쉬고, 일체 마음을 비우고
아주 고요한 상태에서 오직 화두만 참구해가야 합니다.
그래야 화두에 의정이 일어나서 집중이 잘 됩니다.
참선은 가급적이면 매일 일정한 시간에
꼭 하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좌선시간을 정해놓고 그것을 중요한 일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 외의 시간에도 항상 참구하는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화두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즉 ‘화두 참구는 반드시 해야 되고, 꼭 해야 되는 공부다.
이 공부는 도무지 안 할 수가 없는 공부다’라는 생각을 확고히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열심히 할 마음이 납니다. 그렇게 성심성의껏 해야 합니다.
요즘 수행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고들 하는데,
최상의 수행법은 화두 참선법입니다.
이런 확신이 서면 화두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