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뽕나무 (Mulberry Tree)

[대태양/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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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효자라 칭찬이 자자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이 나고 말았다

좋다고 하는 약은 무엇이든 구해다 써보았지만 아버지의 병은 심해져갔다

결국은 죽음만을 기다릴수밖에 없게 되어서 무척이나 슬퍼하고 있었는데
도사가 나타나서 하는 말이 아버지의 병은 100년이상 묵은 거북이를

삶아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효자는 바닷가로 나가서 100년 묵은 거북을 찾아

몇날을 헤메이게 되었는데 도무지 거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늘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 보고 있던 상제는 아주 오랫동안 살아온

거북이 한마리를 물 밖으로 내보내었다 바닷가를 헤메든 효자는

이 거북을 보고 얼른 잡아서

지게에 짊어지고 집으로 향했는데 어찌나 크고 무겁든지 쉴 곳을 찾았다

마침 언덕에 쉴만한 나무 그늘이 있어서 잠시 지게를 벗어 놓고 쉬고 있었다

그때 거북이 말을 하였다

" 여보게 젊은이 아무리 나를 잡아가도 소용이 없다네그려 왜냐하면

나는 수백년을 살아온 영험이 많은 거북으로 아무리 삶아도 죽지도 않고 삶아지지도

않기 때문에 지고 가는 수고만 할 뿐이라네." 하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그러자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던 나무가 한마디 거들었다

"허 이놈보게 몰라도 무엇을 잔뜩 모르고있네그려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쳐보라지 천년을 살아온 나,

바로 천년의 정기를 먹고 살아온 뽕나무인 나로 불을 지피면 네깟놈은 그냥 뼈도

없이 고아질걸 허,허,허,"

이런 말들을 대수롭지않게 여긴 효자는 땀을 식힌 후에 다시 거북을 짊어지고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곧바로 거북이를 잘 씻은 후에 큰 가마솥에 넣고는

불을 지펴서 삶기 시작 하였는데 거북의 말대로 도무지 삶아지지를 않는 것이다
아니 삶아지기는 커녕 죽지도 않는 것이다 효자는 낭패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도끼를 들고 거북을 내려 놓고 쉬었던 언덕에 올라

그늘을 만들고 있는 그 나무를 찍어와서 불을 지폈다.

그랬더니 지금껏 죽지도 않고 애를 먹이든 거북이는 순식간에 뼈까지 고아져

아주 먹기좋은 거북탕이 되었다 이 거북탕을 먹은 아버지는 쾌차를 하셨고

그 후로 뽕나무는 신통한 나무로 여겨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