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7. 안타나나리보 - 안치라베.
학창 시절 나는 국내외의 많은 문학 서적을 탐독했고, 그 중에서도 특히 헤밍웨이와 생떽쥐베리의 소설들을 좋아했다. 쿠바 혁명과 2차 대전과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용감하게 투신한, 행동하는 지성으로서의 면모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신기한 모습의 바오밥 나무는 오랫동안 호기심과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 풍경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라, 마다가스카르 여행에 나서게 만들었다.
여정은 참으로 멀고도 힘들었다. 2016년 10월 15일 오후 5:30 인천공항 출발, 방콕과 케냐 나이로비에서 환승하여 마다가스카르의 안타나나리보에 16일 오후 3:00 경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방콕에서부터 케냐 항공의 스케줄이 꼬여서 방콕 환승 호텔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새벽에 출발, 예정보다 하루 늦은 17일 새벽에야 안타나나리보에 도착하였다. 부득이 첫날 시내 관광 일정을 생략하고 다음 일정인 안치라베를 향해 길을 향하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였다.
이 나라는 한반도의 2.7 배 정도 면적을 가진, 인도양의 큰 섬으로(세계 4위), 적도 조금 아래에 위치해 연중 더운 편이다. 그래도 타나(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줄임말)와 안치라베와 같은 고원지대의 도시는 좀 선선한 편이나, 해안과 평야지대는 훨씬 덥다. 국제 자연보존협회는 지구 상 가장 생태적으로 풍부한 나라 중 하나로 지정하기도 했었으나, 화전이 많아지고 쌀 농사와 도로 건설을 위해 벌채가 많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현재는 상황이 많이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