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수능점수로 지방의 모 전문대학교에 원서를 냈지만 보기 좋게 탈락했을 때 저를 바라보시던 어머니와 아버지의 절망에 가까운 모습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밑으로만 꺼져가던 저는 우여곡절 끝에 모 전문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똑똑치 못하다는 눈빛의 친지들을 대할 땐 차라리 반항심마저 들게 됐습니다. 하루 하루를 말 그대로 별 희망없이 친구들과 잡담을 하거나 당구를 치거나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지내선 안되는데, 하는 생각도 가끔씩은 들었지만 제 생활을 온통 바꾸어 놓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저를 많이 아껴주던 선배로부터 편입 공부를 한 번 해 보는게 어떠냐는 얘길 듣게 되었고, 그 날로 편입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편입을 막상 알아 보니 영어로 시험을 보는 대학이 대부분이어서 정말 난감했습니다. 영어 발음기호조차 몰랐던 저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여러 소문으로 한 학원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청량리 동00편입학원이었습니다. 거리가 멀어 통학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기초가 없는 저로서는 중학교 수준의 단어와 문법부터 공부를 했습니다. 중학교 수준이라해도 처음엔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아무리 외워도 자꾸만 잊어버리는 단어와 복잡한 문법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선생님을 붙잡고 늘어져야겠다고 생각했고, 수업 시간이 끝난 밤 10시 이후에도 질문 공세를 폈습니다. 질문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기초가 조금씩 잡히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과정을 끝내고 나서 공부한 것은 수능 수준의 영어였습니다. 이 시기에 공부를 하면서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를 했더라면 하는 미련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수능수준의 공부를 하면서도 질문의 공세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비슷한 수준의 친구들과 스터디를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서로 격려하며 언제까지 단어 몇 개를 암기하고 언제까지 독해 몇 페이지를 공부하고 하는 약속을 했으며 선의의 경쟁도 했습니다. 이 때 함께 스터디를 했던 친구들도 모두 합격을 했으니 정말 많은 도움이 됬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편입영어 공부는 학원을 다닌지 4개월이 지난 후 부터였습니다. 문법은 따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 수업만 열심히 했습니다. 어휘는 학원교재와 시중 어휘 책 22000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수능수준의 영단어를 거의 완벽하게 알고 있는 상태가 되서 그런지 별 어려움은 겪지 않았습니다. 독해는 시중 교재 중 구문을 중심으로 한 독해 책을 추천받아 공부를 했는데, 문법과 연결되어서 그런지 이 시기에 문법과 독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나도 하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된 시기였습니다. 많은 비중은 아니지만 생활영어와 구어 숙어도 무시할 수는 없었는데, 다행히 학원 선생님 중 native speaker가 계셔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6개월이 지나고 나니 학원 모의고사 점수가 60점대까지 올라서 그런지 공부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희망하는 대학에 가기엔 부족한 점수였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공부를 하려고 하면 자꾸 어지러워 전철에서는 보통 잠을 잤는데, 이 시기부터는 전철에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청량리 역을 지나쳐 수업 시간에 늦을 때도 더러 있었지만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전철에서 공부한 분량도 시간이 지나니 만만치 않은 것이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서 그런지 시험을 치는 당일 날 크게 긴장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어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국민대학교, 경희대학교, 그리고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에 지원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땐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학들이었습니다. 이런 대학교들에 지원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매 시험 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종이 울리는 순간까지 싸인펜을 놓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조금은 허탈했지만 한층 발전한 제 자신을 발견했고, 혹시 모두 떨어진다해도 후회하지 말자 다짐했습니다. 대학들이 합격자 발표를 할 때마다 저는 합격을 했습니다. 지원한 모든 대학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감격은 제가 살아 가는 동안 가장 갚진 것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전문대학교도 아닌 전문학교에서 속된 말로 미팅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곳에서 이름만 들어도 다 알 수 있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됬다는 설레임은 합격수기를 쓰는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전문학교들 지원한 것이 취업 목적이 아니라 수능점수가 낮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용기를 내어 편입에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 것도 몰랐던 저도 해냈습니다. 학점은행제 학생 여러분 용기를 갖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끝까지 수기를 읽어 주신 모든 분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님아!!!!정말루 축하드립니다..어느학교로 진학 예정이신가여?성대?세종대호텔??궁금합니다 정말루!!!!!!축하드리구여,,님의 앞날에 서광이 비추길,,,,,
이것저것 여쭈어볼게 있는데 메일주소좀..;;알려주시면 안되나요?
안녕하세요 저도 학점은행제로 학사편입하려고 하는데요, 몇가지 궁금한 점들이 있어서요. 제 메일주소는 hdung78@daum.net이거든요 요기로 메일주소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학점은행제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어서 그러는데 ddomugu@hanmail.net으로 메일주소 좀 가르쳐 주세요!!! 네?
참 대단 하신분이라 생각됩니다.
하면 꼭 할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물이군요!!!
멋찌십니다.
우와~~, 축하드리구요,, 정말 짱짱,, ㅎㅎ 멋지십니다. ^^
축하드립니다 !!!
대단해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전문학교 다니는데 미래를 생각하니까 편입하구 싶어요.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대단해요...추카드립니다...
도움많이 되어 감사하구요축하드려요. 정말 많이 붙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