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구를 거쳐 양산을 다녀왔습니다. 고속도로와 기차 길 옆 들판은 누렇게 익은 벼 이삭들로 황금물결이 넘쳐 나고 있었습니다. 황금들녁을 바라보는 저는 봄, 여름 들판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검게 탄 농부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스라이 펼쳐지며 그 수고의 댓가로 얻은 들판의 풍요로움을 그저 감상적으로 바라볼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가슴속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답답함이 밀려왔습니다.
수 일전 5개 단위농협(매송, 비봉, 남양, 반월, 수원) 조합장들이 2009년 쌀 수매가를 결정하는 회의를 비봉농협에서 농협조합장 주재로 개최하여 수매가격을 결정 하였습니다. 뒷담화로 농민들의 불만에 찬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물론 낮은 추곡수매가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그 보다도 권위적인 조합의 결정과정과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듯한 조합장의 태도를 성토하는 불만이 더 많았습니다. 농민들에게 추곡수매가는 가을 수확을 마무리하고 1년 농사를 결정하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런 예민한 현장에서 현재 우리사회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의 본질을 봅니다.
농협은 농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이며 농민이 주인이고, 농협조합장은 농민들이 직접 선거를 통하여 선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출직을 선출할 때 항상 “일꾼을 뽑는다.” 고 합니다. 그리고 선출된 분은 우리들을 대신하여 일을 해줄 “일꾼” “대변인” 혹은 “머슴”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머슴을 뽑을 때, 일꾼을 뽑을 때 과연 똑똑하게 가치 있는 투표를 하였을까요? 혹시 이웃에 사는 사람이라서, 학교 동창이라서, 친척이라서, 고향사람이라서 또는 이 사람에게 투표를 하면 나에게 이익이 되니까? 등등 .... 이런 인연에 따라서 “묻지 마 투표”를 하지는 않으셨는가요? 이렇게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투표를 통해 선출을 해놓고 선출된 사람을 성토를 한다면 과연 선출에 참여 한 분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을까요? 우리는 머슴, 일꾼을, 대변인을 뽑는 주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똑똑하지 못하고 깨어있지 못하면 머슴으로부터, 일꾼으로부터 능멸을 당하기 마련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농협이 진정 농민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도록 머슴을 뽑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하고 또한 주인인 농민 역시 똑똑해져야 하겠습니다.
비단 농협조합장에 국한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제껏 선출했던 많은 분들이 머슴이 아닌, 일꾼이 아닌 상전 행세를 하며 주인을 능멸하지는 않았는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2010년 지자체 선거”에서는 우리는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 가치 있는 투표를 통하여 좋은 일꾼들이 선출되도록 항상 깨어있는 똑똑한 국민이 되어 작은 가치에 있는 인연을 배제하고 얼음같이 차가운 이성으로 판단하여 정말 일꾼의 본질에 충실한 사람을 선출하여야 할 것입니다. 말에 속고, 글에 속고, 언론에 속고, 선거기술에 속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추곡을 높은 가격으로 수매하여 낮은 가격으로 국민들에게 공급 할 수 있다 할지라도 아마도 또 다른 불평이 어디서든지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결정하는 쪽도 결정 당하는 농민도 서로 예민하기는 매일반 이지만 가격을 결정하기 전에 소통을 통하여 농민도 농협도 서로를 이해하는 공감대를 만들어 많은 분들이 행복해 하는, 추곡수매 후 검게 타고 주름이 깊게 패인 농부의 얼굴이 행복하게 활짝 웃는 그날이 오기를 소망해 봅니다. |
출처: 외계인의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외계인
첫댓글 어라 ! 소생의 고향(남양)도 거론 되는군요.^^ 노부모 께서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시지요.지금 농촌에선 거의가 60대 이상 분들이 농사를 짓고 주말이면 자제분들이 돕는 형국 이지요.조합장 선거 할때 보면 정치판이 그렇듯 지연 학연 막걸리 한사발에 어르신들이 대절한 봉고 버스에 쇠네교육(?)을 받고 투표장 으로들 가시지요..ㅎㅎ..그나저나 쌀이 남아돌아 추수해도 걱정 이라고 농심의 시름만 더해 가는것 같읍니다.
ㅎㅎㅎ, 반갑습니다. 제가 지금 화성에 있습니다.
저도 지입쪽으로 발을 들여놓을려고 했는데 장인어른이 5톤개별을하시고 계셔서 장모의 극심한 반대로 지금은 농기계수리로 전향했는데 쌀한섬에 13만9천이라 하네요 비료값오르고 인건비 오르고 농민들 말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비싼 콤바인 우짜던가 구리스칠한번 더해주고 기름칠 한번 더합니다,,날도 추운데 차에서 주무실때 따뜻한이불덮고 불편하지만 밝은 미래를 위해 안운 하세요
넵, 항상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함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농심!!(농부의 마음) 대기업만 키우는..... 대*민* 과연.............
단무지님, 더불어 사는 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 드립니다.
행복하게 활작웃는 그날... 오긴 올가요???
농민뿐만 아니라 우리들 지입차주들의 얼굴에도 행복한 웃음이 활짝.....와야 하겠지요.
농협이 진정 농민을 위한 단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뉴스에도 그들의 비리가 몇차례 보도되었으니까요..
글쎄요? 그래도 농민이 기댈곳은 현재 농협이 우선 순위로 위에 자리매김 할것 같습니다. 저는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