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과 중도입국자녀들의 문화공간
수원다문화도서관 리온소연 대표
“이주여성의 모국문화 존중해 주고 소통하는 도서관 만들고 싶어요”
수원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만6천명 그중 결혼이주민은 6천명 정도 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는 4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고, 경기도에서는 안산시 다음이다. 수원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팔달구이다.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71-107번지 2층에는 30평 남짓한 다문화도서관이 있다. 수원에 있는 유일한 다문화도서관이다. 이 도서관을 설립해 운영하는 사람은 스물 아홉 살의 리온(이)소연씨이다.
소연씨는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때 수원으로 이사와 수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한신대학교를 다녔다. 그가 재외동포, 다문화, 외국인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라고 한다. 고 3때 진로상담차 수원에 있는 이주민센터를 찾아갔다. 재외동포를 이해하고 한국에 와서 생활하는 조선족동포를 좀더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신대 중국지역학과를 진학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동북아평화연대에서 활동하며 1년 동안은 러시아 현지 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2008년부터 2009년 1년 동안은 수원 이주민센터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어교사로 봉사활동을 하였다. 수원에 다문화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때는 2009년 수원이주민센터에서 활동하면서이다.
“정부기관에서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이주민센터 다문화지원센터 등이 많이 생겼는데, 이곳에서는 한국동화를 통해 한국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위주입니다. 이것 이외에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정서적인 교육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소연씨는 2009년 「엄마 목소리로 만드는 다문화 영상 동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온 결혼이주민여성들이 자기 고향 나라 언어(모국어)로 고향 나라 동화를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이다.
“엄마(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어도 잘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어로 동화책을 읽어주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그래서 저는 엄마들한테 모국어로 동화책을 읽어주어도 된다고 말해주었죠. 그랬더니 반응이 아주 좋은 거예요, 문제는 모국어로 된 외국동화책을 구할 수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소연씨는 외국어로 된 동화책을 구하기 위해 다문화도서관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비를 털어 10평짜리 도서관을 차렸을 때가 2010년 7월이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 소연씨는 학원강사로 활동하며 도서관을 함께 운영하였다.
도서관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최소한 10평 규모는 되어야 한다. 책장은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이사하면서 버린 책장을 주어다 사용했다. 그리고 책을 모으기 위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의예로 반응이 좋았다. 1년 동안 2천권을 모을 것을 계획했지만, 3개월만에 4천권 정도 책을 모을 수 있었다. 외국서적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분들이 책을 구입해 기증해 주어 현재 약 3백권 정도가 모아졌다고 한다.
2011년 2월 다문화도서관으로 등록을 하여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7월달에는 아름다운재단에서 2천권을, 동북아평화연대 ‘미래를 여는 책’ 프로젝트를 통해 1천권을 기증받을 예정이다.
지난 6월 29일 기자가 수원 다문화도서관을 방문했다. 제법 도서관 다운 규모를 갖추어가기 시작했고, 소연 씨 외에도 수원이주민센터에서 함께 일했던 박재우씨가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고 나서 동참하여 사무국장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행복한도서관재단>에서 사서보조활동을 지원하게 될 신소영(경기대 문헌정보학과 3년, 휴학)씨도 함께 있었다.
= 리온소연 대표와의 일문일답
수원다문화도서관 리온소연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문화도서관 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나?
“학원강사 일을 하며 돈을 벌어 도서관 운영비에 보태왔다. 2011년 7월부터는 후원자 모집을 하여 일년이 된 현재 월세금(40만원) 정도 후원금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도서관 업무에만 매달리고 있다.”
▷도서관업무 이외에 다문화가정을 위해 어떤 일들을 펼치고 있나?
“결혼이민여성들에겐 현지에서 낳은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중도입국자녀라고 한다. 현재 우리 도서관을 찾는 중도입국자녀들은 20명 정도 된다. 대개 중국인 자녀들로 한족이 6명정도 되고 조선족이 14명 정도 된다. 이들을 위해 코리아핸즈단원 9명이 1대1 학습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학교공부를 도와주고, 문화체험 활동을 많이 한다. 아이들이 대본을 써서 라디오 방송을 해보거나 비디오카메라로 영상을 찍는 교육도 하고, 컴퓨터 교육도 하고 있다.”
▷중도입국자녀들의 연령대는 어떻게 되나?
“초등학생부터 24세 아이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이들이 어려워 하는 것은 무엇인가?
“ 20세 이상된 자녀들은 취업문제 고민이 많다. 취업을 하기 위해 전문기술을 배우면 좋을 것같고, 또 직업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20세 이하 자녀들은 학습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들을 위한 검정고시 준비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6개월에서 1년간 한국어교육, 문화예술교육 등을 통해 준비하는 예비학교가 필요한 것같다.”
▷한국정부의 다문화지원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문화행사위주의 지원이 많은 것같다. 동화주의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이주민의 모국문화를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
▷결혼이민자들을 위해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다문화요리교실을 열고 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주여성들의 모국 요리를 타국 결혼이민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인데, 반응이 아주 좋다.”
▷경제난 외에 활동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
“한국인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같다. ”
인터뷰=김경록 기자
@동포세계신문 제272호 2012년 7월 5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