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물을 보기 위해서 산으로 오른다
지난 8년간 걸었던 하천은 모두 176개 국내의 어지간한 하천은 모두 걸었으나 아직 찾아봐야 할 곳은 여러 곳 남아있어
침침한 눈으로 지도를 살핀다.
말(馬)에서 내리시요
"여기는 말 타고 오는 곳이 아니요"
하마비(下馬碑)의 기원으로는 고려 인종때 라는 설이 있지만 근거가 없고, 조선 태종 13년 때 "궐문 밖에 이르러 정 1품 이하는 10보 거리에서, 정 3품 이하는 20보 거리에서 말에서 내리라 글이 있다.
그렇다면 사찰 입구에 세워진 하마비는 언제부터일까.
하마비는 왕실의 종묘와 사당 궁궐 밖에 설치된 것인데 처음부터 불교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조선시대 불교의 탄압이 이어졌고 유생들이 사찰에서 벌인 횡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능침사인(능을 관리하는 절) 정인사(덕종:성종의 부친)와 화암사(태종)에서 일부 유생들이 기물을 부수고
사찰의 보물을 훔치는 일이 일어나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垂簾聽政)하던 불교의 든든한 후원자인 문정왕후의 귀에 들어가
봉은사와 봉신사에 유생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기물을 부순 유생들을 하옥시켜 버렸고
그리고 문정왕후는 전국의 큰 사찰 입구에 다수의 하마비를 세우도록 했으며 이러한 과정으로 양산의 통도사,
경기도 양주의 봉선사, 부산 범어사, 충북 보은 법주사, 합천 해인사. 남해 용문사. 전남 순천 선암사와 승주 송광사, 영천 은혜사 등에 하마비를 세워 양반들의 횡포를 막고자 했다
범어사 일주문 조계문
단단한 체구의 사천왕 허벅지 같은 돌기둥이 다포형으로 이루어진 조계문을 이고 있는 모습인데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일주문을 살펴보면 부산의 범어사, 순천 선암사 일주문, 문경 희양산 봉암사 봉황문,
대구 팔공산 동화사 봉황문, 구례 지리산 천은사 일주문이 있다.
금정총림 범어사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이며 10개의 산내(內) 암자와 2백여 개의 산외(外) 말사로 이루어진 범어사는 양산 통도사 그리고 합천 해인사와 더불어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화엄십찰(十刹)중 하나이며 그중에 범어사, 해인사, 화엄사, 옥천사, 부석사가 대표적인데 모두가 대단한 사찰이며 누구나 한 번쯤 가 본 곳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예전부터 나라를 대표하는 고승들의 수도처로 창건주이셨던
의상, 원효, 표훈스님과 경허, 한용운에 이르기까지 숱한 고승대덕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그리고 범어사는 또한 국내 사찰 중 유일하게 일연스님의 삼국유사를 보관하고 있는곳이기도 하다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께 3배 하고 나와
금정산으로 가장 빠르게 오르는 등로 따라 휘리릭 오르면 낙동정맥길이 지나는 곳에 그리 힘들이지 않게 오를 수 있으니
다른 지역의 이름난 명산에 비해 산행하기에 가장 편안한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금정산 북문
조선 숙종 때 쌓은 산성으로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성과 김포의 문수산성 그리고 서울의 북한산성이 대표적이고
금정산 고당 샘물을 맛보고
읽어보시고
금정 산신인 고당할매를 모신곳이죠
이곳에는 두 가지 전설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하늘의 신선할매가 고당봉에 내려와 금정산 산신이 되었다는 것과
또 하나는 범어사와 관련된 설화로 밀양박(朴)씨에 관한 전설이다. 박보살은 일찍 결혼하였으나 실패하고,
범어사에서 공양주 보살이 되어 살림을 도맡아 일을 하였는데 세월이 흘러 박보살이 죽을 때가 되자 범어사 큰 스님께 유언을 남긴다.
"스님 제가 죽으면 화장하여 금정산 가장 높은 곳에 뿌려 주십시오! 그 봉우리에 작은 집을 짓고 정월대보름에 제(祭)를 지내 주시면 범어사를 영원히 지키겠습니다". 며 범어사를 걱정하며 불심(佛心)을 보였다.
큰 스님의 그녀의 유언대로 정상에 산신각(山神閣)을 짓고 이름을 할미고(姑) 자와 집당(堂)자를 써서 고당이라 불렀다고 한다.
금정산에 올라
낙동정맥 길 중에서 살짝 빠져나간 청송 주왕산의 기암을 제(除)하고 최고의 명산답게 북쪽으로는 장군봉과 계명봉을 거느리고
남쪽으로는 원효와 의상, 상계봉과 백양산을 거느린다.
사방팔방 조망 좋고 영남 알프스의 가지산, 신불산,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그리고 표충사를 품은 천왕산과 재약산이 명산(名山) 반열에 속하지만 경관이 빼어 나기로는 이곳의 금정산이 한수 위일 것이다.
다만, 울주의 이름난 명산으로부터 빼어난 기운을 정족산까지 잘 이어 왔으나 산의 당찬 정기만큼은 울산의 문수산으로 보낸듯하다.
멀리 강원도 함백산 천의봉에서 흘러온 낙동강이 경상도의 여러 고을을 지나며 내려와 양산시 앞으로 흐르며
좌, 우에 무척산과 토곡산을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다.
금정산에서 본 풍경 멀리 천성산과 양산시 웅상의 국가하천 회야강이 흐르는 곳 옆으로 대운산인 듯 보인다.
물 찾아 올라본 금정산 바람 좋고 시원해 잠시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일어 산다.
지나간 경로
금정산에서 내려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는 온천천 발원지
물은 아래로 거침없이 흘러 가지만
물 따라 마냥 걸어가기가 쉽지 않다
스님들 수도하는 금정사 내원암 골짜기로 흘러드는 것 같고
스님네들 수행에 방해될까 물마저 소리 죽이는 곳이라 좋은 등산로 따라 내려간다.
계곡길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출입이 제한된 곳이다.
관음 도량 내원암 앞으로 물이 흘러와 있고
물은 편백나무가 많이 자라는 화강암 그사이로 흘러온다,
계곡으로 내려가 한 장 담고
범어사에 자리 잡은 600년 된 은행나무
오래전에 은행나무속에 벌집이 있어 불태우려다가 나무속에 불이 붙어 시금은 시멘트로 속을 메워버렸고
금정산 정상 북쪽과 남쪽에서 흘러온 물이 범어사를 돌아 나가며
맑은 물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앞으로 얼마 못 가면 사람 사는 세상인데
상마마을 누리길
3,1 운동 유공비
1919년 범어사 내 불교학교의 학생 41명이 전개한 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비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범어사 아래로 수십년된 편백나무 군락지가 있으며
나무테크길이 잘되어 진행하기 좋고 아름다운 구간이다.
나무테크길
이제 사람 사는 세상인가
물은 본연의 임무인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아래로 흐른다
물은 화강암과 편백나무 숲 사이의 산문(山門)을 빠져나왔으나
이제부터 시멘트 옹벽이 물을 격하게 반긴다.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수로 따라 거침없이 흘러 내려와
이곳부터 1km가량 지하 복개천 아래로 흐르고
철망 아래로 흐르는 온천천
1km의 복개천을 빠져나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갑자기 시궁창 냄새가 역겹게 나온다.
그동안 많은 하천을 다녔지만 이런 시궁창 냄새는... 오랜만인데
전국 6대 광역시중에서 처음일듯하니 반갑다고 해야 하나
도심의 시궁창 냄새와 서해바가를 품은 보령시 주교면 주교리의 젓갈 썩는 냄새
별로다
하천가에 처음 보는 꽃인데 샤프란이라고 한다
누가 일부러 심은 건 아닌 듯하고...
물 오리도 보이고
소가죽을 물속에 널어놓은 듯한 물속 풍경
전국의 하천은 대부분 이렇게 생겨 먹었는데
누구의 잘못일까
더럽다.
온천천 유래
하천 폭이 넓어지고 주위 환경이 좋아지니 시궁창 냄새는 사라졌고
대신에 잉어와 붕어가족이 헤엄친다
그렇다고 물이 맑아진 건 아니다
물 위로 전철이 지나가고
일요일이라 날씨는 좋고
많은 분들이 나들이 나와있네요
"어서와 된장국 처음이지..."
물은 금정산에서 산문(山門)을 빠져나올 때까지 맑게 흘러왔으나 사람이 사는 곳인 금정구, 동래구를 지나며
국간장과 된장을 반반 썩어 풀어놓은 듯하며 물속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지났던 6대 광역시중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보였던 울산의 태화강이나 동천은 다른 지역의 하천들과는 넘사벽이기에
견줄 수가 없고, 다만 6대 광역시중에서 가장 더러웠던 광주시를 남과 북으로 나눈 광주천이나, 부산의 동래구와 연제구를 나누던 이곳 온천천과는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물을 건드리는 건 목숨을 건드리는 것
물속 풍경은 10cm 정도만 겨우 보일뿐 그 이상은... 안 보이는데
이 정도도 깨끗하다는 시민들
얼마나 더 더러워야 할까? 의문도 생기고
이런 물이 다시 깨끗해진다는건 토끼가 늑대를 사냥하는것 보다 더 어려운데
매일 바다를 보며 살 텐데 바다의 맑은 물과 한번쯤 비교해 보면 안 되나
맑게 보이지만 실상을 국간장 처럼 더럽게 흐르고
물을 그대로 퍼서 냉이 넣고 된장찌개 끓여도 될 것 같다.
낙동정맥 원득봉에서 발원해 흘러온 수영강에 합류하는 온천천
이곳에서 4km가량 더 가면 광안대교가 나오는 수영구 민락동이다.
시궁창 냄새 오랜만이었으며 부산의 국가하천인 온천천을 마치고 대구로 향한다.
맑은 물길 여행
혹시라도 클럽의 회원분들의 고향 하천 소개 해 주시면 제가 답사 후 올려 드리겠습니다.
첫댓글 물이.. 아주 탁해 보이네요..
어제는 반어법을 쓰신거군요..
순진하게 그대로 믿었네요 ㅎㅎ
영남백대명산길 (석골사~운문~가지~천성~금정~범어사)
걸으면서 지났던 고당봉이 생각이 납니다.
수고하셨어요.
비가 내리는 3월 마지막 목요일이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물이 탁해도 잉어나 붕어는 잘 사는듯 합니다 예전에 다녀가신 옥동천과 합류하는 내리천도 함 다녀 오시면 좋을듯 합니다 100%는 아니어도 아직까진 더럽지는 않은 물 보실듯 합니다
내리천 마침 그곳에 만날 지인이 있어 갈 일도 있고 하니
공부해보고 다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지런하십니다 전국 곳곳 다 돌아다니시니...ㅎ
수자원공사에서 훈장을 주셔야할듯.....
된장국이라... 후기에서 냄새가 나지않으니 천만 다행입니다.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맡아본 냄새중에 최고봉은 역시나
보령시 대천방조제 직전 그 젓갈통 옆길
그 악취는 세상의 냄새가 아니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들 이 후기 보고 물관리좀 어찌 잘좀 해보셨으면...
또 하나의 귀한 물길 걸음하시느라 욕보셨습니다.
오타 났는디요 14교구 본사 양산 통도사 수고 했습니다 운문-금정까지 다시한번 가고싶네요....
ㅎㅎㅎ글을 꼼꼼하게 읽으셨군요
감사합니다
부산의 동천도 똥물로 유명하죠. 똥천이라고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