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22일,
한국 쌈쌍둥이 자매 민사랑, 민지혜 분리수술 성공
엉덩이 부위가 붙은 채 태어났던 생후 4개월의 한국 샴쌍둥이 자매 민사랑, 지혜의 수술을 맡은
싱가포르의 래플즈 병원 측은 22일 “낮 12시쯤 샴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에 들어가 오후 2시40분쯤 신체
분리에 성공한 데 이어, 각자 분리된 부위의 봉합수술에 착수해 오후 5시30분쯤 모든 수술을 끝마쳤다. …
한국인 샴쌍둥이 사랑·지혜 자매가 약 5시간 반의 수술 끝에 성공적으로 몸이 분리됐으며 현재 회복 중이다”
며 “완전한 성공을 위해서는 앞으로 시일을 두고 더 지켜봐야 할 게 많이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8시쯤 래플즈 병원측은 국내 취재진과 현지 언론들이 모인 가운데 분리수술의 성공에 대해
브리핑을 가졌다. 래플즈 병원 대변인인 프렘 쿠마르 나이르 박사는 “현재 내가 아는 바로는 이들 자매가
분리된 후 수술실에서 양호한 상태로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에는 샴쌍둥이 분리 수술의 전문가인 키스 고 박사와 양칭유 박사의 집도하에 16명의 전문의와
50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나이르 박사는 이번 수술 비용이 사전 검사와 수술비용을 포함해 총
미화 2만8400달러라면서 그러나 “의료진이 자신들의 모든 수술 수당을 포기했고 병원도 역시 일부
비용을 할인해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브리핑 자리에 쌍둥이 자매의 부모는 매스컴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나타나지 않았다.
분리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에, 이들 자매를 후원하고 있는 한국어린이보호재단과 ‘사랑이와
지혜’ 홈페이지에는 수술 성공을 축하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잇따랐다.
지난 3월 4일 1초 차이를 두고 태어나 언니·동생이 된 사랑이와 지혜는 엉덩이 부분이 붙어있어 서로를
마주볼 수도 껴안을 수도 없는 샴쌍둥이다. 게다가 출생 당시 몸무게가 둘이 합쳐 3.7㎏에 불과한 미숙아
였다. 이들의 항문은 Y형으로 각자의 항문을 가지고 있지만 변을 배출할 때는 하나의 항문을 공유하기
때문에 배변의 어려움이 심각하고, 나이가 들면 똑바로 앉고 설 수 없다. 한쪽으로만 누워지내 머리 한
면이 평평해진 상태다.
결합 쌍둥이(conjoined twins) 또는 시암(샴) 쌍둥이(Siamese twins)라는 것은 몸의 일부가 붙은 채로
태어난 쌍둥이를 말한다. 한 몸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몸은 둘인데 신체 일부가 붙어서 있는 경우도
있다. 샴쌍둥이라는 명칭은 태국의 옛 이름 시암에서 따온 것으로, 벙커 형제가 서커스에서 전시품 취급
받을 당시의 명칭이 유명해져 고유명사처럼 굳어진 것이다. 창과 앵 벙커 (Chang & Eng Bunker)
형제(1811~1874). 태국 출신으로 영국 사업가 피니어스 T. 바르넘(Phineas T. Barnum)에게 발견되어
세계를 돌아다니며 바르넘의 서커스 전시품으로 전시되다가 미국에 귀화해서 정착했다. 결혼을 따로 해서
가정이 각자 있었고 자식도 따로 있었다. 둘 다 같은 날 사망했다.
Chang (left) and Eng Bunker become slave-owning Southern gentlemen
The Bunker twins (pictured back centre) with their wives and two of their sons
발생 확률은 20만분의 1 확률로 발생한다고 한다. 거기다가 태어난다고 해도 몸이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한쪽은 뱃속에서 이미 죽은 채로 사산된다고 해서 둘 다 살아서 태어나는 경우도 드물다.
둘 다 멀쩡하다고 해도 그건 신진대사량이 보통사람의 2배라는 뜻이기 때문에 수명은 보통 사람보다
짧은 편. 게다가 머리가 둘인 경우 신경계 교란이 심해서 수명이 더 짧을 수 있다. 특이하게도 남성보다는
여성 샴쌍둥이의 확률이 높은데, 대략 70%정도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