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 정신적 탈진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네, 드디어 번아웃 단계의 입구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서너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다르네요. 뭐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언젠가는 이 구간에 진입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어렵진 않습니다.
아마 반복에 지치고, 사람에 지쳤나봅니다.
그런데 이건 저의 문제이고, 제가 극복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행히 여름이 지났고 가장 좋아하는 가을이 왔습니다. 말하고 듣는 것을 줄이되, 보다 많이 적고, 모든 것을 반박자 늦추고, 하고 싶은 일을 하루에 하나씩 하고, 안 해봤던 일을 일주일에 하나씩 해보렵니다. 그러다보면 이 구간도 지나가겠죠.
2011년에 선수 생활을 마치고 그 해 고려대 코치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이듬해 시작한 방송 해설을 7년 간 진행했고, 그 사이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 2년, 다음카카오의 전속 칼럼니스트로 3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2019년 초 핏투게더에 합류하여 귀한 4년을 보냈고, 2022년에 더에프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고려대학교 겸임교원도 있었고 연초에는 핏투게더의 어드바이저로 재합류했습니다. 아, TNT FC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돌이켜보면 1년, 3년, 5년, 10년 단위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물론 계획대로 다 된 것은 아니지만, 노력에 행운이 더해지니 주위에 감사한 분들께서 함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제 현실을 알게되는 사십대가 되어 또다시 단위로 계획을 세우다보니 불필요한 생각만 많아집니다.
약간 현타온다고 해야할까요?
뭐 어쩌겠습니까. 해야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비율을 조금 조정하고, 걷는 속도도 살짝 조정하면서 결코 멈추지만 않는다면 괜찮겠죠.
모두 기나긴 여름 견디느냐 고생하셨습니다.
화가 많은 요즘 세상이지만, 적어도 손 뻗어서 닿는 곳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웃어줍시다.
제 주변에 계신 고마운 사람들께 당장 내일부터 더 웃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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