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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 포항-부산전에서 논란이 됐던 골 판정 번복 |
축구 경기에서 오프사이드만큼 흥미로운 규정이 또 없다. 그렇게 놓고 싸워도 또 싸우고 알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아리송한, 뜨겁고도 격한 감자다. 축구를 생활로 즐긴다는 유럽에서도 오프사이드로 광고를 만들거나 TV 프로그램을 만들어 꼬집고 논쟁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오프사이드 논란이 나오지 않는 경기를 찾는 게 오히려 힘들 정도다. 2006월드컵 한국-스위스전과 2010월드컵 아르헨티나-멕시코전을 굳이 꼽지 않더라도 오프사이드 논란이 축구 경기의 일부분으로 느껴질 만큼 매 경기 끊이질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논란과 논쟁이 잘못된 규정 풀이와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해와 오류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에서 서둘러 바로 잡아야 한다. 국내에 잘못 알려진 대표적 오프사이드 규정 풀이는 <오프사이드는 공격수가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보다 앞서 있을 때>라는 표현이다. 틀린 말이다. FIFA 규정집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은 문구다. 골키퍼 보호구역이란 정체불명의 표현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표현이다.
오프사이드의 정확한 규정은 <공격하는 선수가 공 그리고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 모두보다 상대 팀 골라인에 더 가까이 있을 때>다. 글로만 읽으면 이해하기가 까다롭다. 나눠 설명하고 그림을 덧붙이면 이해가 수월하다. 아래 그림을 준비했다. 핵심 단어는 <공>과 <두 번째 선수>다.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
먼저 가장 많은 혼선을 빚는 <두 번째 선수>부터 풀어보자. 오프사이드의 핵심은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가 아닌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가 기준이다. 상대 수비 측의 선수 포지션이 골키퍼냐, 공격수냐, 미드필더냐, 수비수냐는 하등 관계없다. 포지션이 무엇이든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가 오프사이드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한 가운데 공격수 두 명만이 남아 골문을 지키고 있는데 상대가 역습을 치고 들어왔다고 하면 이 때 오프사이드의 기준은 골문 앞에 남아 있는 공격수 두 명이 된다. 자신의 골문으로 돌아오지 못한 골키퍼는 오프사이드 규정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바뀌거나 신설된 규정이 아니다. 90여 년 전인 1925년 규정 재정립 이후 이어진 오프사이드 제도의 기본 뼈대다. 수비수 1명이 아닌 2명이 오프사이드의 핵심 기준이다.
![]() 그림1) 오프사이드일까? 온사이드일까? |
![]() 그림2) 2010월드컵 개막전 남아공과 멕시코전 벨라의 오프사이드 장면 (사진 : SBS 영상 캡처) |
그림으로 풀어보자. 그림1)의 경우처럼 골키퍼가 공격에 가담했건 펀칭하려다 튕겨 나갔건 간에 앞으로 나가 있는 상황에서 골문에 수비 선수 한 명만이 서 있었다면 이 때 오프사이드의 기준은 골문 앞에 서 있는 <최종수비수>가 아닌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인 GK가 된다. 따라서 그림1)의 경우는 패스 받은 공격B가 <최종수비수>를 앞에 두고 있었지만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인 GK보다 골라인에 가까이 서 있었기 때문에 명백한 오프사이드다. 잘못 알려진 <오프사이드는 공격수가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보다 앞서 있을 때>라는 표현대로라면 온사이드지만 이는 틀린 규정 적용이다.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전 남아공과 멕시코전에서 카를로스 벨라 골 오프사이드 판정이 좋은 예(그림2 참조)다. 남아공 골키퍼가 펀칭하러 나갔고 수비수 한 명만이 지키는 골문을 향해 벨라가 골을 넣었지만 <상대 두 번째 최종 선수>인 GK보다 앞서 있었기 때문에 분명한 오프사이드였다.
참고로 온사이드(Onside)는 오프사이드(Offside)의 반대말이다.
노마크 기회에서도 오프사이드에 걸릴 수 있다
두 번째 기준은 <공>이다. <상대 두 번째 선수>보다 골라인에 가까이 서 있는 상태에서 패스를 받더라도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패스를 옆이나 뒤로 하는 경우다. 수비 측 선수가 아무도 없는 노마크 기회에서 공격수 2명이 패스를 주고받을 수 있는데 이 때 허용되는 패스는 동일선 옆이나 뒤에 있는 선수에게 연결하는 경우다. 앞서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면 오프사이드 규정에 저촉된다.
![]() 그림3) 온사이드? 오프사이드? |
그림3)을 보자. 공격하는 두 명의 선수 앞에 수비 측 선수가 한 명도 없지만 공격A가 공을 공격B에게 뒤로 연결했기 때문에 이 장면은 아무 문제없는 온사이드다.
노마크 기회에서 굳이 패스를 할 필요 있겠냐고 말할 수 있지만 만약 골키퍼건 수비수건 앞에 한 명의 상대 선수가 있었다면 제치기 위한 패스가 필요하다. 이 때 적용할 수 있는 규정이다. 상대 선수가 한 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 포지션이지만 공을 옆이나 뒤 쪽으로 연결했다면 온사이드가 되는 것이다.
까다로운 오프사이드 규정들을 한 눈으로 지켜보고 체감할 수 있는 장면이 지난 주말 K리그에서 나왔다. 포항과 부산전이었다. 후반 막판 포항의 황진성이 찬 코너킥을 박성호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골라인 앞에 서 있던 지쿠가 발을 갖다 대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고금복 주심은 부심과 상의해 합의판정으로 노골을 선언했다.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포항 선수들은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리그 심판진의 수장인 이운택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장은 <풋볼리즘>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 판정에 대해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지쿠가 오프사이드 포지션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기 전에 공을 터치했다 ▲골라인의 통과 여부를 떠나 지쿠가 오프사이드 포지션에서 상대 수비를 방해해 이득을 얻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적합했다고 밝혔다.
![]() 그림4) 검은 선으로 표시했듯 박성호가 헤딩을 하는 순간 골문 앞 지쿠의 포지션은 오프사이드 위치다. 골키퍼 이범영이 앞으로 전진해 있었고 골문에는 수비수 최광희만이 서 있었다. (사진 : 네이버스포츠 영상 캡처) |
포항 지쿠의 부산전 골은 오프사이드인가?
지쿠가 골라인에서 슈팅을 하는 그림4)의 중계화면 캡처 장면은 앞서 설명한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가 아닌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라는 핵심 원리를 비롯해 오프사이드 규정의 상당 부분을 설명하고 이해하는데 더없는 학습 교제이기도 하다.
지쿠의 포지션은 분명 오프사이드 포지션이었다. 박성호가 헤딩하는 순간 지쿠의 위치를 보면 상대 선수가 한 명밖에 없었다. 부산의 수비수 최광희가 왼쪽 골대에 붙어 서 있었고 이범영 골키퍼는 펀칭을 하러 나가 있었다. <골키퍼를 제외한 최종수비수>라는 잘못된 규정으로 보자면 온사이드지만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라는 올바른 규정을 적용하면 지쿠의 위치는 명백한 오프사이드 포지션이었다.
![]() 그림5) 그런데 문제는 지쿠가 슈팅하기 전에 이미 공이 골라인(빨간색 원안)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 장면을 오프사이드로 선언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사진 : 네이버스포츠 영상 캡처) |
근데 이 장면이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 그림5)에서 보이는 것처럼 지쿠의 발이 닿기 전에 박성호가 헤딩한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해 골이었고 이 공을 지쿠가 터치했기 때문에 득점을 인정했어야 한다는 주장과 논란이 이어졌다. 지쿠의 골이 아닌 박성호의 골 인정이다. 하지만 여기엔 또 하나의 오프사이드 규정 원칙이 담겨 있다.
3원칙으로 불리는 방해, 간섭, 이득이다. 공격자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 있는 것만으로는 처벌 받지 않지만 오프사이드 포지션에서 공을 터치하지 않더라도 ▲플레이에 간섭하거나 ▲상대 선수를 방해하거나 ▲이득을 얻었다면 오프사이드 제재를 받는다. 지쿠의 경우도 슈팅 이전에, 골라인 넘어가기 전에 발이 공에 닿지 않았다 해도 부산 골키퍼 이범영과 수비수 김창수의 플레이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은 것이다.
윗기사를 보신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저도 이제는 오프사이드만큼은 제대로 알고있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씩 시합볼때 헷갈리는 경우가 있더군요.. 몇칠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우측에서 치고들어가던 윙어가 센터링을 올리고 그탄력에 못이겨 몸이 엔드라인을 벗어납니다..센터링된공이 조금길어서 반대편으로넘어가고 아군(상대편골킵과수비1인보다앞쪽에위치)에의해 다시 센터링이 올라옵니다.. 이때 골대안골라인에 골킵과 수비수 두명이 서있었고요 밖에나가있던 공격수가 엔드라인을 넘어오면서 슛을해서 골인이 되었습니다.. 이때도 역시 센터링올라오는 싯점이 기준이 될텐데요.. 센터링하는순간 공격수가 엔드라인을 통과했다고 보았을때 골대안에 수비수와 골킵이 엔드라인을 밟고있었다면 온사이드일테고 한명이라도 조금앞쪽에 위치해있었다면 오프사이드가되겠죠?? (정확히 센터링싯점에 밖에나가있던 공격수가 엔드라인을 통과했다고 가정했을때)
첫댓글 좋은자료 감사
자료를 보니 업사이드 보는게 간단하지가 않네요.
얼마전에 EPL에서도 a팀의 공격수가 윙쪽으로 치고 들어가다 수비수와 경합했고, 그 와중에 수비수는 조금의 상처를 입어 스스로 골대 옆쪽으로 나와 있는 상태에서 업사이드 상황이 발생했는데 주심은 골을 인정하더라구요.
바로 주심이 나가라고 한것이 아닌 스스로 나간것이기 때문에 "최종 두번째 상대선수"로 인지를 한거라 하더군요.
업사이드는 배울수록 흥미롭습니다. ^^
업사이드 아닙니다 정확한 용어는 오프사이드이지 업사이드라는 말은 없습니다 흔히들 축구중계 보실때 해설자들이 업사이드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 잘못된 용어 입니다
오프사이드는 알려고 할수록 전혀 생각지도 못한것을 알게되네요
오프사이드 굉장히 복잡 합니다
용어 정정하겠습니다... 엔드라인은 골라인으로, 센터링은 크로스로 정정합니다.
좋은지적감사합니다.. 골라인과 크로스라는 용어가 맞는것같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좋은 하루되세요..^^
근데 또 저런 오프사이드가 축구에선 묘미로 작용하져 저희 시청자들에겐 ㅋㅋ..
정말 헷갈리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