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처리 4,800여명 등급 올라 내년 2월까지 특별법 제정 추진 정원외 추가입학·편입 등 조치
교육 당국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문항이 출제 오류였음을 공식 인정하고 피해 학생 전원을 구제하기로 했다.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출제 오류가 법원에서 인정돼 대입 결과가 뒤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모두 정답 처리돼 성적이 재산출되고 이 문제로 지원한 대학에 불합격된 학생들은 추가 합격이 가능해졌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과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이 문항에 출제 오류가 있다며 수험생이 평가원을 상대로 낸 소송 2심에서 1심을 뒤집고 지난달 16일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평가원은 수능 성적을 재산정해 성적이 상승하는 학생 모두에게 추가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피해 학생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문항의 오답자는 1만8,884명으로 성적을 재산출해 등급이 상승하는 학생은 4,8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대입에서 지원대학에 불합격된 학생이 재산정된 성적을 적용해 합격이 가능하다면 추가 합격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실제 대입 결과가 뒤바뀌는 인원은 서울권 대학의 진학자 중 수십~수백명 이하가 될 것으로 입시전문기관은 분석하고 있다. 기존에 합격한 사람은 등급 재산정으로 인해 합격이 번복되지 않는다. 수시는 세계지리 등급 상승으로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구제된다.
정시는 세계지리 등급이나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가 상승해 합격 점수를 넘는 학생이 구제 대상이 된다.
교육부는 특별법 제정을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해 피해 학생들이 새 학년이 시작되는 2015년 3월 대학 입학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피해 학생들의 추가 합격 등 구제 가능 여부는 2015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는 12월19일 이전까지 결정해 통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8번 문항을 모두 정답처리하고 등급, 표준점수, 백분위를 다시 산출해 11월 중순까지 학생들과 대학에 통보하면 대학들은 변경된 점수를 토대로 성적을 재산출해 학생들의 추가 합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하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