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처럼 시간이 있는날이다. 둘째가 학교에가고나니 집이 허전하다..
집사람에게 못처럼 등산이나 갈까...., 말을 꺼냈다가 그동안 바쁘다고 돌아다니며 집안 일을 안돌봐서 수도도 새고, 침대밑등등...청소할곳 이 많다며 잔소리를 해댄다....
알았서 알았서 하면서 하면 될거아냐..., 라고 하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가 호수공원 가서 달리기나 갈껄하는 후회가...., 그러나 이내 마음을 거쳐먹고 집사람이 시키는 대로 애들방 두군데, 거실 장식대 밑, 주방 하수구등등..., 2시간을 넘게 하고나니 10시가 조금지난다..., 수고했다는 아내의 말에 그까잇거 뭐...,
칼을 빼으면 썩은 무우라도 짤라야지 하는 심정으로 이제 다했으니 우리 북한산이나 가자라고 말하니까 순순히 아내가 따라 나선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부터는 아내의 일도 도와주고 마음도 살펴가면서 어디를 가자고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개통한 경의선 전철을 타고 대곡역에서 3호선으로 바꿔타고 불광역에 내려 탕춘대 능선을 타고 향로봉을 타고 비봉을 지날무렵 뜻밖에도 등산로에서 우리의 산악회장님인 동산(변종환) 선배를 만나 한참 서로의 온방향과 오늘 갈곳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아참 그런데 산으로 오면서 전철에서 한4년전에 정년퇴임한 직장의 대선배님 부부를 만났다. 그분들의 모습에서 옛날 참으로 씩씩했던 월남전 맹호부대의 기상은 이제 어디가고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저물어가는 노년의 모습을 보면서 집사람과 나는 웬지 모를 이상 야릇한 기분에 서로의 얼굴만을 바라보 았다. 우리 역시 20대 중반을 조금 지나면서 만나 이제는 50대가 되어 있고 각자의 머리에는 흰서리가 내리기 시작한지가 벌써 몇년이 지나가고 있으니...., 흐르는 세월은 모두에게 피해갈수 없는 순리이고 지나고 보면 추억만이 남는 것을...
집사람과 그늘에서 점심을 먹고 조금 쉬면서 사모바위를 돌아보고 넓은 서울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쉬움을 남기고 다음에 다시 만날것을 바위에게 약속하고 삼천사 계곡을 타고 내려와 입구를 막나서는데 지금은 다른부서와 한사람은 과천에 있는 다른 기관으로 전출을 간 옛 동료와 애인인지 연인인지 모르지만 와이프는 안닌 한 여인해서 3명을 만나 그냥 갈 수 없자냐 해서 구파발 전철역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5시가 넘어 6시간 다 되어간다. 오늘도 그렇게 산과 술과 지인들과 함께 아쉬운 세월은 또 하루가 갔고 집앞에 이르러서 집사람이 하는 말.... < 바람피면 죽는다...>, 참말로 죄짓고는 못 살겠구먼....
첫댓글 즐거운 산행이였겠네. 보면은 참 아는 사람을 잘 만나더라고.
얼굴이 커서 그런겨.......
바람은 몰래.........나도 한번 해보고 싶네그려....ㅎㅎㅎ
말이라도 그런소리 하지마. 체면 떨어져.
ㅎㅎ 저도 바람나면 아주 죽습니다. 그러니 보면 모른체 하오? ㅋㅋㅋ
아마 바람 지짜좋아하는 사람들은 방아간으로 가지 산같은데 안 옵니다. 어쩌면 독거노인 돌보는 동아리 회원끼리 왔을수도 일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