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값 천정부지…각국 경제 ‘몸살’
신문A17면 TOP 기사입력 2021.10.07. 오후 9:33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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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영국선 7배나 폭등 올 최고가
‘탄소중립’ 이후 의존도 커져
러는 공급 조절, 영향력 확대
‘에너지 무기화’ 전략 우려도
“전기료 인상을 멈춰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전기료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뿐 아니라 천연가스 가격까지 뛰어오르면서 전 세계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마드리드 | AP연합뉴스
최근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의 가격 급등으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조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 가격도 뛰어오르며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위기를 기화로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전략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세는 유럽에서 두드러졌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에서는 천연가스 도매가격이 이날 한때 단위당 407펜스까지 올라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연초의 가격 수준에 비교하면 7배가량 오른 것이다. 앞서 네덜란드에서도 지난 5일 천연가스 가격이 1㎿h(메가와트시)당 118유로까지 올라 지난해 대비 약 8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 인상은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한 것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팬데믹 전으로의 회복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각국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며 수요가 폭발했지만 기존의 생산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유럽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화력발전의 원료를 석탄이나 원유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고 있었기에 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 상태다.
급격히 오른 가스 가격에 각국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의 철강과 화학, 유리, 비료업계 등은 생산에 필요한 연료비가 오르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일부 업체들은 문을 닫기도 했다. 에너지 경제학자 마크 울페는 CNN 기고에서 “더 높아진 에너지 가격은 난방이나 음식, 치료용 약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논란도 촉발했다. 러시아는 최근 발트해를 거쳐 독일까지 잇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을 완공했다. 이를 두고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가스 의존도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가스관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일부 줄여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가 고의로 가스 가격 폭등을 조장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늘리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세를 안정시켰다. 이는 거꾸로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강화된 영향력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가스운송 기업 GTSOU의 세르게이 마코곤 CEO(최고경영자)는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 기고한 글에서 “현재 유럽에서 목격하고 있는 것은 1970년대에 미국이 겪었던 오일 쇼크 사태의 재현”이라며 “상품은 다르지만 지배적인 생산자들의 정치적 동기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지적했
첫댓글 민영화의 위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