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 날 한 시에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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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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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우리가 칠십 나이가 되는 해인가?
날던 뛰던 기던 구르던 심지어 가만 있었다 하여도..
각자 속도가 다르고 삶의 모양이 달라도
우리는 칠십의 새해를 맞는다.
이 시를 읽으며 생각해 보니 칠십까지 살아 오면서
내가 뭐 그리 별나게 산 게 있었는가 하며 새해에 되짚어 보게 되었다
그냥 살아온 것 밖에는 그냥 뭉글뭉글 버텨 낸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시인은 새해의 첫 기적이란다
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직장 다니다 결혼해서 애 낳고 기르고 성장시켜
결혼 시키고 부모님 떠나 보내고 정년을 맞아 이제 노년의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런 나의 삶이 기적이라니..
그래 그렇구나
그저 생긴대로 묵묵히 제 갈길 가며 사는 게 기적이구나 라는 마음이 든다
이젠 느림을 갈구하며 살아야겠다 잘 되지는 않지만 거북이처럼 달팽이처럼
느리게!를 마음 속에 담으며 올해를 시작하려 한다
첫댓글 사람이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지.
시간이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거늘....
시인의 얕은 혓바닥으로 시류를 농낙하다니.
하기는 꽤 오랜 세월을 살고 있으면서도,
무엇이 참이고 진인지,
알 수가 없구나.
다들 그러하셨듯이,
나도 아무것도 알아 낸것도 없이 가겠지.
조만간에.
성택성, 조만간에? 30년 후? 거북이는 천년을 산다는데...ㅎㅎ
하루살이가 되었던 매미가 되었던 인간이 되었던
모두가 한평생 !!! 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