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방송을 못 보신 분들이 성탄이 얘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따뜻해 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씁니다.
이 방송을 보고 나서 전 한 편의 따뜻한 동화를 읽은 것 같았거 든요.
다만 한가지, 모두 기억에 의존해서 쓴 글이므로 전후 사정이나 디테일은 진짜 방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를 바랍니다.
* * “
성탄이의 열두번째 성탄절”
ㅋTV 인간극장에서 성탄이란 어린아이가 나왔읍니다.
이 아이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나 성탄이란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아빠는 두 번의 전과를 가진 사람이고, 그의 오랜 방황에 지친 형제들도 모두 그를 버렸습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음악을 하겠다고 집을 나와 미군부대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젊은 시절 나쁜 짓을 하고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다 나와서 12살 연하인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는 착한 여자였지만 얼마안가 정신이 점점 어린아이로 퇴행하는 병에 걸립니다. 그런 엄마와 성탄이와 함께 아빠는 살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이제는 교통사고로 다시 감옥을 가야 했습니다. 어린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엄마와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만을 놓아두고 아빠는 감옥을 가야 했습니다. 둘은 거의 구걸 생활을 하면서 아빠가 나오실 때까지 살아왔습니다. 아빠는 말합니다. 그래 놓고 정신을 안 차리면 자기는 인간이 아니라고.
지금 아빠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이벤트 장소를 찾아 다니며 엿장수 춤을 춰서 돈을 법니다. 지금까지는 성탄이도 함께 나가 탬버린을 치고 노래도 부르고 춤을 췄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이제 더 이상 애 낳아서 앵벌이 시킨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가 않습니다.
이제 5살짜리 어린애 정도로 정신이 퇴화에 버린 엄마는 계속 잠을 잡니다. 집안일은 다 아빠와 성탄이의 몫입니다. 아빠는 점심이면 돌아와 깨우지 않으면 계속 자는 엄마를 깨워 엄마에게 식사를 만들어주고 나갑니다. 그리고 성탄이 주려고 닭죽을 조금 남겨놓습니다. 나가면서 엄마에게 당부합니다. “성탄이거니까 다 먹지마.”
엄마는 아빠가 나간 뒤 성탄이가 주워서 기르는 개와 닭죽을 한참 지켜보더니
닭죽을 개 밥그릇에 다 부어버립니다. “먹어”
성탄이가 학교에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배가 고픈지 냉장고를 뒤져서 귤을 하나 찾아냅니다.
엄마가 보고있다가 말합니다.
“내놔” 성탄이가 반만 주자 “다 내놔”
성탄이는 귤마저 다 뺏겨버리고 방 청소를 시작합니다.
아빠가 돌아와서는 엄마에게 한 소리 합니다.
“개 밥그릇 보니 닭죽 다 개 줘버렸구나. 맛있길래 나도 먹고 싶은 걸 안 먹구 성탄이 먹어보라구 남겨놓은 건데”
성탄이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아빠 난 괜찮아요..”
자기 때문에 아빠가 엄만한테 화내는 것 같아 못내 미안합니다.
성탄이 가족은 할아버지 산소를 찾았습니다. 이제까지는 형제들이 할아버지 산소를 아빠에게 알려주지 않아서 모르고 있었는데 엄마의 고집으로 물어 물어 찾아낸 것입니다. 아빠와 엄마와 성탄이는 절을 합니다.
아빠가 말합니다 “성탄이 커서 아버지 처럼 되지 말구 할아버지처럼 착하고 훌륭한 사람 되~알았지?”
성탄이가 말합니다. "아빠두 그렇게 나쁜 분은 아니세요..^^"
아빠가 또 일을 나갑니다. 우스꽝스런 춤을 추러 나가면서 성탄이에게 말합니다. “넌 나오지마”
“나갈게요”
“아빠도 춥단 말야. 넌 나오지마”
이렇게 몇번 실랑이를 하다가 아빠가 차를 몰고 가버립니다.
성탄이와 엄마는 대낮에도 어두컴컴한 골목을 지나 집으로 들어옵니다.
"가야되는데…아씨”
"그래 니가 가서 아빠 도와드려야지.”
“근데 어떻게 가지? 버스 비도 없구 택시 비도 없는데 어떻게 가지? 휙 날아서 갈까?”
이 추위에 혼자서 춤추고 있을 아빠를 생각하니 성탄이는 좀이 쑤십니다. 가야 하는데 아빠가 일하시는 곳으로 갈 방법은 없고 속이 탄 성탄이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어나서 이불을 집어 듭니다.
순식간에 이불빨래를 해서는 널어놓습니다. (나도 아직 도전 못해본 분야…)
엄마와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저기 한강변에 늘어선 아파트를 보면서 성탄이가 말합니다.
“엄마! 엄마두 저기 S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거기에는 집집마다 화장실도 있다!”
“응 나 거기 가봤어. 거기 화장실에 (비데인듯) XX에서 손 씻는 건지 알고 씻었다~^^~헤헤헤”(엄마)
“나두 나두 ^^헤헤 엄마, 있잖아~ 여기 강은 우리 건데 (강이 자기 꺼라고 믿고 있는 듯함) 우리 여기다 집 지을까? 물위에다 창문 많은 집 짓고 사는 거야~그래서 우리 물위에서 사는 거야~^^”
며칠 전에 엄마가 그림 그린 집은 온통 창문으로 둘러싸인 집이었습니다.
지금 성탄이네가 사는 집(방)은 창문이 하나도 없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아빠는 엿장수 춤을 춰서 번 돈으로 성탄이에게 줄 선물을 삽니다.
털장갑입니다.
성탄이가 너무 좋아하자 아빠는 웬지 크리스마스 (생일) 선물을 털장갑하나로 떼우기가 미안했는지 다시 시장으로 나갑니다. 아빠가 성탄이와 엄마 옷을 고르자 옷 가게 아주머니는 그냥 가져가서 입히라고 합니다. 티비를 통해서 성탄이네를 잘 아는 듯 합니다. 아빠는 너무 고맙습니다. 그러자 다른 옷집에서도 아주머니들이 옷을 비닐 봉투에 담기 시작합니다. “인생이 다 그런 거에요 성탄이 아빠. 열심히 살아요”
어느새 초대형 비닐 봉투(대용량)가 등장합니다.
아빠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나도 생각합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고.
아빠가 집에 돌아오자 엄마와 성탄이는 좋아라 옷을 입어 봅니다.
이렇게 많은 성탄절 선물은 처음입니다.
* * * *
12월 27일 마지막 방송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연말 특집 PD수첩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에서는 한국사회의 추악한 뒷모습들을 고발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와 월급을 5000원(?!!?)을 주고 부려먹고 (5000원을 못 견뎌 도망가면 불법체류자가 되는 웃긴 현실), 외국 여성들을 유린하고, 목사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사는 인간이 의무교육을 받아야 할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을 빼내 공장에서 일을 시키고, 미국군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 군대가 우리의 청년들을 죽여서 내놓고 자살이라고 우기고 있었습니다.
몇 시간 전에 “허미 세상에 이렇게 착한 아이도 있구나” 했던 내가 “허미 세상에 이렇게 악한 사람들도 있구나” 하고 놀랍니다. (제가 허미 하면 울 오빤 할맨교? 합니다.)
정말 이렇게 악한 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아버지, 저들은 저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라는 말을 외친 것도 이해가 갑니다.
나와 똑같은 인간이 알고서 그런 짓을 한다는 게 도대체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싫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말!: 같이 삽시다~아~아~아 ♬착하게!
P.S .: 나두 크리스마스 때 애 낳을까 봐요. 울 남친두 클수마스날 태어났는데 나한텐 천사 같거든요.
새해 첫 염장인가요? 음훼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