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오늘자 경상일보 경상시론에 실린 글을 퍼온 것입니다.
아는 분의 글이고 한 번쯤 생각해 볼 내용이라 여겨져 옮겨 적습니다.
다만 경상시론에는 지면관계로 일부가 삭필되어 있어 조금 어색했다고 하기에 삭필
되기 전의 글을 받아 그대로 올립니다.
울산하늘공원 「납골당」 재고되어야
울산시가 삼동면에 건립하기로 한 종합장사시설인 울산하늘공원 개관이 지질 등의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3년 이상 지연될 것이라 한다. 또 건립비용의 대폭 증액과 설계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심각한 반발로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울산하늘공원은 기존 방어진 화장시설의 노후화와 처리능력 한계로 인해 새로 건립하게 된 것으로 3만여평의 부지에는 화장시설 외에 20,000기에 달하는 납골당을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
납골당이란 건물을 지어 화장한 유골을 대량으로 안치하는 납골시설로서 분묘지 개발로 인한 국토 잠식과 산림훼손을 막고 적은 비용으로 장사를 치를 수 있는 장사시설이라 하여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장묘법으로 각광받아 왔다.
그러나 납골당 건립이 본격화되자 납골당 건물과 부속 건물 등의 건축으로 국토가 잠식되고 산림이 훼손되기는 마찬가지라는 비판과 납골함 안에 습기가 차면 유골이 부패하는 등 유골의 청결 보존이 보장되지 않고, 납골당이 포화 상태가 된 이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콘크리트 구조물인 납골당 건물 자체가 흉물로 남아 환경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의 화장율이 62%에 이르고 있고 울산시의 경우도 2002년 말에 이미 53.61%에 이르는 등 장묘문화에 있어 전통적인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의 이행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화장 후 유골처리 방법은 유골을 납골당 등 납골시설에 안치하는 방법, 유골을 화초,잔디 등의 주변에 뿌리는 산골장(散骨葬), 그리고 유골을 용기에 넣어 나무 밑에 묻는 수목장(樹木葬) 등이 있다. 이 중 납골시설에 의한 장묘법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고, 산골의 경우는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져 허전하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수목장은 이러한 단점을 모두 보완해 주는 장묘법으로 주목받아 1991년경부터 스위스를 비롯한 독일,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수목장이 알려진 이후 계속 관심이 증가하면서 장차 대표적인 장묘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수도권의 한 조사에 따르면 수목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한 상태에서도 '산골 또는 수목장'을 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수목장에 대한 상담이 증가추세에 있다고 한다. 화장한 유골을 자연 분해되는 용기에 넣어 수목의 뿌리 부근에 묻은 뒤 그 나무를 추모목으로 삼는 수목장은 인간이 자연에서 태어난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철학적 사고에 기초하여 사람과 나무가 상생하게 하는 자연친화적 장묘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초 장사등에관한법률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는데, 그 핵심은 자연장이란 이름으로 산골장과 수목장을 규정하고 수목장 설치를 위해 수목장림 조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다는 것이며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는 이미 수목장림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50억원을 투자하여 수목장림을 조성중에 있으며, 충남 연기군에 건설중인 행정중심복합도시 내에 확정된 10만평 규모의 대규모 장사시설에는 봉분형태의 매장을 금지하고 있어 대단위 수목장이 도입될 예정이고 납골의 경우는 평장만이 허용될 예정이다.
이제 매장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고, 국토를 잠식하고 산림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납골시설의 운영방향도 재고되어야 할 시점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장묘법으로서 가장 설득력 있는 대안은 수목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수목장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는 없고, 수목장림 조성과 수목장의 설치, 운영에 대한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2013년경부터는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배출 규제 대상국이 되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정선까지 감축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인데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림보전과 훼손방지로 온실가스 흡수능력을 높여야 하므로 수목장은 그런 의미에서도 가장 유익한 장묘법이기도 하다.
이런 시점에서 울산시가 울산하늘공원에 2만기에 이르는 대규모의 납골당을 설치하고 100평 남짓의 산골시설만 설치하기로 한 것은 심각한 정책오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하늘공원이 설계상의 문제점으로 인하여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이 기회에 울산시에서는 2만기에 이르는 매머드 납골당 설치 계획을 재고하는 한편 수목장 설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이 심각한 정책 오류에 대해서 지각 있는 많은 분들이 움직여야죠. 박 시장의 의지를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거라 봅니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는 기본이구요. 경상일보 보니까 필자가 아주 미남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