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덩커데이비스'님 글에 댓글로 적은 내용인데, 다른 분들 의견이 궁금해서 옮겨 적어봅니다.
저는 지금의 아이들은 공부 방법과 공부 내용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해도, 저는 LG전자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중인데, chatGPT 이후로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제가 다 공부하고 인터넷 찾아가면서 코딩했다면, 지금은 전체 일하는 시간의 90%를 chatGPT(Phind, Perplexity, Gemini 등 다양한 서비스를 쓰지만)에게 제가 원하는 코드를 설명하고 작성해 달라고 프롬프트 쓰는 데에 할애하고, 나머지 10% 시간만 그렇게 나온 코드를 살짝 수정하고 짜집기 하는 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머리에 남는게 있냐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이미 도태되는 사람들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우리 머리에서 지식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AI에게서 지식을 꺼내서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AI가 코드를 작성해주면 저는 그 코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남들이 일반적으로 작성하는 스타일, 유사한 다른 라이브러리를 물어봐 가면서 일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보다 배우는 것 많고, 속도도 빠릅니다.
그렇게 작성된 코드의 수준도 제가 작성하는 것보다 월등히 높죠. 질문만 제대로 하면 20년차 프로그래머보다 높은 수준의 코드도 나옵니다. 그들의 코드를 학습했으니까요.
이런 것이 코딩에만 국한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제 옆자리의 책임님(부장급)은 기획자이신데, AI능력이 압도적이셔서 5인분의 업무를 혼자 하시면서(정말 물리적, 절대적으로 5인분), 딱히 힘들어 하시지도 않습니다.
GPTs(개인화 된 GPT)를 미리 짜놓으셔서 GPTs를 돌려놓으면 70%의 일은 스스로 해놓기 때문에 그걸 정리하고 검수, 보강만 하시거든요. 그렇게 해서 회사에서 에이스로 군림하고 계십니다.
이 분은 업무 프로세스를 GPTs로 짜놓으셨습니다. 기획 업무라는게 대략적인 프로세스가 있으니까요.
업무를 받으면 GPTs에게 "나 xx 분야에 대해 사장 보고 레벨의 20페이짜리 기획서를 작성하려 해. 업무 로드맵을 작성해주고, 그 순서대로 내가 미리 정해놓은 산출물을 정리해놔줘"라고 하면 GPTs가 알아서 해당 분야에 대해 '분야 기초 상식/시장조사/경쟁사 조사/기술 조사/해당 분야 자사 역량 평가/기회 영역/잠재적 파트너 등을 싹 정리해 놓은 50페이지짜리 백서를 발행합니다.
책임님이 이 백서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는 동안, GPTs는 기획서와 보고자료 초안을 작성합니다. 초안은 책임님이 미리 본인의 자료 스타일을 학습시켜 놓아서 입맛에 딱 맞게 나옵니다. 백서를 정독한 책임님은 이미 이 분야에 아는 척은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고, 그 상태에서 초안을 정리/보강만 하면 됩니다. 이미 이런 시대입니다.
이미 이런 시대인데, 앞으로의 아이들은 AI에 밀려서 직업이라는 것을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아이들이 어떻게든 직업을 구했다 하더라도 그 직업은 분명히 지금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업 성취도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능력을 요구하게 될겁니다.
그 능력이 무엇일지 스스로 고민하고, 그걸 찾기 위해 많은 것을 체험해야 할 피 같은 시간에 학원에 앉아 있는 아이들은, 제가 정말 장담하건데 성인이 되어서 도태되고 아무런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겁니다.
저는 아이들 사교육에 돈 많이 쓰는 지인들 뜯어 말리고 있습니다.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일부 중견/중소기업은 보안 때문에 AI 도입에 소극적인 대기업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AI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파악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구시대적 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부모로써도 실격인 행동이 될 것입니다.
아이를 위하는 행동이라고 열심히 사교육을 시키는 행동,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댓글 학부모들의 학벌에 대한 믿음은 종교와 같습니다.
아무런 논리도 없이 '주변에서 다 하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닥달하고 있지요.
초등교사로서 고민 안해본거 아닌데,
하여간 지금의 교육은 쓸모가 없다, 라는 것에 격하게 동의하고,
그럼에도 결국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교육이 유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는 결국 학생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과 체험, 토론, 프로젝트학습, 성과발표회 등등 무언가 만들어내고, 결론을 도출하는 작업을 다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인천교육은 이미 몇년 전부터 '역량교육'을 강조하고 있고,
생각보다 각 시도 교육청은 이러한 흐름을 열심히 쫓아가고 있습니다.
도태되는 것은 학부모들이지요.
사교육시장이 유지되고자 퍼뜨리는 공포심리에 낚여서 여전히 학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시도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모조리 '학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컷하는 학부모가 대다수이고,
그 중 일부는 심지어 초등학생을 주말에도 학원에 보내어 중학교 교육과정을 배우게 하는걸로 자랑을 하고 다니더군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시도교육청의 교육기조는 생각보다 열심히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자신들이 학생이었던 20년 30년전에 묶여있죠.
하여간 그래서, 저는 학원 안보냅니다.
보내긴 보내는데 줄넘기, 피아노, 이런거나 보냅니다.
@구리구리쫑쫑 좋은 말씀이네요.
말씀하신대로, 학생이나 교육 당국보다는 '학부모들이'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못 따라가는게 큰 것 같습니다.
맹목적으로 열심히,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아이에게 돈과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붓는 부모가 제일 어리석고, 그 결과는 처참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 말처럼, 사교육에 쏟을 돈을 아이의 계좌에 잘 모아서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무엇을 하던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의 기반이 될 seed money로 만들어주고, 아이가 사교육에 지쳐버리게 만드는 대신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부모가 되어야만 아이도, 부모도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게 당연히 ai를 익히고 배워야하고 ai가 각 분야의 효율을 높이지만 몇십년안에 각 직업의 프로세스 자체를 바꿀지는 의문입니다 ai 시대니 외국어 수학등 기존의 학업시스템을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자칫 무책임한 발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프로세스가 바뀌고 있고...
세트오펜스님은 그걸 직접 보고 있어서 하시는 말씀이긴 한데요,
봉봉님 말씀처럼 프로세스가 별로 바뀌지 않는 것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미래학자들 예측이...
소위 '좋은 직업'들은 AI가,
육체노동 및 단순노동은 인간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직업도 경제도 결국은 이익의 극대화이기 때문에,
AI는 정말정말 빠르게 흐름을 바꿔나갈 겁니다.
제 아들이 이제 10살정도 되는데,
그 아이가 본격적으로 직업을 가지고 먹고사는 시기를 25세로만 잡아도 15년 뒤거든요.
15년 뒤에... 저출산, AI, 고물가 등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면 어떻게든 될거야' 라는 생각이 유효할거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당연히 학문적인 연구, 순수과학 등등은 여전히 중요하기에,
대학도, 그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있을겁니다만,
지금처럼 대다수의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학문의 길을 선택한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유효할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몇십년이 아니고 몇년안에 프로세스가 많이 바뀔 것 같습니다. AI의 발전 속도는 linear가 아니라 exponential이라서요...
몇 십년까지 가기 전에 당장 10년 안에 대부분의 직업이 완전히 모습을 바꾸거나 사라질겁니다. 저는 회사에서 이런 기술 트렌드 관련된 기획을 해서 각종 데이터와 통계를 들여다보다보니 예민한 편인데, 우리나라에 키오스크가 도입된 이례로 자영업의 평균 고용 인원이 5명 대에서 1.x명으로 줄어드는데 10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신규 자영업자 5할 이상이 1인 가게입니다. 키오스크는 지금도 불편하다, 멍청하다 소리 듣는 기계인데도 사회를 이렇게나 바꾸었는데, 키오스크보다 수 십배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LLM으로 대표되는 AI가 사회를 얼마나 바꿀지는 아직 상상도 안되지요. '학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입식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 체계를 걱정하는 겁니다. 이 교육이 입시까지는 계속 유지될 수 있겠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전혀 부합하지 못할겁니다. 그 때의 괴리를 취업 준비하면서 메우기에는 너무도 어려울겁니다.
저는 최근 학생들과 제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 너희들이 어른이 되는 10년 뒤는 엄청 많은 것이 바뀐다. 지금의 공부환경이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 되도록 많이 체험해야 한다. 뭐라도 해야 하고 다양하게 해야 한다.
- '그거 안해봐서 못해'가 아니라 '그거 안해봤으니 해볼래'가 되야 한다. 최대한 많은 것을 겪고 느끼고 생각해야 한다.
- 그런데, 그렇게 얻은 경험과 지식을 내꺼로 소화하고 써먹으려면, 결국 머리가 좋아야 한다.
-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 학교 공부는 머리가 좋아지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 그런 훈련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운거 써먹지 못한다'는 헛소리는 하지 말아라. 일상생활에서 써먹을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는건 시간낭비 기회낭비다.
- 대학이 목표가 아니다. 너희들의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 목표다. 독서 많이 하고 수학공부 영어공부도 꾸준히 해야 한다. 다만, 그것보다 너희들이 하나라도 더 많이 체험하고 느끼고 생각하는게 우선이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최근에 구글 제미나이도 유료화 버전이 따로있던데..
한 30년지나서 뉴럴링크가 대중화되어도 Pro버전 쓰는 사람하고 Basic버전 쓰는 사람하고는 차이가 많이 날까? 이런 뻘생각 해봤습니다..ㅎㅎ
우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셨네요.
근데 문제는 아직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점수를 잘 맞아야한다는 겁니다. 점수가 좋아야한다면 학교 공부만으론 안되는 사회인거죠..
세트오펜스님 글이 놀랍긴하지만 구리구리쫑쫑님 댓글처럼 지금의 교육체제가 유지된다면 지금처럼 사교육을 계속 해야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젠 ai가 뭔지에 대해서도 공부해야될듯 싶고요..
말씀하신대로 우리의 입시 중심의 교육 체제가 유지되면 아무래도 교육 방향도 비슷하게 가겠지요. 와이프가 고교 선생이어서 그런 정보를 자주 보는데, 교육부도 변화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다른 분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제일 변하지 않는건 다름아닌 학부모들입니다. 변화가 불안한거죠.
세계와 세상은 이미 변화하고 있는데 학부모가 이를 쫒아가지 못하고, 그래서 우리의 교육 전반이 쫒아가지 못하면 결국 우리나라 전체가 빠르게 낙오되고 도태되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변화에 워낙 잘 대응하는 민족이라 어느 시점에서 급격하게 따라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낙오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긴 하겠지만요...
너무너무 동감하는 바입니다. 저출산 문제도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글까지 올려주셨군요. 댓글을 보고 심히 공감이 갔습니다. 결국은 창의성, 의사전달, 계획수립 등.. 획일화된 시험 성적이 아닌 사고의 확장과 그걸 기억하고 정리 및 표현할 수 있는 지능?이라고 해야할까..그런것들이 점점 더 부각되겠군요. 재미있는 세상이 되고 있어요.
비슷한 생각입니다만, 다른 생각입니다.
써주신 평가나 학습의 방향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 건 맞지만 저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공부는 책을 읽고 사고력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사고력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현 시대에선 비판적 사고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Ai에게 물어봐도 내가 그걸 검증을 못하거나 검토해서 판단할 수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사실 요즘 교육 트렌드에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강조하는건 좋은데, 아이들 머릿 속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계속 꺼내라고만 하는게 저는 좀 불만이에요. 그래서 저는 디지털 활용교육뿐 아니라 철학이나 인문학처럼 깊이있는 사고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꼭 같이 병행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영수 학원은...
그냥 성적과 입시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다르지만 비슷한 생각인게,
요즘 점점 더 중요해지지만 점점 떨어져가는 능력이 '독해력'입니다.
저는 AI를 '최고의 도구'라고 말씀드리는 것이고, 결국 최종적인 결과물 창출과 감독, 책임은 사람의 몫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AI가 주는 지식을 읽고/듣고/보고 스스로 이해해야 하는데, 요즘 애들이 이해를 못한다더군요. 워낙 shorts에 익숙해져서 조금만 길어지면 텍스트던 영상이던 이해를 못하는게 학교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데, 이 능력이 기본이면서도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독해력 향상을 위해선 역시 책 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도 생각하고 있구요.
@세트오펜스 결국은 같은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앞으로 '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로 개인의 생산성이 많이 갈라질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잘 들었습니다 ㅎㅎ
저도 같은 lg계열사에서 연구원으로 있습니다. 글쓴이 생각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저는 이제 gpt 없으면 코드 작업 못하겠네요. 결국 교육 이란것도 ai의 기능을 온전히 끌어서 쓸 수 있는 역량이 될거에요. 혹은 얼마나 전략을 잘짜는지도요. 각 도메인에서 높은 지식을 갖출수록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어쩌면 응용 분야보다 순수영역에서 높은 지식을 갖춘 사람들의 생산성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질거 같아요. 여러분야에 걸쳐 높은 수준의 학문적 개념을 갖춘 사람이라면 뭔가 새로운 것도 많이 만들 수 있을듯요
글쓰신지 1년이 넘은 시점에 보게되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드는 주말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