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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도 하얀 밤을 지키며 文字의 바다를 건넜습니다.
아침에 <최초의 건망증>을 다시 만났습니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희미했던 이 시를 다시 읽으며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의문만 증폭되는 창세기의
타락論을 시인이 한 방에 날렸습니다.
한동안 암송하며 애송시로 남겨둘 것입니다.
다음 시집은 <최초의 건망증>이 어떠실런지요?
이런 시 한 편만 쓸 수 있으면 願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작시 한 펀 덧붙입니다 _()_
/ 동산
12월에 쓰는 나의 創世記 / 최병무
스스로 존재하시던 이가 드디어 적당한 자리에
太陽을 걸어놓으시고 홀로 적적하셨던 그 분은
창조의 놀이를 시작하셨다 행성 중에 地球를 택하시어
실험실을 차리셨다 빛의 속성으로 波動을 만드시고
그때부터 피조물은 자전과 공전을 한다
모든 種에게 神性을 불어넣으시니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다 하느님은 이 놀이가 너무 좋으셨다
어느날 궁리가 많으시고 바쁘셨던 그 분이
그만 깜빡하는 사이에 그토록 당부를 하였건만
최초의 인간이 사고를 쳤다 완성을 위하여
제일 큰 선물로 준비해둔 선악과를 따먹었으니
그날의 분노를 그 후손인 나로써는 헤아릴 길이 없다
다만 그날로 추방을 결행하셨다는 것과, 지금도
그 위대한 약속은 유효하다는 기록이 있다
(나머지 種들의 운행과 놀이는 여전하다)
왜 創世記에는 아담과 이브의 成婚 스토리와
天上의 주례나 축사가 없는 것일까?
이 사건은 그 나무를 만드신 이의 책임인가,
미리 따먹은 사람의 책임인가?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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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누드로 활보하고 생활하는 아프리카 Himba 部族의
사진을 보면 하체를 가린 실락원의 명화들은 진화(?)한
인간의 僞作임이 분명하다. 아니면 천재의 숨겨진 코드를
내가 아직도 읽지 못하나?
[출처] 마경덕 시인 1|작성자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