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법사는 꼭 작년 이맘때 능소화님 때문에 인연을 맺었습니다
처음 절을 찾았을 때는 길을 잘 몰라 참많이 헤맸지요
거기에다가 그날 겪은 우여곡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나옵니다
지금은 어머니 모시고 양산 덕계 쪽으로 갈때는 꼭 들러서 인사하고 갑니다
저나 저희 가족은 불교가 무엇인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절에 인사하러 갈때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갑니다
딱 한번 동생이 크게 아프다는 말을 들었을때 절에가서 부처님과 눈싸움 한번한거 빼고 말입니다
'도대체 우리가족에게 왜 이런 힘든 일을 안겨 주십니까?......' 하고 원망 많이 했지요
홍법사와 인연을 맺는 과정에서 자잘한 에피소드가 참 많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절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도 아이고 또 누가 훼방 놓는 것도 아인데 와이리 힘이 드노' 하십니다^^
아래글은 그 에피소드들 중에 가히 절정판 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작년에 다른 카페에 올린 글인데 퍼 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참 좋은 분들을 뵙게 되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동생은 지금 순조로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1차 치료가 끝나고 퇴원하게 되면 홍법사에 가족 모두가 또 인사하러 가야지요
그리고 그 길에서 이번엔 어떤 난관이 저희 가족을 훼방 놓을까 이제는 사뭇 기다려 지기도 합니다^^
이기 안습아이가
집수리 봉사가 끝나고 미리네님하고 문방구님, 고구려의 꿈님은 미쿡 쇠고기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서면으로 가시고 저는 어머니랑 조카들과 시골 할머니 댁에 갈려고 따로 헤어 졌습니다
퇴근하시고 출발 준비를 서두르시는 어머니께
"어무이! 쪼매 있다가 제등행렬이 서면으로 지나가는데 그거 보고 촌에 가까예?"
"와? 뭐 볼끼 있나?"
"저번에 홍법사 가가 등 만드는거 본적 있자나예 그때 뵌 그 부처님도 지나간다 카네요"
"글나, 그라모 보러 가야지 서면이 가까우니까네 고마 걸어가자"
그렇게 해서 서면으로 어머니, 초등 5학년, 1학년 조카들과 한 15분 정도 걸어서 서면엘 갔습니다
금요일 촛불 문화제를 한 장소에 딱 도착하니까 막 제등행렬이 지나갑니다
여러 가지 모양의 등이 지나가고 저번에 부처님 말고 달팽이랑 종모양의 등이 지나가니 어머니께서 반갑게 맞으십니다
그리고 그 등을 끌고 가는 차량에 능소화님이 타고 계셔서 또 반갑게 인사하고.....
그런데 아뿔싸! 세분 부처님이 안보이는 겁니다
"와 그때 뵌 부처님이 안보이노?"
"그러게예..... 아! 맞다 아까 그 누나가 탄 차가 홍법사행렬 뒷부분인가 보네예 퍼뜩 뒤로 돌아가모 볼수 있을 낍니다"
그때부터 추격전아닌 추격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면 부전도서관 부근에 가니 저멀리 행렬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때에도 부처님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 와중에 청정문님과 통화도 대충대충, 아씨시님과 골드스타님도 만났지만 또 인사도 대충대충, 거의 뛰다시피 갑니다
"어무이! 그 짝은 이미 늦었으예 이짝으로 가입시다"
"삼초~온! 목말라요"
"난주 사주꾸마"
문현동 행사장 부근까지 겨우 가서야 우리보다 한참 앞서서 제일 앞쪽에서 가시는 세분 부처님이 보입니다
"삼촌! 짱구가 왜 자꾸 도망가지요?"
아마 1학년 꼬마애한테는 세분 부처님이 짱구로 보이는가 봅니다^^
행사장안에 들어 가서야 부처님이 멈추데요 그런데 우리가 다가갈려고 하면 자꾸 딴데로 가십니다
"고마 포기하자, 저 부처님들하고 우리는 인연이 아닌갑다"
하시며 애써 아쉬움을 뒤로 감추십니다
할수 없이 행사장안에 전시된 다른 등(불타버린 숭례문도 있데요)도 둘러보고
조그만 미니 동물원에서 귀여운 꼬마 동물들도 보고
집으로 돌아 갈려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정말 거짓말 같게도 세분 부처님이 우리 가족들 앞에 서는 겁니다
어머니와 저 동시에 '관세음보살' 했습니다
- 차분히 생각해보니 멈춰선 자리가 원래 위치할 자리이고 거기를 갈려고 넓은 행사장 부지를 빙둘러서 온겁니다^^;;
어머니께서 한분한분 부처님 앞에서 가만히 정성스레 합장을 하시는데 자세히 보니 눈물을 흘리고 계시데요
"어무이! 와 우시는데요?"
"이기 안습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께서 말씀 하십니다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는기라 아까도 함 바바라 고마 차분히 이쪽으로 와가 구경하다 보모
언젠가는 부처님이 오실낀데 먼다꼬 그리 애가 닳아가 띠 댕깃는지.... 니도 차분히 니 할일만 잘 하모 되는기라
처음에 뼈대만 있는 부처님을 뵌 인연으로 여까지 왔지만 완성된 부처님을 보니 내 마음이 다 행복하데이"
"예^^ 근데예 안습이란 말은 우예 압니까?"
"지훈(초등 5학년 조카)이가 갈차줏지 아까 같은때 쓰는말 맞다 아이가?"
" ....."
어제 저녁 저희 가족의 힘들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한밤의 추격전 이었습니다^^
덕분에 시골은 다음주에나 가야 겠네요 ㅠ.ㅠ
첫댓글 후후 아침에 기분좋은 동화 한편 읽고 가는 기분입니다. 성불하세요. ^^
동화제목 : '부처님을 찾습니다' ^^ 재밌게 잘 읽었어요~
동생 치료가 순조롭다니 감사하고 이제 정기적으로 청년회 법회 다니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