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기에 완패 당하고 빛과의 전쟁에서 완승한 날.
회상.
회상이라고 하지만 오래 전의 일이 아니고 불과 몇 일 전의 일을 기억할 뿐이다.
몇 일 전 그 곳의 으름난초가 피기 시작하였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말에 몇 일 더 기다리자는 생각으로 꽃친의 휴무 날을 물었더니 19일이 휴무란다.
그날은 두 사람 모두 사정상 일찍 출발할수 없는 날이라 몇 일 더 기다렸다가 편한 날에 가자고 하니 그날 아니면 시간이 없다며 조르기 시작하는데 그만 두 손을 들고 출발하기로 하고 날씨를 검색해 보니 쾌청이였다.
그런데 막상 출발하고 보니 전날의 일기예보와는 달리 쾌청이라던 날씨가 우중충이다.
이거 이러면 않되는데...
웬만한 꽃들이 다 그렇지만 으름난초 역시 빛이 없으면 별로인지라 마음 한 구석에는 걱정이되었지만 우리가 가면 날씨도 좋아질거라 위로하며 달리니 진주를 지나면서 부터 짙은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날씨가 좋아졌다.
현장에 도착하여 때 늦은 옥잠난초를 몇 장 찍고 올라가니 햇볕을 가득 안고있는 첫번째 모델이 보였다.
와...대박!
사실 이때만 하여도 풍성하게 피어 빛을 한껏 받고있는 이 모델이 최고인줄 알고 제법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러나 위로 올라 갈수록 이제 갓 핀듯 깨끗하고 풍성한 모델들이 나타나니 조르기에 완패 당한 일이 정말 잘했다 싶었다.
아쉬운 점은 날씨도 날씨지만 숲속이다 보니 나무그늘에 빛이 가려 왔다갔다 한다.
이런 자연현상은 어쩔수없는 일이라 부는 바람에 나무가지가 흔들리며 쪽빛이 들 때를 기다릴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찍고 찍고는 기다리며 위로 올라가니 세상에...
빛을 한껏 받은 제일 위의 모델을 보는 순간 와~~~! 하는 탄성을 지르며 급히 경사를 올라 셧터를 눌러대기 시작하였다.
2~3년 빈약하게 피었던 이 모델은 우리가 지금껏 봐 온 중에서 올해 최고로 풍성하게 비운것 같았다.
조금있으니 빛이 사라진다.
빛 방향을 보며 주위를 살피니 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할것 같아서 나는 내려와 다른 모델을 찍고 있는데 위에 있던 꽃친이 급히 부른다.
아래 위로 뛰어 다니는 우리의 모습이 애처로웠던지 흔들리는 나무 사이로 다시 빛이 들기 시작하더니 이번에는 제법 오랜 시간 빛이 비친다.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렇게 빛과의 한판 승부를 펼칠 동안 그 숲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고 우리의 흔적만 가득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더 이상 빛이 들 가능성이 없어보여 철수하자 하니 같이 간 꽃친은 그래도 미련이 남았던지 선듯 발걸음을 돌리지 못한다.
우리는 사진을 표현할 때 "빛으로 그린 그림" "기다림의 미학" 등의 수식어를 붙여 부르는데 이 날은 정말 이 말이 어울리는 날이었다.
첫댓글 빛 지대로 받은 으름난초 예쁩니다
전체샷 보다는 접사로 많이 담으셨네요~~
옥잠난초 기대합니다~~~
으음...
변산님 만큼만 젊었어도 올리겠지만 너무 늙어 버렸더군요.
@오발탄 ㅋㅋㅋ
또 거기서 전 왜나옵니까....
딱 적기에 보셨으면서요
@변산바람꽃 많이 늦었더군요.
시기가 지나서 옥잠은 아직 열어 보지도 않았답니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으름난초 대박입니다
최적기의 모델이 빛까지 잘 받고 깊은 내공으로 대작을 담으셨습니다
먼길 수고하신 작품 즐감합니다
우와....숨죽이며 바라보게 되는 멋진 모습을 즐감합니다. 아름다워요.
빛을 받아서 금빛 찬란한 으름난초네요.
눈이 부십니다~
올해 풍성하게 피어난 으름난초 빛을 받아 더욱 찬란한 아름다운 모습을 멋지게 담으셨습니다.
빛이 오락가락하는건 숲에 들어가면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저는 조급한 성격탓에 기다리지 못하고 셧트를 눌리고 맙니다!
작품들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으름난초 이군요
이쁘요
우와~~멋지게 담으셨습니다
저도 도전한번 해봐야겠습니다
빛과의 한판승 축하합니다
역시 빛을 받아 밝고 깨끗하고 멋지게 표현하셨네요.
빛이 들었나보군요
제가 간날은 빛은 없었다죠
빛받은 으름난초 더욱 멋지네요
으름난초가 눈앞에 생생하게 살아있군요. 정말 멋지네요.
으름난초 의 빛받음이 아름다움애 넘멋져요
돌풀님하고 간거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근데 잘 담아오셔서 부러워요
꽃도 글도 아름다운 것
빛이 아주 고울때 다녀오셨네요
사람들 없는 시간 즐거우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