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것인데'.....
막상 땅끝마을로 떠나려하니
하나,둘 이런 저런 이유로 약속을 깨더군요
그래서 둘이서 가는 여행길 입니다
"아름다운절 미황사"
땅끝마을 달마산자락
책을 보며 꼭 가보야 하겠다고 마음정하고 떠난 길 입니다
새벽5시 위도상 3.8이북에 위치한 남한의 경계선 연천에서 땅끝 해남으로
끝에서 끝을 달려가는 길 입니다
6시간쯤 먼길
사랑하는 님을 찾아가듯 그런 마음였지요
무화과 익어가는 길목을 지나 '미황사'는
달마산자락의 넓은 가슴으로 동그마니 우릴 안아주었습니다
동행한 법우랑 미황사 주차장에 차를 놓아두며
한마디 했습니다 "먼길 무사히도 데려다 주어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맙다고"요
아름다운절 미황사는 10 여년의 불사를 통하여
해주스님과 주지스님의 땀방울이 쌓이고 녹아내려
일구어낸 소박하며도 웅장한 따스한 안식처였습니다
옷매무새 다듬고 양말을 신고
법당에 삼배를 하며 느리게 둘러보았습니다
정성스레 준비한 작은공양물을 들고
절집가족에게 나즈막히 물었습니다
'부도암,은 어디로 가야하는지요?
"예, 15분쯤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있습니다"
15분...
우리는 그길을 따라 가며 부도암의
해주큰스님께 조심스레 전화를 했습니다
큰스님은 제가 다니는 절의 주지스님과 도반 이셨습니다
아~~ 저기보이는곳이 부도암
큰스님들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곳 (속가로 말하면 묘가 자리한곳)이지요
작은체구의 스님께서
"먼길 오시냐 고생이셨지요"
그 한마디에 먼길이 아니라 옆동네를 다니러온 마음였답니다
부도암엔 선지식들의 빛바랜 비석들이
그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여장을 풀고
부도암 여백이 있는 뜰을 걸으며 우린 이야기하듯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들이 와서 반가우시죠? "
그래~~~ 흐르듯 한줄기 시원한 바람에 님들의 언어가 매달려 왔습니다
그렇게 1시간여동안 부도암을 둘러보고 숲속 사색의길을 다녀오니
스님 말씀하셨습니다
" 내 도반의 절에서 멀리 온 분들이신데 무엇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즐거운 여행이 되려는지"
저희는 괜찮다고 이렇게 편히 부도암에서 하루묶으며 새벽종성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는데도
스님은 그래도 조금은 편하신 차림으로 나오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가봐야지요"
스님의 차를 탔습니다
어디로 가시는지요
이곳까지 오셨는데 '명사십리'로 가야지요
너무도 뜻밖의 안내에 저희는 어린아이들 마냥 야~~ 하며 좋아했지요
40여분쯤 달려갔을까 명사십리 해수욕장
휴가의 끝을 자리한 많은 가족들, 끝이 보이지 않는 고운 모랫길
그곳에서 우린 멀찌기 신을 벋어놓고 모랫길을 바다를 껴안고
밀려오는 파도에 나이도 잊은채 작은조개껍질을 주워 담으며
넘넘 즐거운 동심이 되었습니다
한참이다 물놀이를 하다 뒤돌아 보니
저만치서 밀짚모자를 쓰시고 스님은 모랫길을 걷고 계셨지요
해변의 이방인처럼 보임직도한 스님의 모습은
한폭의 수채화 였습니다
스님은 명사십리를 뒤로하고 오는길에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좀 그렇고
철지난 명사십리 모랫길을 즐깁니다
그때가 참 좋은 사색길이죠
이제 저녁공양을 해야겠지요
남해 완도의별비는 뭐니뭐니해도 구운전복이랍니다
맛이 좋다는 완도의 전복구이집으로 향했습니다
스님이 손님께 강추하시는 맛집
중요한것은 구운전복과 입안의 사랑 그리고 값이 저렴해서 행복한맛였습니다
부도암으로 돌아온길
별빛내리는 평상에 앉아
차한잔과 과일에 말씀한마디 법어를 세기며
안내해주시는 방에 나를 눕혔습니다
(둘째 날)
1박이 아쉬워
잠깐 눈을 감았다 뜨니 새벽3시
간단히 세면을하고 부도암에서 미황사로가는 새벽길은
칠흙같은 밤
어젯밤 별은 사라지고 습한공기뿐
가로등도 없는 길을따라 나무사이로 그나마 조금 보이는
어두운 하늘길을 보며 핸드폰 불빛에의지하여 새벽예불을 드리려
가는길 입니다
3시반 에 웅장하게 나즈막히 멀리가는 종소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 있던 4-50명쯤 되는 젊은이들이
하나 둘 삼삼오오 분비비며 법당안으로 자리합니다
법당은 이내 가득하고 야단법석으로 대웅전밖에 자리를 마련하고앉은 젊은이들
조금은 서투러 보였지만 그래도 모습을 같추려 노력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경건하고 행복해보였습니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부도암으로 돌아와
방을 정리하고 나를 가다듬고 8시 평상에 자리하고 아침공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스님께서 손수 지어주시는 공양을 대접받기가 송구스러워
도와드리려 했건만 사양하셨습니다
스님께서 준비하신 메뉴는
감자오븐구이,빵,파프리카,복숭아
그리고 견과류와 직접로스팅해서 내려주신 커피
감동의 아침공양였습니다
설거지는 저희가 하겠다며
주방을 정리하고 있는데
창밖에서 들리는 세레나데
저희는 활짝웃으며 놀랐지요
스님이 등을 돌리시고 세레나데를 부르고 계셨습니다
스님의 노래는 편하게도 부도암을 맴돌았습니다
그렇게 부도암에서의 1박은
어느곳에서의 몇날같이 환희가득한 시간들였습니다
그렇게 가슴가득한 감동을 담고 부도암을 나서며
스님께 공손히 합장을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지만
그 인사만으로 되는건지 모르겠다는 마음였습니다
부도암을 나와 미황사법당을 들러
푹쉬고 있던 차를 만나는곳 주차장
근거리의 '도솔암'을 악천우도에 들릴 수 있었고
많은 추억을 길게도 굴러 굴러 오늘 여기에서
지난여름을 가깝게 꺼내 보는 아침입니다
폭풍탓에 사무실을 나설 수가 없어 짧은시간 긴글 옮깁니다
'아름다운 절 미황사'는 책의 제목 이기도 합니다
혹 들르실길이 있으시면 '부도암'가는길도 물어보세요
조용히 딛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곳
그곳에 가면 혹, 혹시 해주스님 '현공'스님의 세레나데를 들으실 수 있으려는지요?
세레나데....
^^*살짝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거랍니다. 5명의여행길에 둘이남았지요. 약속을 지킨자에게 주지스님이선물하신 작은 명함을 들고 다녀온길 입니다.
부도암에서의 1박은 쉽지가 않은모양입니다)
2010. 8.14-15 1박2일 못다한이야긴 그냥 두려해요
첫댓글 사진도 올려 주삼..............ㅋ 그럼..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잇을거 같애요...ㅋ 고맙습니다. 꾸벅.......ㅋ
그러게요....사진도 올렸으면 참 좋으련만 제가 요만큼 밖에 안되는 걸요.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부도암에서 아침에 마시는 원두커피 산촌 초목과 어우러진 내음 정말 좋을 것 같군요. 제게 지금 필요한 것인데... 속세에서 딩굴고 있는 제가 보기 싫습니다.
감자오븐구이,빵,파프리카,복숭아 그리고 견과류와 직접로스팅해서 내려주신 커피,감동의 아침공양~ 생각만 해도 최고의 아침이군요.... 차분한 글 잘 읽고갑니다 잘지내시고 계시는군요 ^^
헤저는 이것 만 보입니다요하시는 맛집
스님이 손님께
중요한것은 구운전복과 입안의 사랑 그리고 값이 저렴해서 행복한맛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