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2. 4. 5. 화요일. 식목일.
문학카페에서 '두견주'라는 낱말을 보았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하다가 문득 '견주'라고 입력하니 아래 사진들이 무척이나 뜬다.
'개 주인'을 '견주'라고 한다. '두견주'는 '두 마리 개의 주인' 뜻인가 보다.
나는 개를 좋아했다. 서해안 산골 마을에서 혼자 사는 어머니는 개,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다. 덜 심심하도록.
나는 주말에 시골에 내려가면 개와 고양이를 귀여워했다.
개줄로 묶지 않고는 그냥 키우기에 개는 이웃 채소 밭에 들어가고, 닭도 잡아 죽이는 등의 말썽도 이따금씩 피웠다.
사람이 사는 시골집에는 쥐가 왜그리도 많은지...
개와 고양이를 키우면 쥐, 두더지는 극성을 덜 부렸다.
개 주인도 있을 터.
개를 키우는 견주(犬主)
두 마리 개 주인
나는 지금 서울 송파구 아파트 23층 꼭대기에서 산다.
내 몸은 아파트 안에 갇혀 있지만 마음은 서해안 산골짝 아래에 있는 내 시골집에 가 있다.
텃밭 세 자리에는 4월 초인 지금쯤에는 어떤 꽃들이 피어 있을까?
목련, 자목련, 개나리, 매화, 옥매화, 유채, 수선화(수선화, 애기수선화, 왕수선화), 진달래, 철죽 등이 꽃을 피웠을까?
진달래(참꽃)
오래 전, 어머니는 산에서 진달래꽃을 따다가 큰 항아리 속에 넣고는 설탕가루를 부운 뒤 뚜껑을 덮어서 발효시켰다. 얼마 뒤에 뚜껑을 열면 진달래 꽃잎은 발효되어서 얼큰하고 시큼한 내음새를 풍겼다. 삼베모시 보자기로 즙을 짜내면 '진달래술'이 되었다.
작은 술잔으로 한 잔 따라서 마시면 왜그리 독하던지. 나는 알코홀 술에는 무척이나 위가 약하기에 더욱 그랬다.
진달래술은 감기 기침 해소병에 좋다고 하나 그게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는 나는 모르겠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
100일간 발효시키기에 '100일주'라고 말한다.
진달래 꽃잎에 설탕가루 부워 발효시켜서 '진달래술' 만듦
서해안 서낭댕이 앞산에 오르면 어머니 아버지의 무덤이 있고, 10여 대의 조상 무덤이 줄줄이 이어진다.
그 일대는 온통 야산이기에 숲이 울창하고, 무덤 뒤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가 더러 더러 눈에 띈다.
4월초인 지금에는 진달래가 벌써 피었다가 졌을까? 아니면 지금도 피어 있을까?
궁금하다.
4월 중순에 시골집에 내려갔으면 싶은데도...
진달래 꽃잎을 따서 술 담글까? 나는 전혀 아니다. 내가 술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꽃잎을 따기도 싫으니까.
꽃잎을 따면 진달래도 무척이나 아파할 게다.
키 작은 진달래를 캐서 포기 나눠서 증식했으면 싶다.
햇볕 잘 드는 마을안길 길목에 심었으면 싶다. 내 집 마당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 진달래 종류 : 진달래(참꽃(, 흰진달래, 털진달래, 산진달래, 참꽃.
유사 품종 : 철쭉, 산철쭉
1.
오늘은 4월 5일.
인터넷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검색한다.
2022. 4. 5. 00 : 00 기준
- 확진자 266,135명 누계 14,267,401명(국민 3.6명당 1명씩 확진자?)
- 사망자 209명 누계 17,662명
지난 주말이다.
벚꽃이 핀 서울 석촌호수에 사람이 넘치는 것을 보고는 나는 기겁을 한 채 벚꽃 구경을 포기했다.
왜 이렇게 인파들이 몰렸어?
그래서일까?
화요일인 오늘은 확진자 숫자가 또 증가했다고?!
너희들... 욕 나온다.
오늘 오후에 아내와 함께 송파구청 안에 있는 '송파구 보건소'에 들렀다.
코로나 확진 여부에 대한 조사.
내가 사는 서울 아파트 주소가 생각이 나지 않아서 수첩을 꺼내도.... 문득 구청 여직원이 내 수첩을 빼앗아서? 내 주소를 적는다. 나보다 더 똑똑하고.
코에 면봉 하나를 깊숙히 찌렀다. 서류작성과 검사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분 정도....
신청자가 많은 줄 알고는 버스를 타고 일찍 도착했는데도 신청자가 별로 없다. 아내가 카드로 긁었다. 버스료는 한 사람당 1,200원인가 보다. 나는 버스 탄 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버스 요금을 전혀 모른다.
코로나 검사는 금세 끝났다.
아내가 물었다.
'당신 코에 면봉 찌를 때 아팠어요?'
'아니 별로...'
'당신은 신경이 무척이나 날카로워서 조금 아프면 과잉반응을 할까 봐 걱정했어요.'
거듭 물었다.
내가 이제는 하도 늙어도 감각이 둔해진 탓일까? 콧구멍에 면봉이 들어와도 참을 만했으니까.
큰딸은 조사를 받을 때 무려 3시간이나 줄을 섰으며, 면봉으로 콧구멍을 찌를 때 무척이나 아팠다고 한다고 아내가 말했다.
언제 그랬었나?
귀가하면서 아내와 함께 석촌호수 동호 쪽으로 걸었다.
석촌호수 산책로에는 벚나무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벚꽃이 거의 다 활짝 피었고, 산책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사람과 마주치는 게 겁이 나서 나는 산책로에는 아예 내려가지 않았다.
많은 상춘객을 보고는 내 입에서는 불만이 터졌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따위 벚꽃을 구경시키려고 코로나에 대한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했냐?'
코로나 확진자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는데도 정부는 '거리두기'를 또 해제했다. 여섯 번째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해마다 피는 벚꽃이다. 이런 거 구경 안 해도 된다. 참으면 된다.
벚꽃 산책로보다는 보다 한가한 곳으로 걷고 싶었다.
'송파구 삼전동 골목길을 빠져나간 뒤 탄천변으로 나가서 걷자'고 권했다.
아내는 '다음에 가지요'라고 거절한다.
송파구 탄천변 산책로는 사람이 그다지 없기에 산책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코로나가 창궐한 뒤로는 사람 만나는 게 겁나는 세상으로 변질되었다.
나는 아직껏 겁이 나서 사람 많은 곳에는 의도적으로 피하는데... 어떤 자들은... 어떤 정치인, 행정가들은 ...
석촌호수 서호 쉼터에서 장기를 두는 영감 뒷편에서 서서 장기를 구경하다가는 고개를 흔들고 자리를 떴다. 하수들이기에...
* 속보 :
밤 9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281,262명. 세상에나... 어제보다도 더 증가되었다.
오늘 자정을 기준으로 하면 아마도 30만 명쯤 될 것 같다.
너희들... 정말로... 욕 나온다.
2022. 4. 5. 화요일. 식목일.
이제는 식목일을 3월로 바꿔야 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