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의 운명 쥔 사람들… 比 대선후보 등록 오늘 마감
신문13면 1단 기사입력 2021.10.08. 오후 12:01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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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딸, 불출마 한다지만
현지 선거법상 대체 출마 가능
마르코스 Jr·파키아오도 주목
거침없는 언행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쏙 빼닮은 ‘아시아의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필리핀이 8일 대선후보 등록을 마감한다. 일단 지지율 1위의 두테르테 대통령의 장녀 사라 두테르테(43) 다바오 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막판 의사 번복 가능성도 남아 있어 내년 5월 예정된 대선 구도가 어떻게 짜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7000여 명을 ‘학살’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현지언론 마닐라 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5명이다. 지난 9월 19일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하고 등록한 후보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3) 상원의원이다. 그는 한때 두테르테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최근 두테르테 정권의 코로나19 지원자금 용도가 불분명하다며 부패 의혹을 제기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 야권 지도자 레니 로브레도(56) 필리핀 부통령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에 반기를 들고 나선 상태다. 파키아오 의원이나 로브레도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등록한 후보 중 지지율 1위는 20년 넘게 필리핀의 독재자로 군림했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64) 전 의원이다. ‘봉봉’이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지난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두테르테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3파전 양상 속에서 향후 최대 변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장녀 사라 다바오 시장의 출마 여부다. 대중적 인기가 가장 높은 사라 시장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지지자들의 요청에 귀 기울이지 못해 고통스럽다”면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출마설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필리핀 선거법상 이날 대선후보 등록이 마감되더라도 오는 11월 15일까지 사퇴하는 다른 후보자를 대체해 출마가 가능하기 때문이